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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헌가구 살려내기

| 조회수 : 14,438 | 추천수 : 190
작성일 : 2006-05-15 20:49:20


전...유난히 단골을 좋아합니다.
다녔다 하면 별 일이 없는 한 십여년씩 다닙니다.
단골집이 아닌 곳에 가면, 왠지 미덥지않고 마음이 놓이질 않아요.

가구점 역시 단골로 다니는 집이 있습니다.
가구살 때 다른 집에는 아예 가보지도 않는다는...그 집에 있는 카달로그를 보고 그냥 주문하곤 하죠.
이번에 그릇장을 들일 때도, 실물은 보지않고 사장님의 말씀만 믿고 카달로그 보고 샀다는..

그릇장 배달받으면서 십여년 이상 쓴 원목옷걸이를 리폼해달라고 보냈어요.
원래는 아랫부분에만 칸이 있고 중간에는 선반없이 옷만 걸도록 되어있는 것인데,
옷걸이로 쓰기 적당치 않아서 S고리를 이용해 핸드백 주렁주렁 걸고,
윗쪽에는 모자 상자 등을 아무렇게나 쌓아 거의 천장에 닿은 지경으로, 어수선하게 해놓고 쓰던 것이었어요.

여기에 선반 2개만 지르면 수납력이 짱짱해져 얼마나 좋을까 싶어..
이번에 아무 나무 조각이나,MDF도 좋고 거친 나무 판자라도 좋으니 그저 선반만 질러서 보내달라고 부탁했었어요.

역시 단골이 좋긴 좋습니다..^^
맘씨 좋은 사장님, 원목을 사다가 선반을 지르고, 아예 전체적으로 칠도 다시 하고 샌드페퍼질까지 해서,
새 물건으로 만들어 보내셨어요...
아무렇게나 해서 보내달라고 하니까.."아무렇게나 하면 맘에 드시겠어요?"하시더니..어찌나 멋지게 해서 보내주셨는지..
그것도 공짜로....단골이라..그냥 해주신대요..아이 좋아...

그동안 자리는 차지하면서..자리 차지하는 만큼 쓸모가 없고...서재방을 더욱 지저분해보이게 하는 주범이라 아주 미워했었는데..
오늘부로 제 귀염둥이가 됐답니다...

가방도 얹고, 모자상자도 정리하고, 핸드백도 보관하고...
앞으로 이십년은 너끈히 쓸 수 있을 것 같죠?!




사진으로 보니까 너무 지저분해보이는데..실제로는 깔끔해보인답니다..ㅋㅋ...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낮은창
    '06.5.15 8:51 PM

    단골이라는 말... 참 정이 가는 말이죠.
    전 아직 깊은 눈길 주고 받는 단골집이 없어서리... ^^;
    부럽습니다.

  • 2. 마타리
    '06.5.15 9:13 PM

    천덕꾸러기 가구가 되면 그냥 버리기도 많이 하는데,
    이렇게 멋있게 살려내셨네요
    저도 단골집이 없어서..
    하나 만들어 두고 싶어요. 부럽습니다

  • 3. 그린
    '06.5.15 9:27 PM

    저도 낡은 거 못 버려서 잔뜩 끌어안고 사는데
    이런 거 보면 괜히 정겨운 느낌이 드네요.
    정말 수납력 짱짱하겠어요.^^

  • 4. 행복녀
    '06.5.15 9:43 PM

    유난히 단골 좋아하신다는 말씀~~저도 너무나 동감이 가네요....
    저는 미용실을 14년째 한곳을 다니고 있거든요~~그외 여러가지, 음식점이면 음식점,
    잡화상이면 잡화상등등~~정말 단골좋아해요~~

    그곳에 가면 왠지 정이 느껴지거든요~~어쩌면 선생님의 그러한 모습에서
    저역시 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멋진 가구의 탄생을 축하드려요~~

  • 5. 둥이둥이
    '06.5.15 9:50 PM

    모자랑 가방수납..진짜 어려운데...전 정리를 아주 못해서뤼...
    사계절 모자들을 서랍안에 대충...이불장위에도 대~충 얹어놨어요..-.-
    제가 젤 좋아하는 소품이 모자거든요..^^
    오늘의 주인공 뒤로..골프 연습하는 것들과..
    골프접시랑 뒤에 귀여운 사람들과 미니골프채??... 보이네용~~^^

  • 6. 은빈맘
    '06.5.15 10:13 PM

    단골이란 말, 참 푸근함이 느껴집니다.
    저도 한 번 다니기 시작한 곳은 어디든 잘 바꾸지 못했답니다.
    하다못해 아이들 키울때 학원조차도 잘 옮기지 못했거든요.^^
    튼실하게 변모한 가구가 넉넉해보입니다...

