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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요즘 산타는 애완견을 데리고 11월에 온다!! (염장 주의)

| 조회수 : 12,327 | 추천수 : 88
작성일 : 2006-11-02 20:32:03
(경고)
염장 지르기에 약하신 분들, 읽지 마시옵서소!!


일이 좀 있어서..하루 종일 밖에 나가 있었습니다.
집에 있든..나가 있든...요즘 제 마음이 좀 무거웠었습니다...
그랬는데...돌아오는 길 차안에서....제 무거운 마음을 다소나마 내려 놓을 수 있는 전화 두통을 받았습니다.
기대도 안했는데...한통도 아니고, 두통씩이나...(왜 마음이 무겁냐, 묻지는 마세요....말씀 못드립니다..아시면..머리 아프세요...)

집에 들어와서...조금전 받은 전화와 관련된 마무리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중에 또 전화를 받았습니다.
"선생님, 아파트 밑이에요, 잠깐 내려오세요"
"억...웬일이세요?? 올라오세요.."
"아니에요, 잠깐 내려오세요, 못 내려오시면 경비실에 맡겨요!"

하던 일 밀어놓고..후다닥 내려갔더니..
산타언니는 한 손에는 예쁜 강아지를, 또 한 손에는 제법 무거워보이는 쇼핑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우울하신 거 같아서...이거 드시고 힘내시라고.."하고 그 쇼핑백을 제 손에 쥐어주시는 거에요.
올라가서 차라도 한잔 하자니까..강아지 산책 겸 나오셨다고...그냥 돌아서 가시네요...




그 쇼핑백 안에는 우리 식구가 충분히 먹고도 남을 닭갈비, 양념한 닭과 갖은 채소, 그리고 양념장이 들어있었고,
그리고 또, 구운 더덕, 무말랭이 무침, 굴젓이 있었습니다.

세상에...오늘이 제게는 '11월의 크리스마스'네요...
너무 뭉클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힘들다고 엄살부려서...여러분들의 마음 쓰이게 만들었고...그리고, 급기야는 반찬이 잔뜩 든 선물보따리까지 받아들었네요.

네...저 이거 먹고 힘낼 거에요...어금니 꽉 깨물고...열심히 살 거에요...  
다른 사람들 부러워하지 않고, 지금에 만족하면서...열심히 할 거에요...




어제, 냉장고에 있던 밥이랑, 그 전날 했던 찬밥이랑 모두 모아서 오븐으로 누룽지를 만들어뒀었어요.

들어오면서...누룽지 끓여먹어야겠다 생각하고..들어오자 마자 누룽지에 물 부어 불에 올려놓고,
업무 보다가 산타언니의 선물을 받은 터라...
닭갈비는 안먹고, 더덕이랑 굴젓이랑 무말랭이무침이랑 바로 꺼내서 상을 차렸어요.
(이 글을 쓰면서..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지 모르겠어요...)

더덕은 제가 딱 좋아하는 그 맛이고, 맛을 제대로 못내서 아예 해먹을 생각도 못했던 무말랭이무침...너무 맛있네요.
굴젓도 딱 좋고...




누룽지 불에 올려 놓을 때까지만 해도...저녁을 아예 안먹으려고 했었어요.
그런데..굴젓이며 더덕이며 무말랭이를 보니까...안 먹을 수 없었어요.
다이어트고 뭐고..누룽지 반 그릇 퍼서 식탁 앞에 앉으니까,
kimys, "저녁 안먹겠다더니??"
"이 반찬을 두고 어떻게 안먹을 수 있어요? 먹어야 해요..."

닭갈비의 고기는 김치냉장고에, 채소랑 양념장은 냉장고에 잘 넣어뒀습니다.
주말에...식구들 모두 같이 밥 먹을 때...먹을 거에요...
****님...고맙습니다...힘이..참 많이 되어주셨어요...
****님의 음식을 받아드는 순간부터...기운이 펄펄 납니다...
3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달의 궁전
    '06.11.2 8:39 PM

    정말 따뜻하고 환하고 눈물겨운, 지대로 된 염장이옵니다~~

    오늘 저녁엔 저런 맛깔나는 '사랑의 반찬'은 없고, 누룽지라도 끓여 먹어야겠습니다.
    누룽지도 어찌 저리 구수해 보이는지........

