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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선택 [감자구이]

| 조회수 : 13,883 | 추천수 : 82
작성일 : 2006-07-16 15:18:33
아~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걸까요?
그러지 않아도 나라 걱정에 속이 시끄러운데..이렇게 비까지 쏟아져, 영 좋질 않네요.
폭우 때문에 길이 끊어지는 거야 비 그친 다음에 고치면 되지만...목숨을 잃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너무 안타까워요.
제발 더 이상 인명 피해는 없어야 하는건데...



오늘 아침,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7시에 눈이 떠졌습니다.
여름이 되면서 아침 일찍 성당에 다녀오시는 어머니,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까 가시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제 말을 들으실 리도 없고,
암튼 걱정이 되서 어머니께 가보니까, 어느새 성당가실 채비를 하시고 계시는 거에요.
그냥 걸어가시겠다고 하는 걸...모셔다 드리겠다고 말씀 드리고, 잠시 서재에 들어와서 밀린 원고를 썼습니다.
미사 시간에 맞춰서 모셔다 드리는데 어찌나 세차게 비가 내리는 지...
성당에 모셔다 드린 후, 괜찮다고 하시는 걸,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모시러 오겠다고..시간 약속을 하고는 잠시 집에 들어왔습니다.

세상을 살다보면..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하는 일이 참 많습니다.
오늘처럼,
내 몸 편하자고 모시러 가지않아 마음이 불편한 것과 조금 귀찮기는 해도 모셔다 드리고 모셔 와서 마음이 편한 것,
물론 이런 때는 거의 대부분 마음이 편한 쪽을 택합니다. 몸 아끼느라 마음이 불편한 건 참 견디기 힘들죠.

요리를 하면서도 이런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음식을 맛있게 먹기 위해 화학조미료가 들어있는 시판소스를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맛이 없더라도 시판소스를 쓰지 않을 것인지..
이런 때, 전 맛있는 음식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맛없는 걸 먹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스트레스와 시판소스 중 굳이 골라야한다면..스트레스 없는 편을 택하는 거죠.  

오늘 점심에 먹은 감자구이도 그랬습니다.
감자 썰어서 팬에 담고, 그위에 양파랑 토마토 올리고, 그리고 치즈를 얹어서 구워내는...
감자를 썰어서 그냥 하면..설거지는 적은 대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삶아서 하면 냄비 하나를 더 닦아야하지만 요리시간이 짧아지고.
오늘은 인내심과 설거지 사이에서 설거지를 택했습니다.
삶아서 하니까....그릴에 10분밖에 굽지 않았는데도 딱 먹기 좋게 되네요.

재료
감자 1개, 양파 1개, 토마토 1개, 피자용 치즈 반컵, 버터 10g, 소금 후추 조금

만드는 법
1. 냄비에 물을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펄펄 끓여요.
2. 동글동글하게 썬 감자를 넣어 삶아요.
3. 양파와 토마토도 동글 동글 썰어요.
4. 오븐 팬에 버터를 두르고 삶은 감자를 깐 다음 양파를 올리고, 토마토를 올린 후 치즈를 뿌려요.
5. 토마토를 한두쪽 치즈 위에 올려서 구우면 더 먹음직 해보여요.
6. 광파오븐 그릴 모드에서 10분간 구워요.

※ 광파오븐이 없어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프라이팬에 감자 양파 토마토 치즈를 얹은 후 약한 불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구워줘요.
또 소형전기오븐의 경우도 광파오븐과 같은 방법으로 하면 됩니다.




감자구이와 같이 먹은 돼지고기 고추장불고기입니다.
쇠고기불고기 재어놓은 것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kimys가 좋아해서, 오늘같이 비오는 날 매콤한게 먹고싶을 것 같아서,
어머니 모셔다 드리고 오는 길에 동네 정육점에서 샀습니다.

공룡과도 같은 대형마트 대신 재래시장이나 영세상인들을 살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럴 때에는 정말 판단이 어려워집니다.
오늘 동네에서 산 고기, 제가 늘 가는 대형마트의 돼지고기 값보다 비싸면서, 맛은 못하더라는...
맛 없고 값은 비싸더라도 영세상인을 살리는 명분을 택해야하는 건지,
아니면 싸고 맛있는 대형마트의 고기를 사먹는 실리를 택해야 하는 건지...

처삼촌의 떡도 싸야 사먹는다는 옛말처럼...실리만 추구해도 되는 건지, 아니면 명분을 쫓아야 하는 건지...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afri
    '06.7.16 3:23 PM

    어제 일밥을 뒤적거리다 돼지고기고추장불고기 해먹었는데...
    가끔 한번씩 나도 모르게 그책에 손이가고
    그럴때마다 전에 없던것같은(?) 금쪽같은 음식이
    화악 눈에 띌때가 있습니다.
    너무나 맛나게 먹었어요..

