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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쇠고기보다 부드러운 [돼지고기 장조림]

| 조회수 : 15,021 | 추천수 : 112
작성일 : 2007-01-23 22:23:19


거의 매일같이 병원을 드나들다보니...제 생활이 엉망이 됐습니다.
원고도 써야하고, 그 원고와 같이 보낼 사진도 찍어야하고, 그리고 그밖에 처리해야할 일도 밀려있고...
그래서 어저께 병원에서 나오면서, "저, 내일하고 모레는 못와요, 바빠서요, 목요일날 올게요!!"이러고 왔는데..

엄마한테 건 아침 문안전화, 아버지가 또 바꾸라고 하더니,
"혜경아, 나 젓갈 먹고 싶다" 하시는 거에요.
"무슨 젓갈이요??" 하니까, "아무거나.." 하시는데,
옆에서 엄마가 야단 야단 하십니다.
전화기 저만치서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걔 바빠서 오늘 못온다고 했어요..목요일이나 온다고 하고 갔잖아요..." 하며,
아버지를 제지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엄마의 표정이 눈 앞에 선해요. 당황해하는 우리 엄마의 표정.
"저, 오늘 못가요"하니까, "그래"하시며 전화를 끊기는 하시는데..참...뛰어갈 수도 없고...

원고를 당장 써야하는데, 아이디어가 없어서, 쥐어짜고 또 짜다가...간신히 하나 생각해내고는 오후에 장보러 갔었습니다.
아버지 드리려고, 명란젓도 사고, 간식으로 잘 드시는 맛밤도 샀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새콤달콤해서, 아버지의 세포들을 확 깨어나게 할 중국식 오이피클도 하고,
원고용 요리 재료로 산 돼지고기 안심, 좀 넉넉하길래 장조림도 좀 했습니다.

보통 장조림은 쇠고기로 많이 하고, 쇠고기로 한 걸 많이들 좋아하시지만,
돼지의 안심부위로 장조림을 하면 기름도 없고 맛이 쇠고기 못지않을뿐더러, 쇠고기보다 더 부드러워서,
전 곧잘 돼지안심으로 합니다.




재료
돼지안심 한채 (500g 정도), 간장 ½컵, 육수 2컵, 설탕 1작은술, 마늘 1통, 생강 1톨, 고추 적당량
※ 채라 함은 안심이 생긴 모양 그대로 잘라낸 한 덩어리를 말합니다.
※ 육수는 돼지안심 삶은 물을 그냥 쓰면 됩니다.

만들기
1. 돼지안심을 4~5등분 합니다.
2. 찬물을 2컵 정도 넣어 고기가 푹 익을 정도로 삶아요. 부드러울 정도로 푹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3. 돼지고기를 삶았던 물만 따라내어 계량해봅니다. 물을 2컵 붓고 삶았다면 육수가 좀 줄어들어있을 거에요.
4. 냄비에 간장 ½컵과 돼지 안심을 삶은 육수 2컵을 붓고 고기도 넣어 다시 끓입니다.
이때 껍질을 까둔 통마늘과 편으로 썬 생강, 고추 등을 넣어줘요.
5. 기호에 따라 설탕을 넣어줍니다.


Tip!!
※ 더욱 풍미가 좋은 장조림을 만들고 싶다면 통후추 등 향을 낼 만한 채소나 향신료를 더 넣으세요.
※ 간장 ½컵을 육수 2컵으로 희석한 농도는 그리 짜지 않은 정도입니다. 각자 기호에 맞게 육수의 양을 조절하세요.


장조림에는 조선간장을 조금 색깔이 좀 연해지면 깊은 맛이 납니다.
그런데 오늘은 색을 좀 진하게 내려고, 안 넣었어요.

아버지가 입원해계신 병원, 식사가 아주 훌륭합니다.
영양가 높은 반찬도 많고, 맛도 괜찮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굴비 구워와라, 젓갈 가져와라..하시는 것이...제 생각에는 병원 식사가 좀 싱거워서 그러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냥 병원 영양사가 머리를 쥐어짜서 만들었을, 그 식단 그대로 드셔주셨으면 좋으련만...
그래도 이것저것 드시고 싶은 게 있을 때 만들어드려야지 싶어서, 일부러 짜보이라고, 간장만으로 장조림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어보면...짜지 않다는...ㅋㅋ...
3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andan
    '07.1.23 10:23 PM

    우와~~~저 첨으로 일등 했어요

  • 2. dandan
    '07.1.23 10:24 PM

    정말 맛나보여요~~~

  • 3. 혁이맘
    '07.1.23 10:25 PM

    돼지고기 장조림이 소고기보다
    부드러우면서 맛난것 같아요..
    장조림 만들어 본지 한참된것 같아요.
    레시피 감사합니다.