  • 2. 김지현
    '06.11.2 8:43 PM

    선생님~ 힘내세요^^
    누룽지 한숟갈 얻어먹어봅니당

  • 3. 행복이머무는꽃집
    '06.11.2 8:53 PM

    기운내시고요 제대로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4. 김수열
    '06.11.2 8:56 PM

    오늘은 저도 한 줄 남겨야하겠기에...^^
    저도 요 며칠 친정일로 머리와 마음속이 부글거렸는데, 어제 결국 남편에게 폭팔해버렸습니다.
    자면서 반성하고(꿈에서 전쟁나서 도망다니다 깼어요. -_-) 오늘 하루종일 엄마와 나를 위해 더 열심히 힘내야겠다고 반성했습니다.
    선생님도 맛있는 반찬 드시고 다시 힘내세요!*^^*

  • 5. 다빈모
    '06.11.2 8:59 PM

    정말 좋으시겠어요. 좋은 일을 많이 하셔서 그런가봐요. 또 앞으로도 많이 하시라고.... 저도 요새 몸도 마음도 힘든데 글 읽으니까 부럽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네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 저도 한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힘들어서 짜증부리고 하다가 문득 왜 감사하는 걸 잊었을까 ?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범사에 감사거리를 찾으면 너무나 많은데, 이렇게 바쁘고 힘든 것도 따지고 보면 참 감사할 일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 일의 결과가 어찌되든 저는 이 마음을 꼭 간직하려고 합니다.

  • 6. 프리스카
    '06.11.2 9:10 PM

    무슨 일인지 헤아릴 수 없지만 힘내세요.
    음식도 맛나보이고 누구신지 따뜻한 분이세요...

  • 7. 얀이~
    '06.11.2 9:20 PM

    혜경선생님께서 감사하는 마음이 고대로 전해져옵니다. 정말 좋으셨겠네요.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한 세상이예요~ ^^
    그나저나 힘내세요 선생님.... !!!

  • 8. 로미쥴리
    '06.11.2 9:21 PM

    이제 82 써클활동(이 말 자게에서 배웠습니다ㅋㅋㅋ~) 1년차인 저는 선생님 전화번호도 모르고
    강아지랑 같이 오신 산타만큼 음식솜씨는 없어 맛난 음식 드릴수는 없만 마음으로 응원해 드립니다.
    힘내세요, 아자 !!!

  • 9. 고소미
    '06.11.2 9:30 PM

    우리 선생님 어금니 꽉 깨물고 열심히 살아야 할 정도로 힘든일이 뭔진 모르지만......
    화이팅~~!!!!! 하세요~~~!!! 아자 아자!!!!!

  • 10. 소박한 밥상
    '06.11.2 9:32 PM

    ㅠㅠ *가 4개........
    소박한 밥상님은 5개여야 하는데......=3=3=333

    모두 다 선생님의 인덕이신 줄로 아뢰오~~~~~~

  • 11. 선물상자
    '06.11.2 9:56 PM

    샘님~ 우째 ㅠ.ㅠ
    그래도 산타할머니 (^^") 처럼 샘님 응원하는 엄청난 숫자의 82식구들 보시면서
    힘내시와요~~~~~
    글구요..정말 염장 지대롭니다~ ^0^/

  • 12. 은재맘
    '06.11.2 10:32 PM

    저도 요 며칠 마음이 지옥이어서 남편에게 화도 내고, 참 못할 짓 많이 했는데
    선생님 글 보며 반성합니다.
    우리 남편 그동안 아침 밥도 못 얻어먹고 갔는데...
    친정 엄마 김치랑 이것 저것 갖다 주신다고 했는데도 일 있다고 오시지 말랬는데...
    낼부터는 다시 힘 내야겠어요. 아자 아자.

    선생님도 기운내세요. 근데 무말랭이 정말 맛있겠네요. 지가 진짜 좋아하는 반찬이예요.ㅎㅎㅎ

  • 13. 꽃봄비
    '06.11.2 10:42 PM

    선생님,,제 글에 리플남겨주신거 보고 너무 반가워서 여기다 글써요.. (제가 말하지 않았던 0번째 소원이였거든요^^) 힘내세요.. 저도 멀리서 응원할께요.. 화이팅!!

  • 14. 미소천사
    '06.11.2 11:04 PM

    요 며칠전부터 마음이 싱숭생숭, 우울모드에, 상대적 박탈감에,허무함에,...
    급기야 혼자서 술한잔하며 목놓아 엉엉 울고 추한 내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도
    자아비판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정신차리고 우울모드에서 벗어나 보니 전 참으로 많은것을
    가지고서도 알지못하는 진짜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만큼이라도 내가 가진 모든것에 감사하며
    살아야지 마음먹으니 세상이 달라보이고 행복해 지는거있죠? 건강한 몸과 마음이 일체가 될때
    하루하루를 감사할때서야 비로서 행복의 정도가 얼마든지 달라질수 있다는것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혜경샘님또한 훌훌 털어버리고 한발짝 떨어져서 바라보세요.편안하게 생각하세요.
    모두다 잘 될꺼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제가 너무 주제 넘은건 아닌지 괜한 걱정이 앞서네요)화이팅!!!!

  • 15. 산적
    '06.11.2 11:15 PM

    제무말랭이도 냉장고에서 아는체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분발해야겠네요.
    힘들고, 골치아프고, 열받고, 지치고,우울해지고...
    다 지나고 나면 아무일도 아닌 것처럼 생각되는데
    맛나는 반찬 많이 드시고 기운내세요. 시간이 해결사!

  • 16. 어설프니
    '06.11.2 11:27 PM

    힘내세요...
    나도 크리스마스 기다리고 있는데...

