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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 가을~ 아, 살~[샌드위치]

| 조회수 : 13,388 | 추천수 : 81
작성일 : 2007-09-30 19:53:45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더니..또 살이 찌려는지,
어제 밤에는 갑자기 너무 헛헛하고, 뭔가가 먹고 싶은 거에요.
뭐, 꼭 배가 고픈 건 아닌데, 뭔가를 꼭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 이해...되세요??
맘같아서는, 동네 슈퍼에 뛰어나가 스윙칩 한봉지랑 메로나 2개 사다가 앉은 자리에서 다 해치우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아니, 꾹 참은 건 아니고...나가기 싫어서, 집에 뭐 먹을게 있나 냉장고를 들들 뒤졌죠.
과일 말고는 아무것도 먹을 게 없는 거에요. 과일은 싫고.
이럴 때 전에 냉장고 속에 두고 먹다가 흘린 키세스 초콜렛 서너알만 어디서 튀어나오면 대박인데...그것도 없고...

그러다 눈에 뜨인 것이 달걀.
작은 냄비에 키친 타올깔고, 물 조금 붓고, 달걀 다섯개를 올렸습니다.
두개는 제가 먹고, 나머지는 다른 식구들 먹으라고 할 요량으로요.

달걀에 물 잔뜩 붓고 삶으면 반숙으로 삶기 참 어려운데, 종이 깔고 삶으면,
정말 맛있는 반숙을 쉽게 할 수 있거든요.
달걀 담은 냄비를 가스불에 얹어놓고, 평소보다 시간을 조금 더 줬는데..그만 완숙이 된거에요.

하나 딱 먹으니까..질려서, 그냥 두고 잤는데..아침에 보니, 우리 식구들 삶은 달걀, 거들떠도 안본 거에요.
완숙으로 삶아진 달걀을 보니, 이번에는 또 감자샐러드를 넣은 샌드위치가 먹고 싶은거에요.
저, 왜 이러죠?? 왜 이렇게 먹고 싶은게 많죠??

감자 세개, 전기밥통에 삶아서, 으깼습니다.
올리브오일, 식초, 소금, 후추, 올리고당으로 프렌치드레싱 만들어서 감자 밑간하고.
달걀과 케이퍼만 넣어서 마요네즈에 버무렸습니다.
프렌치 드레싱 탓에 마요네즈를 많이 넣지 않아 칼로리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면서..

빠리바게뜨에서 브라운브래드라는 빵을 사서, 그 속에 감자샐러드를 넣었는데..
아침 식사로 저걸 하나 다 먹었습니다...ㅠㅠ...
너무 많이 먹어서, 먹고나서 후회했지만...그래도 먹을 때는 즐거웠습니당...

저..이 증세, 살 찌려는 전조증상 맞죠??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늘바람
    '07.9.30 7:58 PM

    그래도 너무 맛있겠어요!

  • 2. 하늘바람
    '07.9.30 7:59 PM

    ㅎㅎㅎ 정말 1등이네요! 저도 오늘 감자 삶아서 샌드위치 해 먹어야 겠네요! 그리고, 달걀 저도 그렇게 해봐야겠네요!

  • 3. eunji
    '07.9.30 8:13 PM

    저는 참치샌드위치 해 먹으려고 참치샐러드 만들어 놓고 보니 집에 저 달달한 브라운브래드 밖에 없는 거에요ㅠ 와~ 딱 포기하고 있었는데 넣어서 먹어봐야 겠어요 ㅎ

  • 4. 레몬사탕
    '07.9.30 9:18 PM

    선생님!! 저 너무 절망이에요
    왜냐면요~ 요즘 정말이지 먹고싶은것도 없고 입맛도 없어서
    정말정말 적게 먹고 있거든요
    근데도 살이 안 빠져요~~ 아침마다 체중재면서 요지부동인 몸무게를 보면서
    얼마나 좌절하는지.... 아기랑 집에만 있으니 운동량이 없어서 일까요???