  • 2. 보라돌이맘
    '06.7.16 3:30 PM

    저도 좀 다르긴 하지만 오늘 감자 구워먹었어요.. ^^
    정육점 이야기도 공감합니다.
    고기는 믿을만한 질좋은 단골정육점 한군데 두시고 다니시는게 좋지요.
    마트라고 다 좋지는 않지만... 적어도 마트고기는 아니다싶을때 사후처리 확실히 해주니 그점은 좋은거같아요

  • 3. 초보주부
    '06.7.16 4:16 PM

    대략 순위권인가요? ㅎㅎ
    출출해서 파운드케익 한 판 구우려는 참인데, 오븐 열기 있을때 감자도 구워야겠네요
    너무 맛있어 보입니다 ^^

  • 4. 주원맘
    '06.7.16 4:20 PM

    정말 맛있어 보여요....
    비가 와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세 식구가 집에서 뒹굴뒹굴,,,,
    서로 출출하다고 궁시렁 거리다 들어왔는데....으악...먹고 싶어요...
    오늘 저녁은 저도 매콤한 걸로 준비해야 겠네요...
    울 신랑 청하 사러 나가야 겠네요....ㅋㅋㅋ

  • 5. mulan
    '06.7.16 4:56 PM

    오우.... 저희집도 오늘 고추장돼지고기구이를 선택하려고 장봐놨어요. 선택은 정말 어렵지요.^ ^

  • 6. 최정하
    '06.7.16 7:13 PM

    .비가 와도 정말 너무 오네요. 비피해가 그만해야 할텐데 마음이 울적하네요. 감자구이도 맛나 보이고 돼지고기불고기도 맛나 보이네요.

  • 7. 하눌님
    '06.7.16 7:26 PM

    방금 해먹었네요

    냉장고에있던 찐감자 썰어팬에깔고 토마토얹고 치즈뿌리고 위에향신료좀뿌리고,,

    까탈스런울아들 아무말않고 먹는거보니 성공한것같네요

    남편의 한마디"오븐에구우면 훠~얼~씬 맛있겠네" 합니다ㅋㅋㅋ

    샘님~잘먹었습니다

  • 8. 감자
    '06.7.16 9:18 PM

    감자구이 무지 맛있어보여요!!!!

    시판소스하니까 생각났는데요
    며칠전에 두부조림이 먹고싶어서 두부사러 마트에 갔는데요
    (제가 한 두부조림 맛이 별로에요 ㅡ.ㅡ;;)
    마침 두부조림소스를 껴주는거에요...너무 반가반가!!!
    소스 하나 더 얻어서 집에 왔지요..룰루랄라~~ ㅋ
    풀*원은 소스에 화학조미료가 안 들었기땜에 기쁜 맘으로 시판소스로 두부조림 맛있게 해먹었네요~~~

    결혼해서 살아보니 참 쉬운 기본반찬들이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이 안 날때가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연휴를 맞이하여 친정에 왔어요~~~
    먹고싶었던거 쭉~~ 불러서 얻어먹으니 넘 행복하네요 ^^

  • 9. 뷰티플소니아
    '06.7.16 10:11 PM

    아웅~너무 맛있겠어요..
    우리집에 감자가 너무 많아서 처치 곤란 이었는데,
    치즈녛고 다시 해 먹어봐야 겠어요..
    저는 요기다 베이컨 추가 해도 되죠?

  • 10. 행복맘
    '06.7.17 10:43 AM

    늘 매사를 깊이 생각하시고 사시는듯하네요.맘이 참 여리시고 예쁘신것 같아요.음식 솜씨는 물론 최고구요.(물론 맛은 못 봤지만요.헤헤)깊고 넓은 항아리같은 혜경님 늘 행복하세요.

  • 11. 남영희
    '06.7.17 1:27 PM

    오늘 첨 회원가입.선생님책은 첨 나온때부터 끼고 삽니다. 요리도 2년정도 배웠지만 손님오실때만 하게되고 식구가 없어 번거롭고 남아 아깝고...많은 요리책들중 선생님책 최고짱! 방배동 옥수동 기타등등..번거롭고 도움안되..넘 반갑구여 존경해요. 이런글 첨입다.많은 도움 감사해요..건강하시구 행복한 복된나날 되시길...^^

  • 12. 더블유
    '06.7.17 9:09 PM

    근데 광파오븐은 뭔가요?
    구입은 어디서 해야하구 가겨은 얼마나 되는지요?

  • 13. 하얀책
    '06.7.18 2:56 PM

    이거 해먹었어요. 햇감자가 맛있어서인지 아무 짓 안해도 너무 맛있네요. 늘 감자그라탕한다고 화이트소스 만들고, 각종 야채 볶고 난리를 쳤는데... 만들기도 간단해서 어젯밤에 해먹고 오늘 아침에 또 후딱 한판 구웠어요. 애들도 너무 잘 먹네요. ^^;

  • 14. tomatolove
    '06.7.18 4:34 PM

    맞아요... 과일. 울집앞 과일가게 아저씨거 사먹는데... 어쩔땐 더 비싸고 맛은 그저그래....헷갈린답니다.
    그래도 울엄마말씀은.. "없는사람들꺼 팔아줘라.." 엄마말씀 귀에 울려 오늘도 그 아저씨네 과일 사러 갑니다. ^^

  • 15. 미세스민
    '06.7.19 4:02 PM

    저도 감자구이 많이 해먹어요
    전....감자를 감자깍는 칼로 깍아요(?)
    그럼 더 얇아서 따로 삶지 않아도 포테이토처럼(눅눅한 ~) 고소하고 빨리 익어요 ㅎ ㅎ
    울 아이 반찬으로 만들면 남편이 더 잘 먹어요.

  • 16. 모란꽃
    '06.7.20 11:16 PM

    와~~~ 맛있고 간편하겠어요!
    너무 쉬워 보여요~~~

  • 17. 탁씨부인
    '06.7.27 1:06 AM

    감자구이는 울 희원이 한테 해주고 고추장 불고기는 제가 먹고 싶네요.
    저도 시어머님 모시고 사는데 선생님이 참 존경스러워요.
    잘 해드려야지 하면서도 맘과 몸이 분리가 되어서리...어렵네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18. 준호맘
    '06.8.29 12:09 AM

    강추강추 넘 먹고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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