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살면서 맛보는 작은 행복! [생선구이]

| 조회수 : 12,898 | 추천수 : 75
작성일 : 2006-09-26 20:41:42


남들처럼, 부(富)도, 명예도 갖지 못했지만...전 늘 제 자신이 많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쌀 떨어질 걱정 없고, 가족 중에 아픈 사람 없고, 또 일가친척 중 누구와도 싸울 일 없고,
가끔씩 하고픈 여가활동할 수 있는 것도 즐겁고..
그리고 제철에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크나큰 행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후에..보일러 설치를 마치고 나서, 보일러실과 다용도실을 치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강 해놓고 보니 저녁 시간.
냉동실의 완두를 꺼내서, 하루 종일 수고한 kimys를 위해서 kimys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완두콩밥을 지었습니다.

제가 밥 짓는 동안 kimys는 바베큐 그릴을 꺼내서 번개탄을 피웠습니다.
어제, 전어회를 뜨면서 같이 산 전어를 제대로 구워먹으려구요.

전에는 불을 피우면 연기가 모두 집안으로 들어와 그 매캐한 연기 때문에 견딜 수가 없었는데,
오늘은 바람의 방향탓인지..연기가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더라는...




한마리에 1천원씩 주고 산 전어 다섯마리에, 김치냉장고에 있던 고등어까지 한마리 구웠습니다.
종로통 어디에 있는 생선구이 전문식당이 하나도 안부러웠습니다.

역시..전어는 생선구이의 왕입니다.
냄새가 너무 고소하고, 살점 한점만 떼어 먹어도 어쩌면 그리 맛있는지..허긴 불(火)탓도 있겠죠...
고등어도..정말 맛있네요..냄새도 기막히고..
아무리 오븐에 고등어가 잘 구워지고, 전기그릴에 잘 구워진다 해도...숯불은 못 당하는 것 같아요.

추워지기 전에 얼른 해야지 해야지 하며 벼르고 또 벼르던 보일러 공사 마치고, 계절의 진미 전어까지 구워서 밥 잘 먹고...
부 권력 명예를 거머쥐고 사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딱 이만큼 누리고 사는 저는..참 행복한 여자입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베이글
    '06.9.26 8:44 PM

    나..일등??

  • 2. 권희열
    '06.9.26 8:44 PM

    선생님 ^0^
    행복은 늘 우리 가까이 있는데
    우린 잊어버릴때가 많더라구요 ...

  • 3. 베이글
    '06.9.26 8:46 PM

    말로만 듣던 일등놀이,,ㅋ..
    와...정말 제대로 구워 드셨네요.며칠 고생하시더니..오늘은 맘껏 행복해하시고..편안히 주무세요~~~

  • 4. 조선희
    '06.9.26 8:49 PM

    행복하신건 선생님 마음이 선하셔서 그래요. 마음의 평강이 바로 그것이지요.
    천국과 지옥이 한 끝 차이라는데.... 그 넓은 마음씨를 배우고 싶네요.
    가정이 천국의 축소판이랍니다. 단 화목할 때만. 시어머니 모시고 행복하게 사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홀시어머니가 많이 짐짝 취급을 받는 이 세상에..... 항상 건강하게 행복한 모습 보여주세요.

  • 5. 봄봄
    '06.9.26 9:05 PM - 삭제된댓글

    전어회, 구이.. 음~ 굽는 냄새가 여기까지 오는 것 같아요 ^^
    아직 잘은 모르지만 잔잔한 작은 행복이 진짜 행복이지 싶어요

  • 6. 영은맘
    '06.9.26 9:47 PM

    숯불의 화력이 여기까지 느껴지네요
    부러워요
    행복이란 단어가 참 아름답게 느껴지는 밤 이네요

  • 7. 프리치로
    '06.9.26 9:59 PM

    저렇게 해서 먹고 싶은 꿈이 있지요...
    근데 불피워줄 서방님이 맨날 늦게 오기때문에....ㅠ.ㅠ

  • 8. 더불어
    '06.9.26 10:50 PM

    저도 오늘 전어 구웠습니다.
    진짜 맛 나더군요......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지나친 과장은 아닌 것 같아요.
    온 가족이 가시발라내며 맛나게 먹은 저녁식사가 저도 큰 행복이었네여.......
    샘의 글이 아니였으며 그냥 지나칠 뻔한 행복이었습니다. 감사해여^^

  • 9. 저우리
    '06.9.26 11:17 PM

    샘요~숯불 베란다에서 피웠습니까?
    혹시 119 출동 안했습니까?ㅎㅎ
    저희 동네 베란다에서 고기 구워먹을라고 불핑우다가 앞동에서 신고 들어가서 웽웽~출동했답니다.

