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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설 음식 알뜰하게 먹기 5- [모둠전 탕수]

| 조회수 : 13,769 | 추천수 : 101
작성일 : 2007-02-16 10:26:45


낼 모레면 설인데..장들은 다 보셨어요?
지난번에 뉴스를 보니까, 오늘(16일) 장을 보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고 하는데, 값이 제일 싸진대요,
그런데, 저는 불안해서..장을 좀 미리 봐두지 않으면 불안해서... 며칠전에 한번 보고, 어제 또 장을 봤어요.

물가가 오르긴 많이 올랐대요.
시장이 다르고, 물건의 질도 달라서 정확하게 비교하기는 어렵지만....암튼,
20일전 마포농수산물 시장에서 느타리버섯 2㎏ 한상자에 9천원 주고 샀는데, 어제 일산 하나로클럽에서는 2만2천원 하대요.
9천원과 2만2천원..어쩔까 머리를 마구 굴리다가 그냥 샀어요.
비싸다고 느타리 하나 사자고 다시 마포 농수산물시장으로 가기에는 시간비용이 아깝고, 그렇다고 양을 줄일 수도 없고..

무엇보다..비닐백에 필요한 만큼 담아 살 수 없었던 이유는,
판매원이 상자에서 느타리버섯을 쏟아내니까 어떤 아주머니가 느타리버섯을 이것저것 만지작만지작하는거에요.
애초에 살 생각은 없었는지, 버섯을 담을 비닐도 없이 붙어있는 버섯들 모두 다 떼고 하더니, 사지도 않고 그냥 가는 거에요.
제 시야에 들어온 느타리버섯들은 그 아주머니가 모두 만져놓았는데..왜 그리 불쾌한지..
연세도 지긋하신 분이 사지도 않을 거면서, 왜 버섯은 그렇게 만져놓을까요? 재미로 그러신 걸까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지는 모르지만...쩝... 암튼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손 안댄걸로 전부치려고 상자째 샀습니다.

전은 부칠 때, 뜨거울 때 먹으면 그렇게 맛있는데..식으면 제 맛이 안나죠??
식은 전 덥히고, 또 덥히고 하다보면..더 맛이 없구요..
이럴 때는 전을 넣고 찌개같은 걸 많이 끓여드시는데..모둠전 탕수도 한번 해보세요.
뜻밖에도...먹을 만 하답니다.




만들기




1. 전은 따뜻하게 데웁니다.
2. 냉장고 속의 채소들, 양파 당근 파프리카 피망 표고버섯 등등 있는 재료들을 색깔을 맞춰서 모두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요.
3. 미리 만들어 둡니다. 소스는 물 반컵에 식초 설탕 각 3큰술, 간장 1큰술, 녹말가루 1큰술을 넣어 잘 저어요.




4. 팬을 달군 후 식용유를 살짝 두른 다음 채소들을 볶아줍니다.




5. 채소들이 볶아지면 준비해둔 소스를 부어줘요.




6. 소스를 부은 후 걸쭉해질 때까지 좀더 끓여줍니다.
7. 데워놓은 전에 탕수소스만 부어주면 완성!

자꾸 데워서 뻣뻣하고 먹음직스럽지도 않은 먹던 전이 새로운 요리인 모둠전 탕수로 환생하는 순간이죠!



그리고 여기서 전 부칠 때의 Tip 몇가지!!

명절에 빠지지 않는 전이 생선전 동그랑땡 녹두전이죠? 다른 전들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구요.

제 경험상으로는..
생선전은 은근한 불에 부치는 것이 잘 부치는 비결인 것 같아요.
불이 조금만 세도 너무 딱딱해지거나 색깔이 너무 진해지죠.

동그랑땡은 불에 올린 후 중간에 뚜껑을 한번 덮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돼지고기를 넣은 것이라서 잘 익혀야하는 것이 과제인데...좀 두껍다보니, 늘 걱정이 되잖아요.
뚜껑을 덮어서 속까지 익게 한 후 뚜껑을 열어 노릇노릇하게 지져내면  속까지 잘 익는 것 같아요.
동그랑땡 역시 불이 약한 것이 나은 것 같아요. 조금만 세도 거죽은 너무 타고 속은 덜 익고..

그런데..녹두전은요...중간불 약불로 조절해가면서 부치는 것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보통 생선전이나 동그랑땡이나 버섯전같은 전은 커다란 전기프라이팬에 부치는 것이 편한데,
녹두전만큼 가스불에 부치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전..이렇게 하거든요..일단 가스불에 프라이팬을 두개 올려놓은 다음 잘 달궈서..식용유를 아주 넉넉하게 부어요.
가스불은 중간불 정도로 해놓고, 녹두전 반죽을 부어요..그러면 '치익' 소리를 내면서 가장자리가 익어가는 게 보이죠.
중간불로 2~3분 정도 둔 다음에 약불로 줄여요.
눈으로도 전반죽이 좀 단단해진 것이 보인다 싶으면 불을 다시 중불로 올린 후 뒤집어요. 잠시 후 다시 약불로 내리구요.