  • 4. 짱아
    '07.1.23 10:29 PM

    와 ~~색깔나는 고추를 넣으니 더 맛나보이네요^^
    저도 아이들이 부드러운 돼지고기 장조림을 좋아해서 자주하는 편인데요
    간장으로 조린다음 손으로 적당한 크기로 찢은후 다시 한번 조려주면 애들 먹기도 훨씬 수월하답니다.

  • 5. onion
    '07.1.23 10:32 PM

    저도 장조림은 항상 돼지고기 안심으로 하죠. 꽈리고추와 마늘도 넉넉히 넣구요.
    아이 먹기에 부드러워서 더 좋더라구요. 맛있어보입니다.

  • 6. ilovesting
    '07.1.23 10:41 PM

    왕 신기. 울 어머니 늘상 쇠고기로만 하시다가 오늘 돼지고기로 장조림 하셨거든요. 맛있었어요.
    저희 어머니는 장조림을 약간 슴슴하게 하셔서, 비빕밥에 넣어먹으면 아주 맛나요.
    선생님도 식사 꼭 챙기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요즘 감기가 아주 독하답니다.

  • 7. 크레센도
    '07.1.23 10:43 PM

    돼지고기 장조림은 할때마다 실패를 하네요...
    꼬옥 저 만큼만 가지고 고대로 해볼랍니다!
    성공 해야쥐~~~!

  • 8. 다래
    '07.1.23 11:20 PM

    넘 맛나게 드실 아버님 모습이 그려지네요.
    저도 샘처럼 솜씨가 좋아 울 아버지께 언제쯤 만난것 대접해드릴찌...

  • 9. 잠비
    '07.1.24 12:08 AM

    아버님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참 좋습니다.
    환자가 먹고 싶어 하는 음식이 보약보다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식이요법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말을 무시하는 사람과 살고 있으면서 터득한 방법입니다.
    빨리 쾌차하시도록 기도합니다.

  • 10. 안개바다
    '07.1.24 12:29 AM

    음....반찬이 싱거운게 아니라
    아버님이 쌤님께 응석(?)을 부리고 싶으신가봅니다
    나이들면, 아프면, 어린애가 된다잖아요^^
    또, 당신의 딸이 그 응석을 받아줄 능력이 된다는걸 아시니깐......
    많이 사랑해드리세요~~~

  • 11. 예명
    '07.1.24 2:32 AM

    선생님 보고 싶어서 그러시는거 같은데여..^^
    저는 오늘 쇠고기 장조림 했는데..꽈리고추넣구..^^
    첨으로 해봤는데.첨치고 맛있데여..ㅋㅋㅋ
    근데 조선간장을 넣으면 더 짜지나여? 조림간장과 조선간장을 넣었는데 짜서 물을 한컵이나 집어
    넣었더니...국물만 정말 많아여..ㅋㅋㅋ

  • 12. 비니맘
    '07.1.24 7:04 AM

    저두 돼지고기 장조림을 해 보고 싶었는데
    선뜻 할 수가 없었어요.
    선생님 레시피 따라서 그대로 해 봐야겠어요.
    아버님께서 이것저것 드시고 싶으시다니
    정말 회복이 빠르게 되시는 듯 하네요.
    계속 응원할께요~~

  • 13. miru
    '07.1.24 8:29 AM

    어멋~!
    저도 어제 장조림 했어요~^^
    슈퍼가서 깐메추리알 사오는 것을 잊어, 그냥 계란 삶아 통마늘하고 새송이 버섯 넣고 했어요..
    전 그냥 맛간장 이용했는데, 마늘향이 은은하게 베어나는게 끝내줬어요~ ㅎㅎㅎㅎ
    전 사실 고기 이용한 장조림엔 영 자신이 없었는데, 이리 쉽게 풀어주시니 담에 꼭 시도해봐야 할까봐요~
    감사합니다~!

  • 14. 카라
    '07.1.24 9:14 AM

    바쁘고 힘드신 가운데에서도 열심히 착한 딸 노릇 하시는 쌤님!
    화이팅!
    존경합니다....쭈~욱 힘내시구요...!

  • 15. 돼지용
    '07.1.24 10:12 AM

    오랫만에 저도 돼지고기 장조림 해 볼래요.
    감사합니다.

