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어느 집이나 비슷한 [제사 다음날 밥상]
제사 모시고난 다음날이면...어느 집이나 밥상이 비슷하죠??
저희도 당분간, 새 반찬 안해도 될 듯....
저녁을 먹고 나고, 제사를 모시기 때문에, 제사상에 오른 산적이며 나물이며 많이 남게됩니다.
늘 조금씩만 해야지 하면서도...그게 잘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떡 전 산적 생선 나물 등 모두 나눠서, 동생들에게 싸주었는데도...
여전히 저희 집 냉장고에는 먹다가 조금씩 남은 반찬들로 그득하네요.
점심도 그걸로 먹고, 저녁도 그걸로 먹고...,
아직도 며칠 더 먹어야 하는데..똑같으면 싫증 날 것 같아서..약간씩 바꿔서 올리는 잔머리를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점심에는 어제 저녁에 먹는 돼지고기 수육을 간장조림해서 올리고,
저녁에는 나무젓가락에서 말아서 구운 낙지, 실한 건 동생들 싸주고, 유난히 작은 거 두 마리 남겼던 것..
젓가락에서 풀러서 가위로 자른 다음 프라이팬에 데우면서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살짝 넣어가며 볶아주니, 나름대로 먹을만 하더라는..^^
제사에는 육탕, 소탕, 어탕, 이렇게 탕을 세가지 쓰는데..유난히도 홍합을 넣어 끓이는 어탕은 인기가 없어요.
그래서 저녁에는 어탕에 된장 풀고, 두부랑 느타리버섯이랑 고추를 넣어서 된장찌개를 끓였더니, 나름대로 먹을만 하네요. ^^
어제는 그리도 북적이던 집이, 오늘은 너무도 조용하니까...좀 이상해요.
게다가..
시누이들이 저희 어머니를 모시고 갔어요.
제가 아버지 때문에 병원 드나들어야 하는데, 어머니가 계시면, 제가 불편하다고 마음을 써준거죠.
사실, 집에 어머니가 계셔서 불편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어머니는 별로 내켜하시지 않는 것 같은데, 시누이들이 강권하는 것 같아,
어머니께, 가시지 말라고 잡긴 했는데..그냥 가셨어요.
제 마음은 별로 편치 않습니다. 어머니께서 기꺼이 따님댁에 가신 게 아니라, 억지로 가신 것 같아서...
제가, 시누이네 자동차문이라도 가로막고, 어머니를 못가시게 해야했던 것은 아닌가,
가시는 걸 말리는 둥 마는 둥 해서 어머니께서 섭섭하신 건 아닌가...마음이 많이 쓰이네요.
이건...금요일 저녁에 해 먹은 오룡해삼입니다.
제가 실패한 음식 사진들 올리면...동질감을 느끼며 기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
저요..이렇게 실패 무지하고 삽니다...
다만, 저는 한번 실패했다고 해서, 결코 실망하지 않는다는 거, 성공할 때까지 해본다는 거...
실패의 원인은,
물기 뺀 해삼의 속살에 전분을 바른 후 새우를 넣어서, 해삼이 새우를 감싸는 예쁜 모양으로 되어야하는 건데...
너무 대충한 나머지...모양이 제대로 나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는...
한번 실패해봤으니까..담에 아버지께 해가지고 갈 때에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번 성공레시피는 반드시 공개하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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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리디아
'07.1.29 10:00 PM실패하신거라구요?
전 사진을 보자마자 스크린 속으로 손을 넣어 하나만 꺼내서 먹어봤으면...하는 생각이.
침 꼴깍 삼키고 갑니다.2. 김혜경
'07.1.29 10:02 PM리디아님...해삼과 새우가 따로 노는 것이 안보이시나요...ㅠㅠ...
3. 행복플러스
'07.1.29 10:06 PM저도 저게 실패한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보자마자...우와...맛있겠다..그냥 탄성이 나오지 모예요..^^;
먹음직스러워보이고 너무 맛있어 보여요...
빠른시일내에 레시피 가르쳐 주세요.. ^^4. 칠리칠리
'07.1.29 10:07 PM아니, 저것이 실패한 음식이면, 저희집 식구들은 평소에 뭘먹고 사는것인지..
식탁에 해삼이 올라갔다는 것만으로 다들 감동해줄거에요.
