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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

| 조회수 : 12,544 | 추천수 : 90
작성일 : 2006-11-28 00:28:05
여행의 참맛은 역시, 그 지방에서 맛볼 수 있는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거...

제주도의 산속 고기 집에서 먹었던 검은 털이 숭숭 박혀있는 돼지고기며,
예산 수덕사 앞 한 식당에서 먹었던 산채백반 중 두릅장아찌의 그 오묘한 맛이며,
어렸을 적 가족 피서지였던 대천에서 엄마가 쪄주시던 꽃게의 탱탱한 속살의 그 단맛이며,
정읍의 한 한정식집에서 먹었던 홍어찜...
모두, 여행지에서 맛보았던, 길게는 몇십년에서 짧게는 5,6년이 흘러도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맛이죠.
이번에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음식을 좀 많이 먹어야하는데...하루에 두끼밖에 안먹다보니...많이 먹어보질 못해 이점이 좀 아쉬워요.

[23일 저녁 풍기 인삼갈비]

내려가는 도중에 이리저리 전화해서 알아본 풍기 인삼갈비.
식당에 가보니 건물이 나란히 두개가 있는데, 하나는 풍기한우, 또 하나는 풍기인삼갈비라 되어있었습니다.
인삼갈비집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하고, 한우집은 좀 조용하길래 사람 많은 집에 들어갔습니다.
여러가지 메뉴중 2인분 500g에 4만원하는 인삼왕갈비를 주문했습니다.



인삼의 고장 답게 앉자마자 인삼주를 한잔씩 줬는데..kimys는 입에도 대지않고, 전 그냥 입에 잠시 댔다가 떼었습니다.
인삼향보다는 독한 술 맛이 강했습니다.




이 집 밑반찬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인삼튀김.
애석하게도 너무 잔 미삼을 튀긴 건지...인삼인지 아닌지 맛을 잘 모르겠더라는..




주문한 갈비가 나왔어요.
저희가 착각해서, 생갈비인줄 알았는데..양념갈비네요. 고기는 좋아보였습니다.




요렇게 구워먹었는데..솔직히..굉장히 맛있다, 입에서 살살 녹더라..이렇게는 말 못하겠네요.
고기는 좋은 것 같은데..연하고 씹는 맛도 좋고...
그런데 이런 갈비는 양념을 하지 않는 편이 더 맛있는데, 양념을 한데다가, 양념맛이 별로 특징적이지 않았어요.
달달한 서울음식을 먹고 산 탓인지...양념이 뭔가 많이 부족한 맛있어요.
또하나 아쉬운 점은 불.이 고기를 참숯에 구웠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아쉬웠습니다...이 집은 압축한 숯에 구워 주대요.


[24일 점심 순흥 묵조밥과 태평초]



소수서원에서 나와서, 순흥 묵조밥을 먹었습니다.
묵조밥이란 채썬 메밀묵위에 김치와 김을 올리고 따끈한 국물을 부은 묵에 조밥을 말아먹는 것이었어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부드럽게 술술 넘어가는데다가, 그때 날씨가 좀 쌀쌀했는데 따끈한 국물과 함께 묵을 먹으니, 따뜻하고 좋았어요.




이 집의 별미 태평초.
왜 이름이 태평초냐고 하니까..묵조밥이 후다닥 먹는 식사라면 태평초는 천천히 먹는 음식이래요.
썬 메밀묵과 돼지고기, 미나리 양파 등을 깊이가 야트막한 전골냄비에 담고 매콤한 양념장과 육수를 부어 끓여 먹는 것이에요.
국물맛이 칼칼하면서도 개운하고...근처에 가시면 꼭 드셔보라고 권하고픈 음식입니다.
묵조밥은 4천원, 태평초는 작은 것이 2만5천원이었던 것 같아요.


[24일 저녁 백암온천의 산채백반]

좀 어정쩡한 곳에 가서, 밥을 먹어야할 때..뭘 먹어야 좋을지 모를 때에는 전 그냥 산채백반 같은 백반류를 먹습니다.
반찬이 여러가지 나오다보면 다는 아니어도 그중 몇가지는 먹을만한 것이 있거든요.
백암온천에서 들어간 산채백반집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손님도 너무 없고, 가게도 좀 초라해서..큰 기대는 안했는데..밑반찬류가 하나같이 입에 잘 맞았습니다.