    밥도 반공기만 먹고 군것질도 일체 안하고 커피도 안 마시는데 살이 안 빠져요~~~~
    애낳고 한참동안은 너무 땡겨서 포카칩이랑 빵이랑 엄청 먹어댔었거든요~~~
    더 오랫동안 소식하면 빠질까요???? 거울을 볼때마다 너무 우울해요~~

  • 5. 준준맘
    '07.9.30 9:56 PM

    우와 넘 먹고 싶어요. 전 요즘 손도 까딱하기 싫어요. 근데 먹고 싶은 건 왜이리 많은지..
    레몬사탕님 찌찌뿡! 저도 아기 낳고 살 넘 쩠어요.

  • 6. 산적
    '07.9.30 10:06 PM

    82cook이 언제 이렇게 확 바뀄나요. 시어머님이 많이 아프셔서 정~~말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너무 많이 달라졌네요.그래도 선생님과 회원님들은 여전하시네요^^

  • 7. minimay
    '07.9.30 10:44 PM

    산적님 글에 힘입어 저도 만년만에 글 한번 써봅니다.
    선생님과 가족들 건강하시죠?
    여기 모든 님들 건강하시라고 화살기도 날려봅니다.~~~^^

  • 8. Pinkberry
    '07.10.1 3:14 AM

    달걀, 감자 넣으셨으니
    오이, 햄(?) 이 두가지만 더 들어가면
    완전 한국식 추억의 '사라다빵'이네요^^
    미국의 한인타운 제과점에 가면
    아직도 사라다빵 파는곳도 있답니다.

  • 9. 또하나의풍경
    '07.10.1 8:04 AM

    우앙..브라운브래드와 감자샐러드 색감이 너무 멋져요
    저도 한입 아...ㅎㅎㅎㅎㅎ
    선생님 표현이 어찌나 제맘에 와닿는지 낄낄대고 웃었어요 ㅋ
    키세스가 나오면 대박이라는 구절말예요 ㅎㅎㅎㅎ

  • 10. 포도공주
    '07.10.1 11:20 AM

    저 어제 감자 샐러드 만들었어요. ^^
    만들기 전에는 계란 삶아서 넣어야 겠다고 생각을 해 놓고는
    무슨 정신인지.. 감자와 다른 재료들 다 으깨고 냉장고에 집어 넣는 순간 생각나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사진속의 샐러드에 눈이 가네요!!

  • 11. 소박한 밥상
    '07.10.1 3:06 PM

    위로가 되는 글입니다 ^ ^

  • 12. 캥거루
    '07.10.2 10:55 AM

    전 어젯밤에 단팔죽 끓여먹었어요...너무 먹고 싶어서 급한 마음에 팥을 삶긴했는데...

    정말 푹 삶아야하나봐요....입자가 너무 거칠어서 실패했어요...후회막급..ㅜㅜ

    단팔죽 만드는것도 무지 어렵다는걸 또 한번 느끼며...

    저녁에 먹어도 살 안찌고 만들기 쉬운 음식은 없는건가요?

  • 13. Pak camy s
    '07.10.2 3:53 PM

    정말맞있게 보이네요
    이시간에[밤 11시48분입니다]
    송편을 데워먹으며 들어왔읍니다
    계란은 몇분 삶아야하나요 궁금합니다
    건강하세요

  • 14. 피글렛
    '07.10.2 7:41 PM

    '뭐 꼭 배가 고픈 건 아닌데, 뭔가를 꼭 먹어줘야만 할 것 같은 강박감!'

    전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런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도 이럴 땐 미친듯이 부리나케 뭔가 굽습니다.

    잠시 산책을 하거나 따뜻한 보리차를 들이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더라구요.

  • 15. lorie
    '07.10.6 12:20 AM

    샘~ 저에게도 위로가 되는 글임당~ ㅠㅠ

  • 16. 초연
    '07.11.10 3:16 AM

    날씨가 추워지니 먹고 싶은 것이 많아지네요. 오늘은 목삼겹살 사서 된장넣고 삶아서 먹을까 고추장으로 볶음을 해먹을까 고민하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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