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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아, 옛날이여...

| 조회수 : 10,797 | 추천수 : 88
작성일 : 2006-05-12 21:35:49


거의 이십년전쯤...
친정부모님이랑 오빠네 가족, 남동생(아직 장가 가기전..), 그리고 우리 가족....
이따금 이동에 갈비 먹으러 움직이곤 했습니다.

이동 갈비골목에 가면..즐비한 갈비집 가운데 항상 가던 집이 있었습니다.
갈비맛도 갈비맛이지만...
갈비를 먹고나면 아이들은...으레 그 집 옆에 흐르는 개울가에 첨벙거리고 들어가 물장난을 하곤 했습니다.

한번은 아무런 준비없이 갔던 조카아이들이 물에 들어가야만 하겠다고 해서...완전누드로 개울에 들여보낸 적이 있습니다.
증거를 남겼습죠...저와 올 누드의 두 총각, 이렇게 셋이서 찍은 사진...ㅋㅋ..
이 총각들 자라면서, 지들 앨범에 있던 그 누드 사진을 없앤 것 같은데...
전 잘 가지고 있습니다요...갸들 색시 보여줄라꼬...

아닌게 아니라..이 총각들 중 큰 총각은 어느새 대학 졸업하고 소위 임관까지 했습니다. 월급도 탄데요.
작은 총각은 대학 가기위해 열심히 공부중입니다...
가끔..약올려줍니다. "이담에 고모한테 잘못하면 니들 색시에게 사진 공개할꺼야..."하고..호호..

그런데...2년전엔가..그 집에 가보니..석축을 쌓아 이젠 개울에 들어가지 못하게 해놨더라구요...
유리창 밖의 개울을 보면서... 옛 생각도 잠시 해봤습니다..

오늘..산정호수 부근에 갔다가, 그 갈비집에 들어갔습니다.
변한 건...개울가에 들어갈 수 없는 것 뿐 아니었습니다.

갈비의 양은 왜 그리 작아졌는지...1인분 400g...이렇게 써놓았는데...
그램수는 피부에 와닿지 않고 눈으로 보이는, 집게로 집어지는 갈비의 양, 셀 수 있는 갈비댓수만 절실하게 느껴졌다는...
우리 조카들 누드 사진 찍을 무렵에는 1인분이 10대인가 그랬고...또 1대의 양도 많아서 5명이서 3인분 가지고도 충분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오늘은...일곱대인지 여덟대인지...댓수가 줄어들은 것도 줄어든 것이지만, 어쩜 그렇게 양도 적은지...
그동안 세월은 얼마나 흘렀고, 물가는 또 얼마나 많이 올랐습니까?
그런 거 다 알고,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가는데...마음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여전히 옛날이 그립습니다...
수영복이 없어도 꼭 개울물에 들어가고야 말겠다고 조르던 그 조카들의 모습이 그립듯이...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민지
    '06.5.12 9:41 PM

    앗!!
    1등인가요?

  • 2. 김민지
    '06.5.12 9:43 PM

    82에서 첨 1등했어요!!
    저도 친정부모님과 다니던 고깃집이 생각나요.10년전쯤 없어졌는데..
    지금도 그맛이 그리워요..

  • 3. 코알라^&^
    '06.5.12 10:01 PM

    영광의 남바 투!!
    전 항상 느끼거든요.
    갈비는 어딜가든 양이 작음을...*^^*

  • 4. 클라우디아
    '06.5.12 10:05 PM

    넘버 쓰리?
    포천에 외할아버지 산소가 있어서 일년에 한두번은 먹어줬었는데 요즘은 아가때문에...결혼식 전날에도 명동 이동갈비집에서 갈비를 먹었다는...ㅎㅎㅎ

  • 5. 이마공주
    '06.5.12 10:33 PM

    선생님의 글을 보니 옛날생각이 나서 몇자씁니다.
    아마 10몇년전이였을거예요 저도 이동갈비집에 다닌지...
    그리고 한동안 IMF라는 파동에 휩싸여서 우리집도 쓰러져버렸지요...
    한동안 먹고싶어도 가지못했다는...
    그리고 5년전에 갔었는데...변한것같지는 않지만 왠지 낯설은 모습들이 보였읍니다.
    정말 양도 형편없어지고 옛날엔 한번시키만 큰냉면그릇에 한가득 푸짐하게 먹고오곤했는데
    지금은 그렇지않더라고요..
    글구 그곳에 가면 유난히 좋아하시던 아빠도 생각이나는군요.
    지금은 올해로 3번째 재사를 지내지만 이렇게 연관된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제 눈앞을 흐리게하네요..
    그곳에서 갈비 몇절음과 막걸리에 세상만사를 잊으시던 모습이 떠오르는군요..ㅠ.ㅠ