    정말로 전어의 제맛을 느끼면서 드셨네요.

  • 10. 애플민트
    '06.9.27 12:30 AM

    전 오늘 옥상에서 바베큐그릴로 전어 구워먹었어요^^
    덤으로 흑돈 목살 추가해서요~
    참숯향이 베어 참 맛있었어요..
    이런게 행복 아닐까요??

  • 11. 초보주부
    '06.9.27 9:58 AM

    행복의 의미를 미처 깨닫지 못했었는데
    선생님 글을 읽으니 그렇다면 저도 행복의 범주 안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유 없이 우울하고 복잡했었는데, 마음이 훈훈해졌어요.. 감사해요..^^

  • 12. 감자
    '06.9.27 10:03 AM

    지대로 염장이네요
    요즘 생선구이가 먹고싶어 몸서리치고 있었거든요...
    집이 좁아 냄새가 잘 안 빠지고..제가 구우면 맛이 없어서
    남편이 생선구이집 데려갈 날만 (남편직장앞 맛난집)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OTL

    우리 남편도 완두콩밥 젤 좋아하는데~~~^^ 완두콩 사다가 한번 해줘야겠어요

    샘!!!!! 제가 보기엔 부와 명예도 가지신거 같아요~~~
    행복이 정말 그 어떤것보다 우선이지요...행복할때의 맘이 어떤맘인지 아니까
    공감이 되네요~~~ 참 많이 행복했었는데..이번주부터 살짝 우울해졌어요 ㅋ

    샘은 오래도록 계속계속 행복하세요!!! ^^

  • 13. 캥거루
    '06.9.27 10:25 AM

    와 너무 멋지세요...마당이 없는 아파트에 사는 저로썬 그저 그림의 떡입니다.
    한입만 먹어봤으면..^^..꿀꺽

    행복한 글과 너무 잘 어울립니다.

  • 14. 포도공주
    '06.9.27 10:38 AM

    생선은 선생님같이 구워야 제맛인데.. ^^
    사진 보면서 군침만 흘리고 갑니다.

    주위에 있는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즐겨봐야 겠어요~

  • 15. 신중녀
    '06.9.27 12:10 PM

    네 정말로 그것이 행복이고 정말로 부러운일입니다 열심히한달일해서 근근히 먹고 살라야하는우리들의소시민은정말로 한숨으로일관하게되니깐요 정말로 부럽습니다 매일 들어와서 눈팅만 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저도 저렇게 열심히음식하여 올리수있을까 기대도합니다.

  • 16. 소금별
    '06.9.27 12:41 PM

    전어회...
    추석때 먹으려는데 비싸지면 안되는디.
    정말.. 염장 지대로입니다.
    포장마차에서 네명의 여자들이.. 한번두번 전어구이를 여러접시 시켰다가 계산서 보고 뒤로 넘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전어구이로 배를 채웠더니.. 10만원가까이 나왔드라구요... 간단히 포장마차갔다가.. ㅋㅋㅋ

  • 17. 에이프릴
    '06.9.27 12:51 PM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할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저도 늘 노력한답니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껴야 그게 바로 행복인거죠.

  • 18. 은구슬
    '06.9.27 1:21 PM

    너무나 부럽고, 그래서 늘 가슴이 훈훈한! 근데요, 저 바베큐 그릴 어디서 살 수 있나요?
    남대문 등산용구 파는 데 있는 거 그런건가요?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가능한거지요?

  • 19. miru
    '06.9.27 1:58 PM

    우와~ 지대로 드셨네요~ㅋㅋㅋ
    넘 맛나보여요~

    정말 행복은 맘먹기에 달린 것 같아요..
    저희 친정엄니도 혼자서 어렵게 어렵게 5남매 키우면서도,
    쌀독에 쌀있고, 냉장고에 김치있으니 든든하고 걱정없다라는 말씀을 종종하셨거든요...
    녹녹치 않은 생활이었지만, 어머님의 그런 긍정적인 사고로 저희 5남매 역시 큰탈없이 자랐고,
    긍정적인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 20. 그린
    '06.9.27 3:38 PM

    ㅎㅎ
    오늘 신문에 난 샘 기사보면서
    추석준비 야무지게해서 커피 한 잔 마셔야지 했답니다.^^

    요즘 집안에 우환에 있어 이래 저래 맘이 심란한데
    작은 것에서도 행복느끼며 화사하게 웃으시는 샘 모습보면
    저도 작은 위안 얻고 갑니다.
    건강이 최고예요...