이렇게 중불 약불을 반복하면서 부쳤더니..아주 맛있다고..거죽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잘 익고...
불조절을 해가면서 부치려면 전기프라이팬은 불편해요. 내일도 녹두전만큼은, 제가 가스불 앞에 서서 부치려고 해요.
프라이팬 두개 놓고 부치면 금방 부쳐요.


이제 내일이면...음식준비하느라, 고향에 내려가느라...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치는...설연휴죠?
그래도, 늘 제가 당부드리는 말,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즐기자!', 다시 강조해봅니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려고 애쓰면서 보내면 확실히 덜 피곤하고, 마음도 덜 다친답니다.

다들 즐거운 명절보내세요!!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둥이둥이
    '07.2.16 10:28 AM

    1등^^

  • 2. 둥이둥이
    '07.2.16 10:30 AM

    새해에 좋은 일이 많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선생님..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늘 행복하세요~*^^*

  • 3. 김혜경
    '07.2.16 10:31 AM

    둥이둥이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세용~~~~~

  • 4. 연탄재
    '07.2.16 10:49 AM

    결혼하고 첨으로 명절맞이하는 새댁이에요~^^;;
    첫명절이라 일을 어찌할지 걱정스러운데...잘 되겠죠뭐~ㅎㅎ
    임신5주째라 약간 음식에대해 거부감이 있는데 잘버텨내 볼랍니다~
    선생님도 명절 잘보내시구요~~복많이 받으시구요~~건강하세요~^^

  • 5. 라라
    '07.2.16 10:57 AM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아무도 모르게 유령처럼 다녀가지만 , 늘 감사한 마음이예요.
    인생의 선배로서 들려주시는 좋은 말씀, 잘 간직하고 있어요.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즐기자!'
    오늘도 역시 좋은 말씀 담아 갑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 6. 포도공주
    '07.2.16 11:02 AM

    전을 이렇게 활용할 수도 있겠네요!!
    튀기는 음식이 부담스러워서 '탕수'라는 이름이 붙으면 겁부터 났는데
    이건 왠지 가능할 것 같아서 열심히 보고 갑니다.

    혜경샘도 따뜻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 7. 아마네
    '07.2.16 11:20 AM

    와...쌤... 위의 접시 블루 플루티드인가요?? @.@ 너무 예뻐요..
    더불어 오가시는 길 조심하시고,, 가내 행복만 가득한 설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8. 요조숙녀
    '07.2.16 11:25 AM

    어제 신문에서 잘보았습니다.한겨레 신문인가.....
    즐거운 명정되시구요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 9. spoon
    '07.2.16 12:14 PM

    신문에서 보는거 보다 더 사실감 있어요
    인쇄가 왜 그렇게 후지게 됐는지... ^^;;

    명절 잘 보내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10. 허브향기
    '07.2.16 12:56 PM

    모듬 전 탕수육 좋네요..
    전 어제도 제사라 전류가 남았는데 내일 명절음식 또 준비해야 해서 항상 구정전에는 전류가 많이 남았는데

  • 11. miru
    '07.2.16 3:16 PM

    혜경샘~ 모두 횐님들~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전 이제 시댁에 갑니다~

  • 12. 최명옥
    '07.2.16 5:22 PM

    동그랑땡 중간에 뚜껑덮는다는 말씀따라 이번설에는 그렇게 해야겠네요
    항상 겉은 타고 속은 익었은지 께름찍했었거든요...

  • 13. 송지은
    '07.2.16 7:41 PM

    우와...진짜 맛나겠어요
    계속 눈팅만 했는데 글 남겨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14. rainbow
    '07.2.17 2:32 AM

    전에 제가 한번 올렸었는데... 추석땐가?
    다들 이렇게 잘 활용하시나봐요.

  • 15. 심플리
    '07.2.19 10:50 PM

    로얄코펜하겐 접시가 눈에 들어와서 아른아른~~~~
    작년에 지를까 말까 무쟈게 고심하다 차마 못지른 물건인데 이참에 불끈^^

  • 16. 미야
    '07.2.20 5:24 PM

    시어머님이 저번 12월에 갑자기 돌아가셔서 시집온지 1년만에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맡게 되어 걱정했는데, 다행히 작은 어머님이 전류와 만두를 해 오셨답니다...문제는.....너무 많이 해 오셨다는 거....ㅠㅠ
    시누이 싸 주고 아버님 드시라고 남겨뒀는데도 큰 타파통으로 한 통은 온 것 같아요...어찌 먹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먹어주면 맛있겠어요...혜경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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