된장에 박은 고추장아찌.
맛있었습니다.




배추를 데쳐서 된장에 무친 것 같은 배추나물, 보기보다 맛이 괜찮았습니다.




하나는 깻잎같은데..또다른 하나는 취인지..암튼 좀 특이하면서 맛있었어요.




너무 맛있었던 더덕...매콤 달콤 새콤한 정도가 딱 제 입에 맞았어요.








된장찌개도 맛있고..
1인분에 8천원. 어디나 그렇듯 1인분은 주문이 안됩니다.


[25일 점심 어부 현종님댁]



반찬을 이것저것 참 많이 차리셨었어요.
회뜨시고, 가자미도 구워놓으시고, 대구찜도 하시고, 매운탕도 끓이시고..
이 회를 먹느라..다른 반찬 먹을 새가 없었다는.
이 회는 쥐치 종류의 생선회래요. 살아있는 걸 잡으셨다더니 그래서 인지 살이 쫄깃쫄깃한 것이 식감이 아주 좋았습니다.


[25일 저녁 정동진의 초당두부집]



순두부...전 빨갛게 끓인 것이 좋은데.. 이집의 순두부는 이렇게 하얀 순두부입니다.
양념간장을 조금 넣어 간한 후 먹었어요. 고소한 것이 괜찮았어요.




순두부에 딸려나온 반찬들.
이 반찬들과 순두부, 밥..이렇게 해서 1인분에 5천원.


[26일 점심 횡성 한우플라자]

기대를 잔뜩하고 갔던 횡성 한우 플라자.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정말 맛있었습니다.
값이 비싸서 그렇지..ㅠㅠ...








고기가 나오기 전에 먼저 서빙된 밑반찬류.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있었습니다.
특히 요구르트를 넣은 샐러드 드레싱이 상큼해서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고기는 모듬 A세트.
360g(2인분) 7만6천원으로 살치살, 안창살, 토시살, 제비추리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윗 사진에서 보시면 접시 윗쪽 살짝 포커스가 날아간 부위가 살치살이고,
그 아랫줄 돌돌 말려있는 것이 안창살, 그 옆은 토시살, 맨 아래가 제비추리입니다.
뭐가 더 맛있냐...이렇게 물으시면 콕 찝어서 대답 못합니다.
하나하나 다 맛있습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살치살은 부드러워서 좋고, 안창살은 고소하면서 깊은 맛이 나고,
토시살은 육즙이 풍부하고, 제비추리는 씹는 맛이 좋았습니다.
그래도 이중에서 딱 하나만 골라 먹으라고 한다면...음, 전 안창살을 고를 것 같아요.
아쉬웠던 것은 고기를 사갈 수 있을 줄 알고 등심은 안먹었는데..(사가지고 와서 집에서 먹으려구요..)
그런데 주말이라 고기가 딸려서 다 떨어지고 없대요.

그리고 또하나..가격인데요..너무 비싼 것 같아요. 서울의 창동에서 같은 한우플라자의 지점이 있다는데, 값은 같대요.
그래도..횡성까지 찾아오는 손님들인데...가격을 조금 싸게 해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수입쇠고기들 물밀듯이 밀려들어오고 있는데..한우값이 너무 비싸면...한우를 고집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안먹을 수는 없고...
가격문제 때문에 살짝 한우 걱정도 해봤답니다...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essamin
    '06.11.28 12:31 AM

    우와.....이저녁에 먹고 싶네요!!

  • 2. 샤이
    '06.11.28 12:32 AM

    ㅋㅋ 그래도 2등~!!!

  • 3. jessamin
    '06.11.28 12:35 AM

    참~! 어부현종님 댁에서 드신 회는 혹, 돌삼치 아닌가요? 쩝...맛있어보여요~ 지리 끓여먹고 싶어요..

