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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랜만의 [감자탕]

| 조회수 : 11,659 | 추천수 : 71
작성일 : 2007-09-12 20:51:56


며칠전..여주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이천IC로 향하던 중 길 왼쪽에 도드람협동조합이라는 간판이 있는 걸 보고, 무작정 차를 갖다댔습니다.
돼지고기를 팔지 않을까 싶어서요.
가보니까, 정말 여러가지 부위의 고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브리살이라는 부위, 구워먹어볼까하고, 2.5㎏쯤 사고,
그 옆에 보니까, 감자탕용 등뼈가 있길래, 그것도 한 팩 샀습니다.

감자탕용 등뼈의 가격은 얼추 따져봐도,
저희 집 근처 정육점의 등뼈값에 거의 2배쯤 되는 듯 꽤 비쌌지만, 망설이지 않고 샀습니다.

제가 가끔 사는 저희 동네 정육점 돼지등뼈가 아무래도 국산이 아닌 것 같아요.
뼈에 고기가 진짜 너무 많이 붙어있고..
등뼈에 고기가 많이 붙어있는 것이 절대로 좋은 게 아니더라구요.
고기가 퍽퍽하고, 뼈에서 맛있는 국물이 덜 나오는 것 같아요.
게다가 냄새도 좀 나는 것 같고..
그래서 요새 한동안 감자탕을 안해먹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브랜드 돼지고기의 등뼈를 만났길래, 거침없이 지갑을 꺼내들었죠.

김치냉장고에 뒀다가, 오늘 아침에서야, 큰 볼에 담은 후 찬물을 붓고,
그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두고 잠시 외출했었습니다. 핏물 빠지라구요.
요즘 며칠 낮에는 더워서, 그냥 상온에 두기는 미덥지가 않아서요.

감자탕은 시간이 좀 걸리니까,
외출에서 돌아오자 마자, 한번 다시 잘 씻은 후 곰솥에 담고, 뼈가 잠길락 말락 물을 부은 후,
통후추와 생강즙을 넣고 센불에서 한번 팔팔 끓여줬습니다.

물은 모두 버리고, 등뼈는 다시 한번 찬물에 잘 씻어준 후,
곰솥도 다시 한번 수세미로 박박 닦았어요.(불순물이 냄비에 많이 붙거든요)
곰솥에 등뼈를 담고, 이번에는 등뼈가 충분히 잠기고도 남을 만큼 물을 넉넉하게 부어, 다시 불에 올렸어요.
팔팔 끓으면 불을 팍 줄이고, 깎아둔 감자도 넣어줬습니다.
식당에서는 감자는 따로 찌거나 삶아서 넣는다는데..전 이게 싫어요. 이렇게 하면 감자 속까지 맛이 안배거든요.

양념장은, 고춧가루, 고추장, 청주, 국간장, 소금, 다진 마늘, 후춧가루를 넣어서 만들었어요.
양념장을 두번에 나눠넣어가면서, 푹푹 끓였습니다.

뼈에서 살이 떨어져나올 정도로 끓여줬는데..역시..비싼 뼈로 하니까, 돼지 누린내가 하나도 나지않네요.
끓이는 동안 온 집안에 구수한 냄새가 퍼지니까..식구들이 모두 "맛있는 냄새가 난다"는 거에요.
역시..음식은 재료 맛이죠...^^

저녁에...감자탕으로 포식했습니다...밥은 아주 조금 먹고, 등뼈에 붙은 살이랑 감자를 먹었습니다...

제 요리스타일이..있으면 넣고, 없으면 안넣고...냉장고 열어봐서, 집히는대로...잖아요.
깻잎이 있으면 넣고, 우거지가 있으면 넣고..그러는데..오늘은 감자밖에 없어서, 감자만 넣었어요.
그래도...뼈가 맛있어서인지..맛있었어요...ㅋㅋ....
감자에도 간이 잘 배고...

