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주말 강추요리 7 [단호박 크로켓]
기왕 돈까스를 하려고, 튀김기를 꺼내고 식용유를 쏟아부은 김에..단호박 크로켓도 해봤습니다.
크로켓!!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 가사실습 한 기억이 두어번 밖에는 나지 않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중학교때는 감자크로켓을 했고, 고등학교 때에는 멘보샤를 했던 것 같아요.
특히..멘보샤는 그 가사실습 이후 듣도보도 못한 음식이라서, 직장 다닐때 별별걸 다 먹어보았지만 단 한차례도 본 적 없는 음식이라...
그래서 제 기억이 잘못됐었나 싶었었어요.
정말 제가 만들긴 만들었나..그런 음식이 있기는 있나...
얼마전 차이윈님이 멤보샤를 가사실습 시간에 했었다는 글을 읽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아, 내 기억이 맞구나 하구요..그런데 차이윈님과는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나는데...그때도 멘보샤를 했나봐요..
그건 그렇고....
그때 왜 가사실습에 크로켓이나 멘보샤 같은 음식을 했나 몰라요. 그렇게 대중적인 음식도 아니면서...
여태까지 살면서, 가사실습 이후 감자크로켓을 제 손으로 만들어본게 두어번 밖에 안되는 것 같아요.
감자를 쪄서 으깨고, 다진 고기 볶고, 양파도 볶고, 이렇게 한 재료를 모두 섞은 다음 빚어서 밀가루→ 달걀→ 빵가루 입혀서 튀겨내고...
으...전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음식, 딱 질색입니다.
음식이란... 먹는 사람은 물론이고 만드는 사람도 즐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사람이 힘들지 않고 즐겁게 만들어야 정성이 들어갈테고, 그래야 음식이 맛있어지는 거 아닌가요?
과정이 중요한 건데...흔히들 결과만 중요하게 생각하죠..맛이 있네 없네 하면서...^^;;
그리고 최선의 조리는 최고의 재료이구요.
신선한 재료를 가지고, 최소한의 조리과정을 거치면 충분한 게 아닌가 싶어요.
이런 기준에서 볼 때 감자크로켓은 점수를 줄래야 줄 수 없는 음식이죠.
그런데 문제는 언젠가 다시마님이 만든 단호박 크로켓을 먹어본 후 자꾸 생각이 나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아주 모처럼...크로켓을 만들어 봤습니다. 감자 대신 단호박으로...
다시마님의 단호박 크로켓은 이렇게 만듭니다.
히트레시피의 단호박 크로켓 레시피- http://www.82cook.com/zb41/zboard.php?id=recipe&page=1&sn1=&divpage=1&categor...
그런데 저는 좀 달리 했습니다.
다용도실의 음식창고 정리차원에서...닭가슴살 통조림, 아스파라거스 통조림, 옥수수 통조림을 각각 하나씩 뜯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제가 뭘 넣었다고 하면..꼭 그걸 넣어야하는 걸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절대로 아닙니다.
전 그저 집에 많이 있는 재료를 넣을 뿐입니다.
특히나 닭가슴살 통조림이나 아스파라거스 통조림은 완전 비추입니다.
통조림 묶음 중 하나를 먹은 것도 환불이 되는 줄 알았으면 환불을 하는 건데...그러면 안되는 건 줄 알고...
닭가슴살 통조림 대신 다시마님식 대로 참치통조림을 넣어도 되고, 아니면 고기를 볶아 넣어도 되고, 그도저도 아니면 안넣어도 됩니다.
옥수수통조림은 흔한 거니까..넣으세요..
재료
단호박 1통, 닭가슴살 통조림 1캔, 아스파라거스 통조림 1캔, 옥수수 통조림 1캔, 소금 후추 조금,
밀가루 1컵 정도, 달걀 4~5개, 빵가루 1~2컵, 식용유 필요한 만큼
만드는 법
1. 단호박은 전자렌지에 8분 정도 돌립니다.
2. 익은 단호박을 갈라서 씨를 빼내고 살만 발라냅니다.
3. 닭가슴살 통조림, 아스파라거스 통조림, 옥수수 통조림은 모두 캔을 따서 내용물을 체에 받쳐 물기를 뺍니다.
4. 볼에 단호박과 닭가슴살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등을 모두 넣고 섞어줍니다. 재료들을 다지지 않아도 적당히 으깨집니다.
5. 소금 후추로 간한 다음 달걀모양으로 빚어요. 이때 손 대신 숟가락 두개를 가지고 모양을 잡으면 쉽게 빚을 수 있어요.
6.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묻힌 다음 170℃에서 튀겨냅니다.
단호박 크로켓 꼭해보세요...정말 맛있어요...밥 반찬보다는 간식으로 좋아요...
저도 튀기면서 몇개를 먹었는 지 몰라요..그랬더니 막상 밥상에서는 보기도 싫었다는....
그냥 먹어도 괜찮지만, 타르타르소스에 찍어먹으면 더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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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lumtea
'06.9.18 12:28 AM앗....1등^^;
2. plumtea
'06.9.18 12:29 AM저..그런데 멤보샤는 뭘까요....저는 실습할 때 샌드위치, 매작과 이런거 한 기억은 있는데.
선생님이 주신 레서피로 내일 아이들 간식해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3. izemina
'06.9.18 1:31 AM저 2등?
4. izemina
'06.9.18 1:37 AM일단 등수부터 찍고...
저도 멤보샤 실습세대네요.
멤보샤는 네모 나게 자른 식빵 사이에 새우 갈아 양념한 것을 넣어 튀긴 것으로 기억하는데
맞죠? 맞나요? 맞는 거 같은데...
