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집에서 메주로 담그는 국간장이 없이는...절대로 요리를 할 수 없는 걸로 아는 사람이 바로 접니다.
음식의 깊은 맛을 내는데는 우리 엄마가 정성껏 담그는 조선간장이 빠져서는 안되지요.
된장이나 고추장은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국간장 만큼은 항상 큰 병 가득 있지않으면 왠지 불안해요.
그랬는데...친정집의 조선간장이 똑 떨어졌어요.
몇해 간장을 담그시지 않았대요.
아마도...2004년에 담고는 안하신 것 같아요.
2005년에는 엄마가 인공관절 수술하시느라 건너 뛴 것 같고, 작년에는..왠지는 모르지만...암튼...
그러다보니 장항아리가 바닥을 드러낸 거죠.
얼마전, 제가 간장을 퍼나르는데 쓰는 커다란 갈색 청주병을 품에 안고 들어섰는데...간장이 없다고 하시는데 어찌나 서운하던지...^^;;
항아리를 박박 긁어서 나온 간장이 2ℓ쯤?
엄마랑 저랑 반씩 나눴어요.
그러면서..올해는 꼭 메주 사다 간장을 담그자, 다짐에 다짐을 했죠.
엄마의 친구의 친구분이 콩농사를 짓는데...팔리지 않은 콩이 꽤 많이 남았대요. 그 콩으로 메주를 쒔다며 팔아달라고 해서 평소에 사는 메주의 두배나 사셨다는데...엄마 맘에 쏙 드신다네요. 예전에 당신이 손수 쑤어서 띄웠던 메주 같다며....
지난 일요일날, 오빠랑 남동생이 장 담글 항아리 말끔하게 부셔서 준비해두고,
간수뺀 소금, 물에 풀어뒀어요.
내일, 아니 이제 오늘이네요. 오늘 3월1일이 말날이라 장 담그기 좋은 날이래요.
아침 일찍 가서 장 담그려구요.
지난번에는 제가 생수 사서 나르고, 그 무거운 생수를 장독대로 올려가서 소금 푸느라 아주 혼이 났는데,
이번에는 남자형제들이 도와줘서...놀고 먹은 기분입니다. 물론 내일 가서, 노동을 해야하긴 하지만...^^
아직...담그지도 않은...그 간장을 먹으려면 아직도 멀었는데도...
아주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간장 생각만 하면...
불고기에도, 갈비찜에도, 생선조림에도, 나물무칠 때도 국간장을 넣다가, 요즘 좀 자제했는데,
이젠 덜 아껴 먹어도 될 것 같아요. ^^
해서...아까 jasmine님식 만능 양념장을 만들면서..요기에도..오리지널 레시피에는 없는 조선간장 좀 넣어줬습니다.
jasmine님 오리지널 만능 양념장 레시피는 이것(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kit&page=1&sn1=&divpage=2&sn=off&ss=... )인데...저는 조금 다르게 했어요.
재료
다시마육수 ½컵, 고춧가루 1컵, 고추장 ¼컵, 진간장 ½컵, 국간장 ¼컵, 설탕 1컵
사과 1개, 양파 1개, 마늘 다진것 ¼컵
만들기
1. 먼저 찬물 1컵에 다시마 한 조각을 넣은 후 불에 올려,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에서 내립니다.
2. 양파는 곱게 갈아둬요.
3. 사과도 곱게 갈아둬요.
4. 다시마 육수 ½컵에, 먼저 고춧가루 1컵을 넣고, 여기에 진간장 ½컵, 국간장 ¼컵, 설탕 1컵,고추장 ¼컵을 넣고 잘 저어줘요.
제일 먼저 고춧가루를 넣는 이유는 다시마육수가 따끈할 때 고춧가루를 넣으면 고춧가루가 잘 풀어집니다.
5. 4에다 간 사과와 간 양파, 다진 마늘 ¼컵도 넣고 잘 저어줍니다.
이렇게 하니까 jasmine님 만능양념장은 빡빡하다는데, 제 매콤무침장은 그리 빡빡하지 않아요.
그리고 jasmine 것에 비해 설탕이 많이 들어가 더 달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탕을 좀 많이 넣은 이유는 설탕이 방부제 역할을 하잖아요.
찍어먹어보니까, 저희 고춧가루가 좀 매운 관계로 매우면서, 달콤해요.
어떤 고추장 광고가 생각나더라구요. "맵기만 한 게 아니거든!!"
아직...음식을 해보지 않아서..'맛있으니까 따라 해보세요'라고는 말씀드리지 못합니다.
다만, 보라돌이맘님식 즉석된장에 이어, jasmine님식 만능양념장까지 만들어두니, 너무나 뿌듯하여..자랑삼아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