뼈가 평소 사던 것보다 비싸다고는 해도, 한팩에 7천원 채 못했고, 감자는 7개쯤 들어갔고,
그밖에 있던 파 마늘 생강 정도 넣었으니까..정말 집에서 해먹는 음식이 싸긴 싼 것 같아요.
아마 응암동에 몰려있는 감자탕집에서는 이 정도로 분량이라면 아마 못해도 3만원은 했을 것 같아요.
아~~ 돈을 번 듯한 이 뿌듯함~~


p.s.
감자탕의 상세레시피가 필요하시다면,
희망수첩 아랫부분 검색창에 제목 체크하시고, 감자탕 쳐보세요..아마도 두어개 옛날 레시피가 뜰거에요.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note&page=1&sn1=&divpage=1&sn=off&ss...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uly
    '07.9.12 8:59 PM

    너무 맛있겠어요...
    하지만, 아직 저에겐 어려울듯....^^;;
    주말에 남편이랑 사먹어야겠네요~

  • 2. 다즐링
    '07.9.12 9:29 PM

    선생님 하신대로 그대로 따라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시간이 좀 오래 걸려서 그렇지.. 너무 너무 쉽던데요
    가족들 이구동성으로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고
    이런 걸 다 어떻게 만들었냐고 난리였죠..
    감자탕, 이렇게 쉬운 건지.. 해보기 전엔 저도 몰랐어요 ㅎㅎㅎ
    도드람 돼지뼈 저도 꼭 구입하고 싶네요
    저희 동네 돼지뼈도 국산이 아니더라구요..
    암튼 선생님~ 항상 고맙습니다..

  • 3. 짱아
    '07.9.12 9:36 PM

    날씨가 선선해지니 뜨끈한 국물 요리 넘 조아요. 가족 모두 조아하는 감자탕 주말에 해야겠어요.

  • 4. 김성연
    '07.9.12 10:27 PM

    전 김치감자탕을 잘 해 먹어요... 묵은지 넣고 끊이면 딴 양념 필요없거든요...꼴깍.. 침넘어가는 소리~~~

  • 5. 중국발
    '07.9.13 12:04 AM

    한번도 해본적은 없고 늘 마음만 굴뚝입니다
    내 언젠가는 해보리라~
    이번 주말엔 돼지갈비찜에 도전하려고요 ㅎㅎ

  • 6. 해바라기 아내
    '07.9.13 12:07 AM

    어머나! 여주에 오셨었어요?
    제가 여주에 살거든요.
    활동면으로는 있으나마나한 회원이지만, 그 어떤 회원보다 중독 증세가 강할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고, 혜경샘을 교주로 떠받들고 있답니다 ^^

    저 혼자 왜 오셨을까 상상해 보았어요.
    아울렛? 골프? (물론 기사로) 고구마 (? 이건 아닌것 같네요)
    여주에 오셔서 여주에 사는 사람에게 부탁하실 일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24시간 출동 가능합니다 ^^

  • 7. scymom
    '07.9.13 8:42 AM

    저도 어제 저녁에 감자탕 해먹었는데..
    반가와서 오랜만에 답글 올립니다^^
    작은 아이가 매우 반가와 하면서 뼈를 잡고는 먹다가...
    왜 이리 고기가 없어? 정말 고기가 없네?? 고기가 참 적다...ㅋ
    다음에는 돼지 갈비로 해주려구요.
    그러나 감자탕은 역시 등뼈에서 살 뜯어 먹는 재미가..ㅎㅎ
    저는 생협 고기로 했는데 기름도 적어서 좋았어요.

  • 8. 임지연
    '07.9.13 5:00 PM

    맞아요~
    우리나라는 삼겹살 돼지갈비부위를 많이 먹어서요
    등뼈에 살이 많이 붙어있을수가 없데요
    도축업자가 티비에 나와서그러더라구요
    등뼈쪽에는 뼈위주로 나눈다고....

  • 9. 김혜경
    '07.9.13 5:05 PM

    해바라기 아내님, 빙고!!
    그중 하나는 맞는데요..첫번째는 확실히 아닙니다..
    장호원 쪽에서 이천쪽으로 갔거든요..ㅋㅋ....

