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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볼품은 0점, 맛은 good [수제비]

| 조회수 : 11,730 | 추천수 : 68
작성일 : 2007-11-10 15:38:36


장고(長考)에 돌입한 정치인도 아닌데, 요즘은 현관문 밖 출입이 너무 싫습니다.

어제도, 더이상 버틸 수 없을 만큼 까치집이 되어버린 머리를 해결해볼까하고,
미용실에 예약전화를 걸었는데..벨 몇번 울려도 받지 않길래 그냥 끊어버리고..또 핀 질끈 꽂고 있습니다.

밤에는 싸만코가 먹고 싶었는데...몇십미터 앞에 있는 가게에도 가기 싫어서..참았습니다.
머리가 깨질듯한 편두통에 그나마 이 싸만코 아이스크림을 먹으니까 낫길래, 먹어볼까 했는데..
'에잇, 안먹는 것이 남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를 달래가며...

이렇게 집에만 있으니까...집안에 있는 재료들을 들들 뒤져가며..아주 알뜰하게 살고 있습니다..^^

며칠전에는 자려고 누웠는데..갑자기 수제비 생각이 나는 거에요.
그때 시간이 이미 새벽 1시..무슨 수제비를 끓이겠어요.
어디서 수제비 반죽 하루정도 숙성시키면 맛있는다는 소리 들은 기억은 있어서...
주섬주섬 옷 다시 주어입고, 부엌으로 나가서 밀가루 반죽 했습니다.
좀 질쭉한 것 같긴한데..숙성되면 괜찮으려니 하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잤죠.




다음날, 이렇게 국물 냈습니다.
냄비에 물 가득 붓고, 디포리와 마른 새우, 무 한토막과 양파 반개...
약한 불에 냄비 뚜껑을 열어놓고 은근하게 끓였습니다.

체에 거른 국물에 일단 감자 반개 썰어넣고 푹 끓이다가,
수제비 반죽 떼어넣고, 양파 ¼개 썰어넣고, 청양고추 1개, 파 마늘 넣고,
국간장으로 간하고, 후추도 좀 넣고, 달걀 하나 풀어넣었습니다.

바지락을 안넣고 끓였어도, 김가루를 안넣었어도..너무 맛있네요.
그런데...ㅠㅠ...
전 어쩜 그렇게 수제비 반죽을 잘 못 떼어넣는지..반죽이 여전히 질어서 손에 척척 달라붙어서,
얄팍얄팍하게 못 떠넣고, 무슨 떡처럼 떼어넣었어요.
kimys,막 웃으며.."수제비가 왜 이러지?"하는거에요.
"내가 재주가 없어서...얇게 못 떠넣었어요..대신 푹 끓였잖아..잘 익으라고..."
"아니, 맛은 있는데..수제비 답지 않아서..."
"꼭 얇고 판판해야 수제빈가..이래도 돼.."
하고 억지를 부렸지만...어찌하면 수제비를 예쁘게 뜰 수 있을까요??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파스텔 공주
    '07.11.10 3:45 PM - 삭제된댓글

    저도 수제비 어떻게 하면 맛있게 하는지 궁금했어요..
    따라해 보겠습니다^^

  • 2. 홍시
    '07.11.10 3:47 PM

    어머...!!! 저 2등이네요? ㅋㅋㅋㅋㅋㅋ 선생님..저도 수제비 해서 먹을래요.

  • 3. 그린페페
    '07.11.10 3:47 PM

    전 반죽이 얇은건 매우 싫습니다..
    어째 씹는 맛도 없고 목으로 술술 넘어가는디.. 암튼 전 두껍게...
    며칠전에 3끼를 수제비로 먹은적 있어요
    한달전에는 이틀동안 국수 먹었구요

  • 4. 다즐링
    '07.11.10 3:49 PM

    아흑~ 너무 맛있겠어요..
    토요일 오후에 너무 잘 어울리는 메뉴..
    수제비 반죽..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근데 이 초보주부는 반죽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엄두가 안나
    한 번도 도전을 못해봤어요 ㅎㅎㅎ

    디포리 색이 너무 이뻐요
    다시 바다로 가도 될 듯.. ㅎㅎㅎ

  • 5. pelagia
    '07.11.10 4:50 PM

    육수가 관건인거 같아요.....

    선생님 음식 넘넘 감칠맛 날 거 같은 거 있죠..^^

    흐흐.. 오늘 저녁 수제비 떠야하남.. ^^;;

  • 6. 해든곳
    '07.11.10 4:58 PM

    뜨끈한 수제비 국물이 출출한 이 시각에 군침돌게 하시는군요. 저도 국물 가스불에 얹어놓고 왔습니다. 저는 칼국수 반죽으로 그냥 수제비도 끓여요. 숙성시킨 반죽을 밀대로 밀어서 끓는 국물에 뚝뚝 내맘대로 뜯어 넣지요. 반죽이 남으면 냉동실에 넣었다가 필요하면 상온에서 해동해서 쓰기도 합니다.