  • 6. 넉넉칸
    '06.5.13 12:10 AM

    보통은 갈비 먹으면 냉면 드시죠?
    저희 집은 이동 갈비 먹고
    갈비탕 먹습니다.
    다들 대단 하다고 하지요.
    아니오!!
    대단하기 보단
    胃大(위대)하다고 해야겠죠^^

    이름바 No.5 였습니다.

  • 7. 쿵쿵
    '06.5.13 8:05 AM

    저두...신랑이 군대를 포천근처에서 했는데요.
    지금은 시댁식구들인 누나들과 같이 면회가서 갈비 먹었던 기억이 나요. 참 맜있고 푸짐했는데.
    그래서 작년에 친정식구들과 10년만에 갔답니다. xx할머니집으로 한여름 그 찌는듯한 더위에 갈비먹는데 정말 뜨겁더군요..헉스. 그래도 얼마나 맛있었는지
    생전 머 맜있다 말없는 신랑이 가고 싶다고 하데요.
    겨울에 스키타러갔다 갔는데.....겨울이여서인지 여러식구가 아닌 꼴랑 2명이여서인지 맛이 그맛이 아니더이다..후후후..

    역시 찌는더위에 먹어야 제맛인가 봅니다.

    선생님글보고 갑자기 이동갈비의 추억이 생각나서..저두 no6

  • 8. 달개비
    '06.5.13 8:55 AM

    ㅎㅎ 전, no7.
    요즘 갈비 양 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죠?
    맛이나, 양이나, 아! 옛날이여 소리 절로 나옵니다.
    그래도 사진에 뵈는 갈비 참 먹음직스럽습니다.
    사진의 기술일까요?

  • 9. 최정하
    '06.5.13 12:11 PM

    갈비 먹음직스럽네요. 내일의 메뉴로 할까봐요.

  • 10. 봄(수세미)
    '06.5.13 8:06 PM

    이름바~넘버 나인~^^

    재미있습니다.^^
    그래도 10위안에~~^^

  • 11. 원추리
    '06.5.13 9:04 PM

    ㅎㅎㅎ 왠지 넘버 텐!! 꾸욱 눌러줘야 할것 같아서 로긴했네요.
    저는 지방에 살아서 이동갈비 유명한지 잘은 모르지만...
    어릴때 우리 네 식구 인근 갈비동네로 가서 20년 전 가격으로 한 10만원은 넘게 먹고 왔다는...ㅎ ㅎㅎ
    가족 행사였어요. 가끔 있는...
    저도 그때가 생각나네요~ 그리워요

  • 12. 행복녀
    '06.5.15 8:22 AM

    앗 저도 어제 산정호수 갔었는데요~~산정호수라는 곳을 말로만 들었던 차에 모처럼 시간이
    되어서 ...집에서 한시간만 가면 갈수있는곳이더군요~~
    노젖는 배도 타고, 우리들은 이동갈비는 안먹고, 정말 이웃집 아주머니같은 친천한분이
    음식을 하시는 모 음식점에서 ...여름같으면 아이들이 얼마든지 수영할수 있는곳에서
    토종닭을 먹었어요~~주인아주머니의 미소만큼이나 음식도 어찌나 맛있던지요~~

  • 13. 행복한 나
    '06.5.16 9:28 AM

    저희 남편의 학구열 때문에 방콕만 다녀오는데~~
    이동 갈비^*^ 맛나겠다.

  • 14. 적휘
    '06.5.18 12:56 PM

    저도 지난 겨울에 갔다왔는데,
    막걸리를 짝으로 살일이 있어서 그 아저씨한테 물어봤더니,
    요즘 LA갈비 수입이 안돼서 갈비가 무진장 맛이 없어졌대요.
    그래서 토박이 사람들도 이동갈비 잘 안먹으러 간다 하네요..
    나중에 LA갈비 수입되면 그때 와서 먹으라고 그러더라고요.
    그소리 듣고도 배가고파서 먹으러 갔는데, 정말이지 너무 맛이 없었어요...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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