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오늘은 비(雨) [저녁 밥상]
어제 담근 간장입니다..^^
커다란 독으로 두개나 했어요.
그런데...대형사고를 쳤어요.
울 엄마가 오래도록 써오시던 커다란 장독을 제가 하나 깼다는..ㅠㅠ...
엎어져 있던 독을 제쳐놓으려고 하다가 그만 손에서 놓쳤어요.
뭐, 그렇게 큰 소리가 난 것도 아닌데..바닥에 구멍이 뻥~~
할머니랑 고모랑 힘들다고 도와주러온 우리 착한 조카가 큭큭 웃으면서 두꺼비 몇마리 불러와야 겠다는 거에요.
"택도 없다, 얘, 두꺼비 열마리라도 모자랄 걸..."
"황소개구리는 한마리면 되지 않을까요?"
이렇게 너스레를 떨면서, 엄마 눈치를 슬슬 봤다니까요...어찌나 미안한 지...엄마의 장독 중 제일 잘 생긴 걸 작살냈습니다요...
진짜 병원에 가서 검사라도 받아봐야 하는 건지..
원래도 손에 힘은 없었지만, 요즘은 힘이 더 없어져서, 걸핏하면 뭘 떨어뜨려요..ㅠㅠ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리내요.
며칠전 해놓은 점심 약속이 있어서 강남역 앞에 갔다가, 서초역 부근에서 오래 만나지 못해 보고싶었던 후배를 만나고 들어왔어요.
비가 와서 자칫 구질구질한 기분이 들 수도 있으련만,
오랜만의 외출, 그것도 차 없이 홀가분하게 전철 탔다, 택시 탔다, 좀 걷다가...이러고 다녔더니,
기분전환이 많~~이 됐어요. 예전에는 비오는 거 진짜 많이 좋아했었어요. 나이 먹어가면서 덤덤해졌지만...
저녁에는 오랜만에 갈치 조림을 했어요. 만능 양념장 좀 써먹어보려구요.
자꾸 해먹어야, 단점이 드러날 테고..그래야 다음에는 레시피를 수정해서 더 잘 만들죠...^^
무 큼직하게 잘라 냄비에 담고,
물을 부은 후 매콤무침장 한수저 떠서 무 위에 발라주고,
양념장 좀 잘 붙어있으라고, 포도씨오일 조금 뿌려주고,
무를 중간불에서 30분 정도 잘 삶아준 다음,
토막낸 갈치 얹고, 파, 마늘도 얹어주고,
매콤무침장 한 수저 더 떠서 갈치 위에 올려주고, 국간장과 참기름도 좀 넣어주고,
다시 중불에서 끓이다가 약불로 줄여가며 조려줬어요.
양념장에 사과와 양파가 들어가서 단맛이 있어요.
우리 집처럼 음식을 다소 달게 먹는 집 입맛에는 딱이어서, 갈치 한마리 조렸는데, 앉은 자리에서 다 먹었어요.
그런데 단 음식 좋아하지 않는 집이라면 입맛에 잘 안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녁밥상입니다.
생식두부 한모 잘라놓고, 제가 장난친 묵도 무쳤어요.
묵가루..이것저것 섞으면 어떨까싶어서, 도토리묵가루에 동부묵가루를 섞었더니..좀 웃기는 맛이에요..
도토리가루로만 쑨 도토리묵보다는 도토리맛이 덜 하지만, 더 쫄깃쫄깃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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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냠냠
'07.3.2 8:57 PM우와 1등이네요~^^
예전에 남동생 재수할때 저 너비아니 많이 먹었는데....ㅎㅎㅎ2. 멜로디
'07.3.2 9:03 PM2등..^^
오늘 아침에 만능 양념장 만들었답니다..
묵무침 먹고싶어요..^^3. 초록나무숲
'07.3.2 9:04 PM맛나보이는 저녁상..
나도 언젠가는 이런 맛나보이는 상차림을 꼭 할 수 있을꼬야~ 그럼..그럼..4. 라벤다
'07.3.2 9:22 PM정갈하게 담가 놓은 장독이 정겹네요...고추. 숯덩이.메주덩이...