  • 7. 넉넉칸
    '06.5.16 2:07 AM

    지전분해 보이지 않아요^^

  • 8. 클라우디아
    '06.5.16 2:42 AM

    정리정돈~ 영원한 저의 숙제랍니다. 그래서 일단 옷장 안에다 다 집어두고 가리지요..ㅎㅎㅎ

  • 9. silvia
    '06.5.16 6:13 AM

    전 핸드백을 어찌 수납을 해야하나 고민하다 이케아 제품으로 하얀색 문없는 책장을 구입해서
    샘처럼 정리 정돈을 끝냈죠~~
    5단 선반이 들어 있어 가방들만 쫘~~~~악 꽂아 넣었죠~
    오늘 샘집의 정리를 보니... 저도 자질구레한 가방은 저렇게 박스 안에다 넣어 수납해도
    깔끔할 거 같다 생각이 드네요~

  • 10. 먼데이~
    '06.5.16 9:33 AM

    저도 단골 참 좋아하는데.. 한번 발길하면 딴덴 가보지도 않는점이 저랑 같으세요~...ㅋㅋ
    (저도 혜경 이랍니다..^^)

  • 11. 달개비
    '06.5.16 10:55 AM

    가방이나 모자 보관하기 딱 좋은 걸이네요.
    보기 싫다고 버리지않고 두신 것, 제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랍니다.
    재주가 없다보니 리폼같은건 꿈도 못꾸고,그냥 내버리게 된답니다.

  • 12. 쵸콜릿
    '06.5.16 11:07 AM

    저도 단골 좋아해요 ^^

  • 13. okbudget
    '06.5.16 1:29 PM

    클라우디아님-반갑습니다.저처럼 정돈하며사는사람이있어서~

    책은 정리정돈하는책 잘보면서~쯧쯧,스스로 자책해봅니다.

  • 14. 은구슬
    '06.5.16 1:31 PM

    저두 그렇습니다. 단골하나 정하면 죽자사자 그 곳밖에 .... 그러다보니 여태 그 남편이랑
    아직도 삽니다요.ㅎㅎㅎ

  • 15. 윤은지
    '06.5.16 3:30 PM

    은구슬님 은근히 웃기시네요...ㅎㅎㅎ
    저는 혼자 있는 시간이 참 길거든요...이렇게 한번씩 웃을 수 있게 해주셔서 고마워요.

  • 16. 최정하
    '06.5.16 4:27 PM

    가구탄생 축하드려요. 아주 깔끔한데요

  • 17. june
    '06.5.16 6:46 PM

    앗,,, 저 사이에 낀 책들은 어떻게 하시나요? 안 읽어 주면 책들이 서운해 할텐데... 책에서 손을뗀지 이주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한국에 오면 책이 손에 안잡혀요 ㅠ_ㅠ 그나저나 정말 좋은 단골집을 두셨네요.

  • 18. 오키프
    '06.5.17 12:48 AM

    정감가는 말입니다.
    단골.....
    요즘은 쇼핑이 웹서핑이 되 버려서 저에겐 찾기 어려운 말이 되버렸네요..

  • 19. 지나엄마
    '06.5.17 5:37 PM

    그 단골집에 주일날 가서 장식장 2개 지르고 오늘 받았어요
    저두 이제부터 단골할래요 ^^;;

    오셔서 손잡이 설치해주시며 가구중에 손볼것 없냐고 고쳐주시마까지 하시던걸요?
    너무너무 친절하시고...

    제가 뭐만 하면 태클 거시는 울엄마
    왠일인지 이쁘네~ 하시더라구요..
    그릇 정리해서 사진도 올려야겠어요.. ^^;;

    제목은 자랑질~~[새 그릇장] 으로.. ㅎㅎㅎ

  • 20. 희망나라
    '06.5.26 10:14 AM

    넘 좋은 가게랑 인연이 있으셨네요.
    넘 부럽당!
    사장님도 짱이시네요. 그런분들 주위에 있음 나두 단골할텐데,,,
    약간의 시셈+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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