요즘은 저도 제 기억을 100% 믿을 수가 없어서... ^^;;;5. 차이윈
'06.9.18 7:14 AM선생님... 이웃분한테 이야기 듣고 달려왔어요.
제 이야기를 하셨다기에 깜짝 놀라서리~
'멘보샤'라고 해야 키톡에 나올거예요.ㅎㅎ
지금 알게된 정확한 명칭은 '미엔빠오샤'가 맞고요.
그 요리는 실습용 요리였나요?저도 다른 곳에선 맛보지 못했으니까요...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우리 친구는 그런거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던걸요.
유령회원 노릇하다가 올만에 인사남깁니다.
죄송,죄송...^^6. 돼지용
'06.9.18 8:00 AM멘보샤
저는 결혼하고도 한참 뒤에 호텔 주방장에게서 중식 몇 시간 배울 때 실습했었죠.
제 입맛에는 짱이었는데요,
그 튀김온도 맞추기도 힘들고,
잘못하면 눅눅하고...
그래서 못해먹는, 그래도 먹고 싶은 요리랍니다.
잘 하면 맛있어요.
크로켓도 물론 제 입에는 짱이랍니다.7. 아침산책
'06.9.18 9:13 AM저도 중학교 실습시간에 멤보샤했어요
그런데 식빵에 기름이 잔뜩 묻는게 겁나 이후 한번도 못해보았어요'
상당히 맛이 있었던 걸로 기억되어 언젠가 한번 해보고 싶어요.
혹 좋은 레시피 아시는 분 있으면 올려주세요
추억의 요리 한번 꼭 해보게요.8. 어리버리새댁
'06.9.18 10:28 AM단호박이 심근경색에도 좋다고 TV에 나오던데...이번주 주말에 함 해봐야겠어요~^^;
9. 둥이둥이
'06.9.18 12:02 PM주말에 오랜만에 설악산에 다녀오느라 이제야..82에 들어오니..
희첩에 글이 주루룩~ 이네요..^^
선생님..항상 재미난..생생한 글 감사해요...^^10. pine
'06.9.18 4:18 PM집에 단호박 사놓고 어떻게 먹야야 하나 하고 있는데, 크로켓 만들면 되겠네요.
선생님의 글도 재미있게 감상합니다11. 산군
'06.9.18 5:01 PM멤보샤, 만보샤? 원미경이 한가득해서 냉동시켜놓고 먹는 별미라 해서 알고 있는 음식이여요. 전 그세대가 아닌듯^^; 대충 만두피에다가 새우를 굵게 다져 양념해 놓고 튀긴다던데요. 글구 냉동시켜 두구두구 먹는다던데... 식빵이었군요. 가끔 호텔부풰서 식사할때 전 그음식 꼭 찾는편이어요. 옛날 가든호텔서 무쟈게 맛있게 먹었거든요. 요즘은 모르겠지만~
지방호텔 부풰서도 가끔 나오는거 봤구요.12. 채유니
'06.9.18 6:16 PM지난 토요일(16일) kbs 2 tv "노벨의 식탁"에 나왔었어요.
13. 달개비
'06.9.18 11:24 PM단호박 한덩어리 사 두었어요.
한번에 많이 만들어서 냉동해 두어도 좋더라구요.
단호박만 으깨서 속에 치즈도 넣어 봤답니다.
선생님 작품 속이 노릇하니...아주 맛있어 보여요.14. 두부
'06.9.19 1:22 AM전 멤보샤, 실습한 세대는 아니고요..
울 언니가 학교에서 실습하고 동생을 위해 한쪽 고이 싸와서
맛볼 수 있었던,
정말 꿈에도 잊을 수 없던 맛의 추억을 가진 동생 세대랍니다.....
아마 제 언니는 그 음식의 이름조차 잊었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죽아도죽아도 그 음식을 잊지 못한답니다.
'와!중학교는 대단해! 이런 것두 만들고! 아, 살살 녹아....'
뭐 대충 그런 추억이었지만 이제 와 생각하면 울 언니, 넘 착하고, 예쁘지요.....?15. 까미
'06.9.19 10:51 AM선생님 그 닭가슴살통조림 코슷코에서 사신거 맞나요?
저 거기서 그것 한 묶음 사다놓은뒤로 대략 난감;;;ㅡ.ㅡ 처치곤란. 하는수 없이 크로켓 해 먹어치워야지 미루고미루고 있던 참이었답니다.
저랑 같은 생각 하셨다니 대략 므흣하와요..^^16. 김혜경
'06.9.19 10:57 AM까미님..맞아요..그럭 저럭 먹어간다는...참치맛하고 비슷해서 참치캔 넣을 때 대강 넣어요..ㅠㅠ
17. Terry
'06.9.19 6:47 PM멘보샤... 왜요, 저희 친정어머니는 제가 어릴적 그러니까 70년대에는 계속 생일이며 명절이며 각종 손님치르는 날에 꼭 상에 올리신 음식이었는데요.. 저는 친구 생일상에서 멘보샤 먹어 본 적도 많아서
감자 사라다와 더불어 그 음식은 유행이 지났나..요새는 왜 아무도 안 하나.. 하고 있었는데.
친정엄마는 기름이 넘 무서워서 이제는 살찔까봐 못 하겠다고 하시구요...
그게 그렇게 흔하게 먹는 음식은 아니었네요. 차이원님 덕분이 그 요리가 중국요리인 건 오늘 첨 알았습니다. ^^ 저는 한국음식인 줄 알았어요. 짜장면이나 짬뽕처럼 한국에만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