  • 4. 샤이
    '06.11.28 12:36 AM

    저도 선생님 뒤를 따라 다욧트에 돌입했는데
    이케 맛난 음식들을 올리시다뇨????
    다욧트 성공하려면 82를 끊어야 할까봐요~~@@@@

  • 5. 쥴리
    '06.11.28 12:42 AM

    저도 횡성한우프라자 너무 가보고 싶어요^^
    너무 너무 맛있어 보여요..
    창동지점이라도 꼭 찾아봐야 겠네요...

  • 6. 삐삐네
    '06.11.28 1:30 AM

    선생님. 묵조밥집은 어디쯤인가요? 제가 가는 집은 태평초는 없었거든요. 묵밥만 먹고 나오기는 좀 아쉬웠는데...

  • 7. candy
    '06.11.28 7:34 AM

    역시 여행의 묘미는 맛난 음식 먹는 것~
    한우가 특히 땡기네요~
    잘 다녀오신거죠!!!^^*

  • 8. 아녜스
    '06.11.28 7:49 AM

    제 신음소리, 안들리시나요? ^^
    에효....^^

    여행기, 재미나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음식보다도, 여행지보다도 왜 제 귓가에는 "사모님 좋으실대로 하세요"가 자꾸 들리는지.ㅎㅎ

  • 9. 하얀
    '06.11.28 9:32 AM

    묵밥 좋아하는데...ㅠ

  • 10. 소금별
    '06.11.28 9:32 AM

    저 맛난 음식들이 모조리 튀어나올것 같습니다... ㅋㅋㅋ
    역시 여행엔 맛있는 음식들이 곁들여져야 제격입니다...

    샘.. 여독은 봄 풀리셧나요???
    감기조심하세요... 살림이야기도 재미나지만, 여행기도 너무 재미납니다... 대.리.만.족. 같은것..
    그리고.. 혹여 아는곳, 가봤던곳 이라도 나오면... 약간 으쓱해지는 그런기분..

  • 11. 사과가쿵!!
    '06.11.28 9:58 AM

    제가 젤루 먹어보고 싶은 음식이 묵밥이에요..
    너무 먹어보고 싶다는...

  • 12. 페페
    '06.11.28 10:01 AM

    침이 꼴깍꼴깍 넘어 가네요.

  • 13. 달개비
    '06.11.28 10:26 AM

    생생 여행기 너무 좋아요.
    잠시 짬을 낸터라 우선 주르륵 대충 훓어보고 갑니다.
    다시 들어와서 꼼꼼히 읽어 볼게요.
    선생님 피로 쌓이진 않으셨어요?
    모처럼 두분만의 여행 넘 행복하셨죠?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 가지셨음 좋겠어요.
    일상에서 쌓인 피로 다 풀고 오시게요.

  • 14. bluenet
    '06.11.28 11:14 AM

    아...고기 너무 먹고싶어라..

  • 15. 주성이 각시
    '06.11.28 11:33 AM

    여행 다녀오신 것까진 제가 편히 봐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건 정말 염장.... 삿... 너무 부럽습니다...

    저요...
    선생님이 올려주신 여행기 받아 적어서..
    요약해서... 선생님께서 아쉽다는것.. 보완해서 ㅎㅎ
    선생님보다 더 잘 다녀올겁니다.... (물론 언제 일진 모르지만..켁!~)

    배고픈게 아니라... 배아포 >.< !!

    정말 부럽습니다.

  • 16. 보라돌이맘
    '06.11.28 1:32 PM

    여행 사진들과 그 여정에 관한 글들...
    음식 이야기까지 이렇게 올려주시니...
    그저 편하게 앉아서 마치 제가 그 곳들 다 둘러본 듯 충만함에 젖어봅니다.. ^^
    좋은 글들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17. 스카이
    '06.11.28 2:59 PM

    우와~~ 방금 점심 먹었는데.. 그래도 먹고싶네요..
    요놈의 식탐.ㅜㅜ

  • 18. yozy
    '06.11.28 7:40 PM

    정말 고기가 심히 땡기네요.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드려요~~~

  • 19. 더블준맘
    '06.11.29 9:50 AM

    한우 너무 비싸요. ~

    그래도 먹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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