맛있어보여요.. 빈말이 아니구요. 모양이야, 어차피 입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 거 아니겠어요 ^^5. uhuhya(costco)
'07.1.29 10:08 PM해삼이 오동통 야들야들한것이 죽순(맞지요?)과 함께 먹으면 환상이겠어요~ 츄릅~ ^^
6. sanijoa
'07.1.29 10:08 PM아이궁~
이래서 등수안에 드는걸 그리 좋아라 하는거구나~~
룰루랄라~~
3등 아니면 4등!!!!7. 행복이머무는꽃집
'07.1.29 10:11 PM아 맛만 부지 있어보입니다
쫄깃 고소 아삭 할거같은 ...중국요리 잘하는 곳에 라도 가야할까봅니다8. 늘푸른세상
'07.1.29 10:12 PM처음으로 댓글 달아 보네요
따로 놀다뇨? 제 눈에도 안 보입니다.
제 손 또한 스크린 속으로...9. 파란
'07.1.29 10:49 PM몰라요, 몰라... 모양이야 어쨌든지간에 새우, 해삼, 죽순, 파... 너무 먹고 싶어요.
선생님 글에서 시어머님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내가 조금 더 마음 쓰면, 조금 더 잘 하면 훨씬 많은 사람이 기꺼워하고 고마워할 걸 알지만
항상 나를 앞세우고 마는 제가 참 작게 느껴져요.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데... 항상 마음으로 그치는게 문제지요.
저도 나이를 더 먹으면 좀 더 넉넉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10. miru
'07.1.29 11:57 PM그러게요..
저도 늘 선생님 친정어머님과 시어머님께 하시는 거 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저도 나이좀 더 들고 삶을 좀 더 겪어 보면 선생님처럼 잘 할 수 있으려나...^^;;
희망수첩에는 선생님의 음식이야기 뿐 아니라 배우는 게 참 많아요~^^11. 영심이
'07.1.30 2:18 AM조금더더 뒷날엔
저 전들이랑 나물을 넣고 보글보글...찌개를 끓이면
그 맛이 또~~
아 먹고싶어요~~12. Blueberry
'07.1.30 3:33 AM해삼이랑 새우랑 또 죽순까지....^^
전혀 실패하시지 않은것 같은
멋진 사진인걸요!!!^^
오룡해삼이라는 이름엔
어떤 스페셜한 뜻이 담겨잇는지요??13. 왕사미
'07.1.30 5:46 AM실패한작품이 왜저리 땡기는고....
사진도멋지고 맛나보입니다..
샘께서도 실패하실때가 있으십니까????ㅎㅎㅎ(그냥해본소리)14. 휘
'07.1.30 7:44 AM꼬막이 너무 먹고 싶네요!!!! 원츄~~
15. 제제의 비밀수첩
'07.1.30 8:01 AM아.... 배고파.
16. 이창희
'07.1.30 8:51 AM고급중식당에서먹은 오룡해삼보다
더욱 때깔도 좋고 먹음직스러워 보임니다17. 이진영
'07.1.30 10:13 AM저는 저렇게라두 만들었으면 좋겠어요..저걸 어찌 실패라구 하시는지.....
18. 크레파스
'07.1.30 10:18 AM친정부모님,시어머니께 마음 쓰시는게 아름다우세요. 본받아야할듯..
전 몇달 안된 시어머니께 잘 못하거든요. 잘할 맘도 별로 없는듯하구요.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런건지 원래 못된건지 왜케 부담이 많이 느껴지는지요 ㅜㅠ
살다보면 저두 혜경샘처럼 착하고 포근한 맘을 가질 수 있을까요19. 우루사
'07.1.30 11:50 AM죽순~ 죽순....
새우가 해삼을 안,. 해삼이 새우를 안던
둘이 좋아하면 됐지요 모.....
저것보세요 지들끼리 몹시 좋아하자나요~ *^^*
보는 저도 기분이 흐뭇해요~
괜히 초라해지는 제 도시락이예요...흑흑...20. 찔레꽃
'07.1.30 12:50 PM선생님의 가족에대한 푸근하고 사랑이 가득한 심성을 본 받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제사 후 3일 정도는 맥을 못추는데 이제 힘을 내보려구요.~~21. 야간운전
'07.1.30 2:22 PM해삼과 새우가 따로노는 정도는 뭐랄까
"어차피 뱃속으로 들어가면 똑같은데 뭐~"
라는 말과 함께 실패로 치지도 않는다는거~ ^^
맛있겠어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