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무계획 여행의 재미지요!!
제가 꼭 가서 고현정 소나무와 고현정 기차역에서 증명사진을 남겨야한다고 주장해놓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여행지에서 잘 먹는 것이 꼭 회나 고기나 대게를 먹어야하는 건 아니지만...그래도 왠지..여행지에서는 꼭 그런 걸 먹어줘야할 듯..
그런데..이번엔..그 대목에서 충분치못했던 것 같아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박4일이라고는 해도(제 주장은 3박3일이라고..내려가는 날은 안쳐야한다고...^^)
목요일은 가느라 하루 잡아먹고, 금 토 일뿐인데..일요일은 또 올라오느라 하루...고작 뭔가 먹을 수 있는 건 이틀뿐!
그나마도 두끼 밖에는 안먹으니...뭔가 흡족치 않아,
kimys에게..."여보, 우리 횡성 들려갑시다. 고기 좀 먹고, 거리가 가까우면 찐빵도 좀 사고.."
kimys 대답이야 뻔하죠, "사모님 좋으실 대로 하세요..."
[저 멀리 눈(雪) 보이시나요? 강릉휴게소에서] |
부지런히 서둘러서 차로 경포호수 한바퀴 돌고, 부리나케 고속도로로 향했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구간...달라졌대요??
옛날에 다니던 그 산길은 저 멀리 보이고...지금은 그 아래 7개의 터널로 연결된 널찍한 길로 다니네요.
강릉휴게소의 종합정보센터에서 지도를 얻어가지고, 횡성가는 길..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새말 나들목으로 나가서...횡성읍 방향...우천파출소...소머리가 보이는 한우플라자...
목적지까지 아주 쉽게 가서...한우고기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요부분은...먹은 것 편에서...^^)
[안흥찐빵 집에서] |
고기 잘 먹고..좀 사오려고 했더니...ㅠㅠ..등심이니 안심이니 하는 구이용 고기는 한조각도 파는 것이 없고...
국거리와 불고기거리 뿐이었습니다.
한우플라자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저희는 조금 이른 시간이라 바로 앉았는데..나올 때보니까..번호표를 나눠주더라는...
고기 먹고나서, 관광지도를 들여다보니..칠기마을이 있는 거에요..앗싸!! 유기 샀으니까..칠기까지 사면 완벽하다 싶었어요.
해서 일단 안흥 찐빵마을로 향했습니다.
새말나들목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안흥 찐빵마을, 왼쪽으로 가면 한우플라자인데...안흥찐빵마을 안내 표시에 10분이라고 되어있어요.
그래서 정말 10분인줄 갔더니..훨씬 시간이 더 걸리더라는...
고속도로휴게소에 들릴 때마다 호두과자 사먹은 kimys는 찐빵 속에 들은 팥은 그리 안 땡기는 지..
"뭐, 이렇게 찾아가서 사야할 만큼 맛이 있나? 우리야 근처에서 고기 먹었으니까 그렇지.."하고 은근히 불평하는 거에요.
10분 밖에 안걸린다 했는데..그 보다 훨씬 더 많이 걸리니...
일부러 이 찐빵을 사러 고속도로에서 내려서기는 좀...그렇다는 거죠.
안흥찐빵 마을은 한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줄 알았더니..아닌가봐요..띄엄띄엄 있는 것 같아요..제가 잘못 찾은 건지는 모르지만..
암튼 어디서 본듯한 상호가 걸려있는, 우리 차의 진행방향 반대편에 있는 찐빵집에 갔는데...
빵을 찌시는 분...얼굴에 짜증이 너무 잔뜩 붙어있어서..사는 게 미안했다는...
[허탕친 칠기마을] |
찐빵 사가지고, 고속도로 쪽으로 나오면서 칠기마을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줄 알았는데..무려 4.3㎞라고 써있는 거에요.
"여보 4.3㎞면 너무 먼데 그냥 갈까?"했더니,
"가봐, 백화점에서 칠기 비빔밥 그릇 보고 갖고 싶었다며.."
"그런거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르는데.."하며 이정표를 따라 한참을 가다 보니,
길은 점점 좁아져서, 차 두대가 서로 지나갈 수도 없는, 그런 길이 나오는 거에요.
가도가도 안나오는데..마침 길가 공터에 차 대어놓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물어보니,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동글동글한 집이 있대요.
거기라고..
정말 조금 더 올라가니..큰 봉분처럼 생긴 동글동글한 황토집들이 있는 거에요. 마당에는 나무들이 잔뜩 쌓여있고..
그 집 앞길은 차 두대의 교행은 커녕, 조금 큰차라면 한대도 지나기 어려울 만큼 좁은 길이었어요.
그 집 마당으로 차를 대고 들어갔는데..개들만 짖을 뿐 인기척이 없어요.
아무리 "계세요?" "주인 안계세요?"해봐도 대답이 없고...관광지도 나와있는 전화로 해보니, 전화를 받을 수 없대요..ㅠㅠ...
그 좁은 길을 되짚어나오는데...kimys가 좀 언잖아 하더라구요..
관광지도에 까지 나와있는 곳이라면 사람이 있든가, 적어도 전화라도 받아야하지 않느냐고..kimys 말이 맞죠.
칠기마을에서 마무리만 잘했더라면 좋았을텐데..
이래저래 시간을 너무 많이 쓴 탓인지...고속도로로 다시 접어들자마자 밀리기 시작한 길이 호법인터체인지 올때까지...기어서 왔어요.
오면서...이천에 들려서, 칠기 못 산 한을 도자기 그릇으로 풀고가려고 산아래님께 전화를 했더니..아니 글쎄..
"저도 희망수첩 글 보고 무작정 떠났어요..그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지금 양평쪽이에요, 그러지 않아도 돌아가시면서 들러가지 않을까 생각하긴 했는데...."
"흑흑...할 수 없죠, 뭐...다음 날을 기약해야죠...흑흑..."
이렇게 해서...칠기도 못사고, 도자기도 못사서..마무리가 다소 서운했지만...그래도 유기 건진게 어딥니까??
그걸로 만족키로 했답니다.
그래도 돌아오는 길에 서이천 나들목을 보면서...은근히 속이 상했다는...잘하면 kimys, 왕창 바가지 씌울 수 있었는데....ㅠㅠ...
돌아오는 길이 너무 막혀서...집에 들어와보니..벌써 어두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없는 동안 보일러를 단 한번도 안돌렸는지...집안은 싸늘하고....제가 없던 표시가 여기저기 나네요.
이것저것 치우면서....제가 중얼거린 건...
"여행도 좋지만...그래도 역시 집이 제일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