  • 7. 예민한곰두리
    '07.11.10 5:06 PM

    국물이 끝내줄 것 같은~ 예감입니다.
    디포리 국물이 아주 시원하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육수랍니다.

  • 8. 내맘이야~
    '07.11.10 5:37 PM

    수제비~ 찬물한그릇가져다놓고 손에 물적셔가며 뜯어넣으면 얇게 잘되던걸요~

  • 9. 모니카
    '07.11.10 5:40 PM

    숙성시켜서 밀대로 미셔요 얇게 민다음 뜯는게 물묻혀 하는거 보다 쉽습니다,
    밀어야 하니까 넘 질면 곤란하구요

  • 10. 비타민
    '07.11.10 5:51 PM

    저는 수제비 만큼은 곰국 냄비에 끓여야 해요~ 배가 찢어지도록 먹어야 하거든요..ㅋ
    제가 다른건 몰라도, 수제비는 자신 있는데....이것만은 거의 전문가 수준....ㅋ
    정말 야들야들 쫄깃~ 아~ 먹고 싶어요...

    그 반죽 있죠... 한꺼번에 해서 냉동실에 분량씩 넣어두고, 하루 전날 밤에 미리 꺼내놓고, 국물만 만들어서 뜯어 넣으면 편하고 좋아요~~~ 숙성되어서 더 쫄깃해 지기도 하고요~
    좀 급속으로 녹여야 할땐... 냉장고 위에 올려 놓으면 몇시간안에 녹아요...ㅋ

    반죽 하나 꺼내 놔야 겠어요.. 내일 해먹게요~~ㅋ

  • 11. 수~~~
    '07.11.10 6:00 PM

    수제비 먹어존지 정말 오래 되었는데 오늘 점심에 해 먹을랍니다~~ㅎㅎㅎㅎ

  • 12. 이호례
    '07.11.10 8:16 PM

    우리 어머님께서 몇달을 식사를 못하시더라구요
    제나름데로 맛난걸 해드린다 해도요
    하루는 병원 다녀 오시더니 부엌에서 구수한 냄새를 내면서
    갱시기를 끓이시더라구요
    애미야 오늘 버스안에서 어떤분이 갱시기 얘길 하는데
    한번 해먹어보자꾸나 하시면서..... 얼마나 맛나게 드시던지요
    그뒤 입맛을 찾으셔서 식사를 잘 하셨읍니다

    혜경님 머리가 많이 아프시면 미련부리지 마시고 병원 가보세요
    수제비 드시고 아픈 머리 쏴악 나으시길 바랍니다

  • 13. 꽃순이
    '07.11.10 9:44 PM

    요것이 바로 수제비 볼품 아닌가요?^^

  • 14. 아따맘마
    '07.11.10 11:47 PM

    제가 처음 수제비 먹어본 게 대학교 1학년때랍니다.
    엄마가 안해주셨거든요...
    그런데 대학 때 과 동생집에 갔더니 수제비를 해주더라구요..
    처음 먹어서 그랬는지 무지 맛나게 먹었답니다.
    그리구...아직까지 안먹어봤어요.
    그런데 오늘 선생님의 수제비 사진을 보니
    심히 땡깁니다.

    저녁에 밥이 모자라서 조금밖에 못먹었더니 출출한데..
    아고....뭘로 채우지요?

  • 15. 하미의꿈
    '07.11.10 11:47 PM

    나도 수제비 얇은것보단 좀 두꺼운게 맛있던걸요 이밤에 나도 먹고싶당 ㅎㅎ

  • 16. 피글렛
    '07.11.11 1:04 AM

    저도 수제비 얇게 뜨는 것 좀 배우고 싶었는데
    밀어서 뜯으라구요~
    모니카님 좋은 팁입니다!

  • 17. Terry
    '07.11.11 1:05 PM

    제빵기에 하면 너무 잘 돼요. 선생님...ㅎㅎㅎ
    한꺼번에 많이 해서 냉동시켜 놓거든요? 조금씩요.
    반죽은 칼국수 보다는 약간 질지만 전체적으로 질면 안 돼요.
    반죽에 계란 넣지 마시구요, 딱 밀가루,감자 녹말가루 2-3스푼, 소금, 그리고 식용유 1큰술 정도만 넣어보세요.

    그냥 냄비의 수증기 위에서 늘어뜨리기만 해도 손에 하나도 안 묻히면서 얇다랗게 비칠 정도로 뜯을 수 있는데...

  • 18. remy
    '07.11.11 8:43 PM

    제빵기에 하셔서 밀대로 얆게 민 다음에
    쿠키틀로 찍어 넣으심 광고사진용 수제비 됩니다...ㅎㅎㅎㅎ

  • 19. mimi
    '07.11.12 10:01 PM

    식용유가 밀가루를 더욱 맛있게 한답니다

  • 20. 차노기
    '07.11.13 9:38 AM

    반죽이 질게 되서 그런거 같네요.
    울아버지표 수제비는 종이보다 더 얇게 해야 했다던데.
    수제비보다 국물이 더 맛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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