  • 21. 그린레몬
    '06.9.27 4:18 PM

    전 선생님 처음 책 나왔을때부터 선생님이 부러웠었어요
    음식하나만으로도 이렇게 가족과 나누며 기쁨을 누릴수 있다는거
    아무나 못한다는걸 새삼 다시 배웠거든요
    늘 선생님의 진심어린 배려와 정성이 뚝뚝 묻어나는 삶의 모습이
    부럽습니다....

  • 22. 똥그리
    '06.9.27 5:11 PM

    행복은 곁에 있다는 게 맞는 거 같아요...
    단, 그걸 느끼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은 아주 많이 행복하신 분이세요~ ^^
    여긴 전어는 없지만,,, 내일 불 좀 떼워서 뭐라도 궈먹어야겠어요.
    넘 맛있게 보여서... ^^

  • 23. 산적
    '06.9.28 2:43 PM

    행복이란 작은데서 평범한 일상에서 느껴지는게 맞는 것 같아요.
    돈이 많다고 명예가 있다고 꼭 행복하지만 않으니까요.
    부럽네요. 생선들도 너무 맛있어 보이고요.

  • 24. 오키프
    '06.9.28 10:12 PM

    말만 듣고 한번도 못 먹어본 전어....
    그렇게 맛있나요?
    전 고등어가 젤루 맛있는 생선인줄 아는 촌닭인뎅...ㅠㅠ

    숯불서 구움 더 맛있겠죠?
    정말 부지런하세요.
    숯불 피워서 생선까지 구우시고 전 죽었다 깨나도 불가능...

  • 25. 늘오늘처럼
    '06.9.28 11:02 PM

    캬! 저렇게 구운 생선. 아주 제대로죠~~~~.

  • 26. 두문사랑
    '06.9.29 6:23 PM

    빨간 불속에서 행복이 생기네요..
    맛이 있겠네요,,
    침 이 꿀걱 넘어 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3347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233 2013/12/22 32,978
3346 나물밥 한그릇 19 2013/12/13 22,598
3345 급하게 차린 저녁 밥상 [홍합찜] 32 2013/12/07 24,898
3344 평범한 집밥, 그런데... 24 2013/12/06 22,270
3343 차 한잔 같이 드세요 18 2013/12/05 14,901
3342 돈까스 카레야? 카레 돈까스야? 10 2013/12/04 10,916
3341 예상하지 못했던 맛의 [콩비지찌개] 41 2013/12/03 14,987
3340 과일 샐러드 한접시 8 2013/12/02 14,098
3339 월동준비중 16 2013/11/28 17,015
3338 조금은 색다른 멸치볶음 17 2013/11/27 16,720
3337 한접시로 끝나는 카레 돈까스 18 2013/11/26 12,477
3336 특별한 양념을 넣은 돼지고추장불고기와 닭모래집 볶음 11 2013/11/24 14,808
3335 유자청과 조개젓 15 2013/11/23 11,833
3334 유자 써는 중! 19 2013/11/22 9,710
3333 그날이 그날인 우리집 밥상 4 2013/11/21 11,216
3332 속쌈 없는 김장날 저녁밥상 20 2013/11/20 13,679
3331 첫눈 온 날 저녁 반찬 11 2013/11/18 16,483
3330 TV에서 본 방법으로 끓인 뭇국 18 2013/11/17 15,742
3329 또 감자탕~ 14 2013/11/16 10,501
3328 군밤,너 때문에 내가 운다 27 2013/11/15 11,565
3327 있는 반찬으로만 차려도 훌륭한 밥상 12 2013/11/14 12,918
3326 디지털시대의 미아(迷兒) 4 2013/11/13 10,955
3325 오늘 저녁 우리집 밥상 8 2013/11/11 16,523
3324 산책 14 2013/11/10 13,361
3323 유자청 대신 모과청 넣은 연근조림 9 2013/11/09 10,822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