한 달 후면 맛난 된장 맛난 집간장으로 변하겠지요.
수고 하셨네요.5. loveletter
'07.3.2 9:34 PM전에 부정맥이 좀있다고 하셨죠? 저도 심실빈맥이있는데..그 증상중하나가 손에 힘이없는거래요 특히나 약간의 운동이나 육체적 행동을 하고난뒤에요..운동부하검사 한번 받아보세요 다이어리 검사(하루종일 삐삐같은걸 차고다니면서 기록하는것)보다 부정맥이 잡힐확률이 크거든요. 장 맛있게 되길 빕니다..
6. 김혜경
'07.3.2 9:57 PM앗 러브레터님..제 부정맥까지 기억하시고...부끄부끄...
병원에서는 제 부정맥, 뭐 그리 걱정할 것 없다고..잠만 충분히 자면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런데, 운동부하검사..손만도 할 수 있나요??전에 운동부하검사하다가 심장에 무리가 와서..하다 만 적 있거든요.7. 흐르는강물처럼
'07.3.2 11:02 PM저는 저 그릇이 무지하게 탐이 납니다.
음식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죄송)8. mulan
'07.3.3 2:02 AM저두 이상하게 그릇이 ... 무지 신경쓰이네요. 투박한듯 ... 하면서도 아주 멋진... ^^
9. 지원
'07.3.3 9:58 AM장을 담그셨네요^^
방법좀 올려주세요~~~저희집에 메주4덩이만 덩그마니 있거든요
친정어머님이 아끼시던 물건을 깼다니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겠네요..
요즘은 깨진항아리로 그릇으로 멋스럽게 활용하던데 날카로운 부분 잘 마무리해서
화초를 심어보시던지 그릇으로 활용해보세요^^10. 꽃게
'07.3.3 4:56 PM항아리도 아주 오래되니까 삭아서 깨지더라구요.
저도 몇년전에 어머니 항아리 하나 폭삭~~ㅎㅎㅎ
요샌 아주 애기 다루듯이 살살 다뤄요.11. 김혜경
'07.3.3 6:42 PM꽃게님..그런가봐요...
정말 살짝 놓쳤느데..그렇게 악살이 나다니...흑흑...
번들번들하지 않고 참 이쁜 항아리였는데..아까비...12. 둥이둥이
'07.3.3 9:05 PM저도 손에 힘이 무지 없어요...
맨날 뭔가를 땅에 떨어뜨리죠...
근데..그거 허리 굽혀서 줍기가 진짜진짜 싫어요...ㅠㅠ
예전에..샘글이 생각납니당...ㅎㅎ
밥상위의 김치가 참 맛있어보여요~~13. 항상감사
'07.3.3 10:41 PM그릇 정말 너무 이쁩니다. 셋트인 듯 아닌 듯 와우~~
14. miru
'07.3.5 7:50 AM이젠, 남의 집 장에 눈독을 들이다니~^^;;
넘 맛난 장이 탄생할 것 같아요~ㅎㅎ
가끔 손에 살이 탓다고 할때가 있잖아요..
그런날은 정말 맥없이 그릇이 박살 날때가 있지 않나요? ㅎㅎ
저도 그런 경험 몇 번 있어봐서, 항아리 깨질때 선생님 심정 조금 이해가 갈 것 같습니다...
여직 깔끔하게 성공을 해본 적이 없는 갈치조림이라... 오늘 사진 정말 맛나 보여요~
그릇들도 넘 이쁘구요~15. 착한mom^^
'07.3.5 1:09 PM그릇 어디서 구매하셨어여??
넘 특이하고 정감이가네여~~
쪽지로 좀 알려주삼^*^ 가격도 함께 알려주세여~~~16. 하얀창
'07.3.6 2:26 PM아주 맛깔난 밥상이네요
수저 들고 같이 뛰어 들고 싶어요~~
그릇들도 아주 멋져요
여튼 친정엄마 생각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