  • 16. 써니니
    '07.1.24 11:10 AM

    저도 이번주에 해볼랍니다.
    엄마에게 해드리면 좋아하시겠죠

  • 17. 푸우
    '07.1.24 12:29 PM

    지금 돼지고기 삶고 있는 중이랍니다.^^
    너무너무 감사한 사이트예요.
    김혜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18. 하얀
    '07.1.24 1:03 PM

    ^^
    맨 마지막 멘트에서 왠지 선생님이 귀여워보이시네여...^^
    따님 보고싶은 마음에서 말씀하시는거 아닐까여?
    꼭 드시고 싶으셔서가 아니라...^^

  • 19. 사라
    '07.1.24 4:58 PM

    아이구, 글 읽으면서 늘 저는 반성만 합니다.

    저도 아버지 드시고 싶으신 음식 많이 해드리고 싶은데
    평소에는 회사 다닌다는 핑계로 게으름을 피고,
    요즘엔 임신해서 제 몸 건사하기 힘든다는 핑계로 또 미적거리네요.
    내일도 아버지 항암주사 맞으시러 서울 올라오시는 날인데
    오히려 저한테 뭐 가져다 주신다고 연락오셨네요. ㅜㅜ

    오늘도 글 읽으면서 이렇게 저는 반성만 합니다.

  • 20. 소금별
    '07.1.24 5:37 PM

    어우.. 저두 소고기장조림보다. 돼지 안심으로 한 장조림을 더 자주합니다.. ㅋㅋ 반가워라.
    애들꺼는 메추리를.. 어른꺼는 조림용고추를..

  • 21. tina
    '07.1.24 5:39 PM

    전 어제 돼지안심으로 장조림했어요
    달걀도 삶아 넣고 꽈리고추도 넣었어요

    선생님 아버님 빨리 쾌차 하시길 바래요
    자꾸 저희 아버지가 생각나서.....

  • 22. 노니
    '07.1.24 6:10 PM

    저희아버지 간장게장을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요리강좌에서 배운데로 아버지께 갖다 드릴려고 담궜는데 너무 맛있게 된거예요.
    그때 저는 너무바뻤는데 아버지께 갈시간이 없더라구요.
    간장게장은 다익었는데 너무 맛있는거예요.
    그래서 조금만 먹고 갖다 드리자하고 조금씩 조금씩 먹다보니 다먹고 바닥나버리고 결국 아버지께
    맛도 못보여드렸습니다.
    지금 아버지 는 멀리 떠나셨고 간장 게장사건은 슬픈 코메디가 되버렸습니다.
    혜경선생님 ! 맛난것 갖다드릴 부모님이계신것이 부럽습니다.

  • 23. 야간운전
    '07.1.24 9:14 PM

    남편 도시락 반찬으로 주말에는 돼지고기 장조림 할까봐요.
    감사해요 선생님.

  • 24. 레몬스타
    '07.1.24 9:55 PM

    제 반찬 메뉴에서 장조림이 빠진게 벌써 몇년은 된것같아요 낼 당장 함 만들어 볼려구요 레시피 감솨~~

  • 25. ebony
    '07.1.25 12:21 AM

    선생님께 요리는 생활이자 직업이자 즐거움이자 효도하는 방법이네요.
    아버님의 영양 상태는 걱정 안 해도 되겠어요.
    얼른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 26. 돌멩이국
    '07.1.25 2:00 AM

    저 돼지고기 안심 당장 사러 갈랍니당~

  • 27. 허브향기
    '07.1.25 3:46 PM

    쇠고기보담 저렴한 돼지고기 장조림..
    맛있습니다..

  • 28. 영어시러
    '07.1.25 6:37 PM

    저도 해보고 싶은데 간장 넣고 어느정도까지 조리는 건가요?

  • 29. 가을잎
    '07.1.25 9:32 PM

    요리 얘기 보다 아버지께 효도 하시는 모습이 부럽습니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께 죄스럽습니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효도 한번 하고 싶슴니다 ㅠㅠ

  • 30. 옥토끼
    '07.1.28 11:40 PM

    안 그래도 돼지고기 장조림 함 해먹어야지 했는데,,,, 레시피 감사합니다.
    소고기보다 돼지고기 장조림이 맛내기가 더 힘든거 같아요.
    제 맘대로 대충 계량을 해서인지 맛이 잘 안났거든요.
    통후추 넣고 꼭 해볼랍니다.
    아버지 생각하시는 선생님 마음에 늘 감동합니다.

  • 31. 야끼모母
    '07.2.2 12:20 AM

    감사해요~
    꼭 해봐야겠어요~

  • 32. 이현정
    '07.2.2 9:54 PM

    저는쇠고기로 하면 질겨서 아이들이 돼지고기장조림을 더 좋아하더라구요.
    내일은 저도 한번 해야겠네요

  • 33. 박명진
    '07.3.23 9:44 AM

    생각보다 간단하네요 메추리알도 넣고 이것저것 복잡할줄 알았는데 ㅎㅎ 저도 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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