  • 10. 환희
    '07.9.13 8:31 PM

    색감이 참 좋네요~
    돼지뼈가 참 싸지요. 저희 남원은 지리산 검정돼지뼈도 1마리에 7,000원이거든요.
    저번주엔 1마리 뼈 사다가 큰 곰솥으로 하나가득 끓여서 시댁 갖다드렸더니 너무 잘 드셨다고 하네요. 감자 대신 잘 익은 작년 김장김치 넣고 끓였는데 제가 먹어도 넘 맛있어요.
    이번주엔 친정집에 끓여다 드릴 생각이에요. 잘 익은 묵은지 넣고......

  • 11. 아따맘마
    '07.9.13 11:53 PM

    아~~
    시어머니께서 해주시는 감자탕이 먹고 싶네요,..
    이제 날씨도 선선해지고 있으니 조만간 감자탕 해달라고 졸라야 겠어요...

  • 12. 물엿한바퀴
    '07.9.14 5:57 AM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오랫만에 한 냄비 끓여야 겠어요.

    날씨는 더운데 고기를 찬물에 담궈 핏물을 빼야할때, 제가 쓰는 방법을 알려드릴까요? 냉장고에 넣어 두면 좋지만, 저는 큰 통을 넣을 자리 만들기가 만만치 않을 때가 많아서.....

    우선 고기가 잠길 정도로 찬물을 부으신 다음, 그 위에 얼음을 한바가지를 부어 두세요. 얼음이 서서히 녹으면서, 3-4 시간 이상 차가운 온도를 유지해 주지요. 혹시 모르셨었으면 도움이 되시라고.....^^*

  • 13. mimi
    '07.9.16 11:35 PM

    얼큰하게 맛있겠네요

  • 14. 유리컵
    '07.9.17 8:03 PM

    사실 감자탕 집에서 해먹는것이 사먹는것보다 훨씬 깨끗하고 위생적이고..값도 싸고 담백하지만..의외로 손이 많이 가서..저같은 경우는 두식구라서 한끼에 먹자고 하기엔 상당히 번거러운것 같아요..기름도 많이 나오고 시간도 제법 걸리고 기름 설거지에 맛내기까지..에휴~저도 결혼생활 7년동안 두어번 해보고는 엄두도 못내는 음식입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가족을 위한 맘없이는 의외로 힘든 음식인것 같아요..바지런도 하시지..가족들과 즐거운 저녁이셨으니..고생하신것 다 만회하고..행복함까지..부럽습니다..하하~

  • 15. 온새미로
    '07.9.17 10:28 PM

    여주에서 장호원쪽으로 이천쪽으로 빠지기 직전...좌회전을 해서 십오분 정도 오시면...강원도 원주랍니다...ㅎㅎ골프가 아니시면 황도때문이 아니었을까...추측을 합니다....그렇다면 제가 보내드릴수도 있었는데...아쉽구나...에공...

  • 16. 무밍
    '07.9.21 9:16 PM

    결혼 12년차, 감자탕은 사먹는 음식인줄만 알았는데, 선생님 레시피보니 별것 아닌듯해서 등뼈사는 일을 저질렀어요. 막상 따라해보니 너무 쉽네요.
    마침 시래기가 있어서 막판에 넣고 끓였는데, 삼삼하게 맛있어서 2끼만에 다 먹었어요.
    잘 먹었습니다. 감사해요.
    82쿡 화면만 뚫어지게 보고있었더니 남편왈 ; 쳐다만보면 요리가 되냐? 했는데, 근사한 요리가 나왔어요.
    매번 감사인사 드리지 않더라도 따라쟁이가 잘 따라하고 있다는걸 기억해주세요^^^

  • 17. 웃는모습
    '07.10.7 8:14 PM

    요즘 감자탕용 돼지등뼈는 거의 수입입니다.
    수입 가격이 워낙 싸더래서 국산은 찬밥 신세가 되어가고 있지요.
    도드람 같은 메이저 브랜드의 등뼈도 아마 수입하고는 가격면에서
    힘든 싸움을 하고 있을거에요.

    하지만 역시 국산이 맛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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