  • 17. 스칼렛
    '06.11.2 11:57 PM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뿐만이 아닌 우리 82식구들 모두 기도하고 응원할테니 힘내시구요,
    따뜻한 정성과 사랑이 가득한 음식드시고 기운도 차리세요^^
    아자아자 화이팅!!!!!

  • 18. 82 사랑
    '06.11.3 12:34 AM

    오늘 선생님 글 보고 제 맘도 훈훈해 지내요. 저도 요즘 많이 힘들어서 ..선생님이 힘드실때 이런 따뜻한 손길이 있듯이 저도 82쿡이 있어 참 좋습니다 .힘내시구요 앞으로도 82 많이 많이 사랑할꺼예요.

  • 19. sodina82
    '06.11.3 1:14 AM

    아..나는 조 위에 닭갈비 세트 한 개만 받았어도 눈시울 뜨더워질 거 같아요
    여기서 구하기 힘든 싱싱한 한국야채들이라서 더욱..
    나도 오늘 밤에 산타할매가 되보려고요 애완견은 없지만요^^*
    돼콩찜하고 돈까스 들고 평소 고마웠던 분 집에 내려놓고 오려고요

  • 20. 레먼라임
    '06.11.3 3:06 AM

    산타언니.....
    참 고마우신 분이에요.

    혜경선생님, 정말 축복 많이 받으신 분이세요.
    주위에 저렇게 마음미 고우신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요.^^

  • 21. 코코샤넬
    '06.11.3 9:00 AM

    산타언니가 주신 맛있는 반찬에 밥 꼭 챙겨드시고 기운내세요.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가서 한대 때려주고 싶네요..
    아자아자!!

  • 22. 경빈마마
    '06.11.3 9:12 AM

    홧팅!!!

  • 23. 둥이둥이
    '06.11.3 9:15 AM

    저도 산타가 되고 싶어져요...
    선생님..힘내세요!!

  • 24. 포비쫑
    '06.11.3 9:32 AM

    스산한 가을날 맘이 참 많이 따뜻해지네요
    힘내세요

  • 25. 초록
    '06.11.3 11:59 AM

    선생님.. 힘드실 때 그렇게 힘이 되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니 왕 부럽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 26. 해수맘
    '06.11.3 1:16 PM

    선생님~~
    많이힘드시더라도...산타언니처럼은 못하더라도 마음으로
    진득하게 응원하고있는 저같은 사람 많사옵니다..

    샌님 힘내세요~~우리가 있잖아요~~~

    매일 눈팅만 하다가 산타언니께 감동 100% 받아서~~(+알파의 응원 보냅니다)

  • 27. 레드빈
    '06.11.3 1:18 PM

    선생님께서 부러워하시는 분이 계시나요? 전 선생님이 부러운데... 다들 그렇게 살아가나 봐요..
    기운내세요. 화이팅!!!

  • 28. 살구
    '06.11.3 2:22 PM

    좋으시겠어요 힘내세요 화이팅 ~~~

  • 29. 똥그리
    '06.11.3 2:23 PM

    힘 내세요...
    주변에 이렇게 좋은 분들 계시고,,,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고...
    가끔 난 이게 모야... 싶은 마음이 들때,
    갖은 것만 생각해도 사실 참 마음 벅차게 행복한 거구나 싶을 때 많잖아요...
    저도 자꾸 잊고 지내서,,, 요즘 마음 단도리하려합니다...
    샘님~ 힘내세요!!! 전 혜경샘이 부러운걸요... ^^

  • 30. ilovehahaha
    '06.11.3 2:46 PM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 힘내세요 샌님~~ ^^v

  • 31. 지원
    '06.11.3 3:52 PM

    아무리 힘들어도 그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있어 기운낼수있는거죠^^*

  • 32. 자기야
    '06.11.3 9:52 PM

    추워지는 날씨만큼 맘이힘들면 우린 어찌하라구그러세요
    새임 힘내시구요
    낼은 "홧팅"입니다

  • 33. plumtea
    '06.11.3 9:59 PM

    저는 눈치가 없나봐요. 새임 우울하신 거 전혀 몰랐었는데...82랑 관련되서 그러시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 34. 강아지똥
    '06.11.3 11:01 PM

    이건 염장이 아니고
    감동이잖아요~!!
    힘불끈 내셔요^^

  • 35. 환스
    '06.11.4 1:06 AM

    나눔의 행복이 얼마나 큰지... ****님은 알고 계시는거예요.
    받음의 행복을... 혜경선생님은 아시겠네요.
    부럽습니다... 저도 감동이예요

  • 36. beawoman
    '06.11.4 10:42 PM

    힘내세요. 다 잘 될 것입니다.

  • 37. 제제의 비밀수첩
    '06.11.4 11:59 PM

    수많은 근심걱정 멀리던져 버리고 언제나 자유롭게 아름답게 그렇게...... 내일은 오늘보다 나으리란 꿈으로 살아가지만 오늘도 한껏 행복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네. 선생님과 82분들 모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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