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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어버이날 짧은 여행~~

| 조회수 : 11,542 | 추천수 : 89
작성일 : 2006-05-08 20:46:07


몇년전부터 어버이날이 되면 동서들과 함께 어머니와 점심식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올 수 있는 동서라고는 네째동서뿐...
며느리 다섯 중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이, 저랑 네째 뿐이라 하더라도, 해마다 하던 행사는 꼭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6일, kimys 생일날 가족들이 모였을 때 네째동서에게 물었었어요...동서와 나뿐인데 올 수 있냐고..
우리 네째 동서, 아주 착합니다. 당연히 온다는 거에요.
그렇다면..부부동반이 어떨까 싶어서 시동생에게도 올수 있냐고 물으니 올 수 있대요.
그래서 어머님과 우리 커플, 그리고 네째네 커플..이렇게 다섯이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어디가 좋을까..머리를 쥐어짜면서..
파주의 산들래, 송추의 가마골갈비, 풍동의 가나안덕 혹은 양수면옥, 세검정의 자하문, 서삼릉의 너른마당 등등,
만만한 곳, 이곳저곳을 놓고 저울질 하다가...
kimys에게 "여보...어머니 아직도 강화도 못가보셨는데 강화도는 어떨까??" 했더니,
kimys는 좋아하는 거에요.

그 자리에서 네째네로 전화해서 스케줄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넉넉하대요.
그래서 오늘 아침, 저희집에서 만나서 강화도 가기로 했어요, 어머니께는 말씀 안드리구요, 깜짝쇼하려구요...

아침 10시 시동생 내외가 도착해서 강화도로 출발했어요. 운전대는 제가 잡구요.
시동생 극구 자기네 차로 가자고 하는데....제가 길을 안다고 우겨가지고...
우리 동서 놀러간다고, 깜찍하게도 청바지를 입고 오고...^^

외포리에 도착해보니, 딱 12시,
자연산 농어회에 산낙지며 밴댕이회무침이며 풍성한 곁들임회들이 나와줘서...다섯이서 정말 실컷 먹었어요.
먹고나서 새우깡 한봉지 사가지고 석모도행 배가 뜨고 내리는 부두에서 갈매기와 놀았어요.
어머니도 너무 좋아하시고, 우리 시동생 너무 재밌어 하고...

강화도를 갈때만 해도 석모도 들어갈 생각은 안했는데...
우리 동서, "우리 석모도도 가요" 하는거에요.
페리에 차를 싣고 불과 5분만 항해하면 되는 석모도에 가서 차도 한잔 마시고, 섬도 한바퀴 일주했답니다.
동서 덕분에 얼마나 구경을 잘했는지...
돌아올 때는 일부러 초지대교 건너왔어요.

돌아오는 길에 울 아들, 어디냐고, 저녁은 자기가 사준다고 연락이 와서...
세검정 두부집에 가서 저녁까지 먹고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아들들 며느리들에..나중에는 손자까지 합석해서...어버이날을 보내니..무척 좋으신가봐요...
바다 보고...좋다...갈매기 보고 좋다....꽃 보고 좋다...숲 보고 좋다....

어머니의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까...평소 며느리 노릇도 잘 못하다가...
모처럼 오늘 하루 자식 노릇, 며느리 노릇한 것 같아서 여간 흐뭇한 것이 아닙니다.
일년에 단 하루 이럴 일이 아니라, 늘 한결같아야 하는데..그렇지 못해서...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이 드는, 그런 밤입니다.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상혜
    '06.5.8 8:52 PM

    오늘 신문 보고 강화도 가고 싶었는데, 좋으셨겠어요.
    부럽당

  • 2. 그린
    '06.5.8 8:53 PM

    ㅎㅎ
    저도 어버이날 핑계대고 부산다녀왔어요.
    이름있는 날이라 얼굴만 들이대도 좋아하시네요.
    부모님 마음이란 늘 그런 걸....^^
    저도 늘 한결같고 싶은데 마음뿐이네요..ㅜ.ㅜ

  • 3. 해바라기아내
    '06.5.8 9:03 PM

    시댁이면 시댁, 친정이면 친정...
    양상은 다르나 참 특이한 각도의 콤파스를 갖고 계신 분들인지라
    제발 이런 "날" 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 종일 한 저를
    심히 부끄럽게 만드십니다.

  • 4. 둥이둥이
    '06.5.8 9:26 PM

    전..어린이날 집 근방..원당에 종마목장 다녀왔어요..
    서삼릉 바로 옆집인데..선생님도 가보셨을까요..
    입장료도 없구.. 그냥.. 한가할 것 같아 오전에 바람쐴 겸 친정 부모님이랑 여동생 이렇게..
    말 구경 마이~ 했구요... 초록이 참 좋았어요..^^
    점심은 미송 샤브샤브에서....^^

  • 5. 돼지용
    '06.5.8 9:29 PM

    주말에 대충 떼우고 만 저도 부끄럽네요.
    어머님이 정말 웃고 계세요.

  • 6. 은빈맘
    '06.5.8 9:59 PM

    환하게 웃고 계시는 어머님과 두 며느님 참 보기 좋네요.
    전 가게에 붙박이로 매여 있다는 핑계로 경북에 계신 어머님께 용돈 조금 보내드리고 전화만 드렸는데
    마음이 찔리네요. 괜찮다고 하시는 어머님 말씀이 귓가에 맴돕니다....

  • 7. 프린세스맘
    '06.5.8 10:07 PM

    어머님은 참 복 받은 분이시란 생각이 듭니다.
    두 며느님이 자매처럼 닮았네요... 효부는 얼굴에 써 있나 봅니다.

  • 8. Happy
    '06.5.8 10:35 PM

    혹시 선녀가 내려오지 않았나요?
    가족들을 위해 하나하나 배려하시는 마음씀씀이에 그냥 부끄러울 따름이예요.

  • 9. 모야
    '06.5.8 10:50 PM

    존경하지않을 수가 없군요~^^
    세월은 참 쏜 화살같이 빠르니~
    샘님은 나중에 후회없으실거에요~~

  • 10. 여름나라
    '06.5.8 10:54 PM

    참 보기 좋습니다...
    저희도 동서가 몽땅 다섯이고...저는 넷째랍니다.
    선생님의 넷째동서분처럼 마음씨가 곱지는 않은....^^;;

    저는 양쪽집에 전화한통씩으로 때우고 맙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더더욱 양쪽 부모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드내요..

  • 11. chatenay
    '06.5.8 11:15 PM

    *^^* 기분이 좋아지는 글과 사진예용~
    저도 나름 양쪽어르신들 저녁식사 대접하고,선물하고나니...허리가 휘더구만요~
    그래도 기분은 좋았답니다...
    세검정두부집...저도 자주가는데,샘이 자주 가시는 단골은 어디 실라나......그런데서 우연히 만나면, 무지 반갑겠죠?샘~제가 아는척 하면 기억해 주셔용~

  • 12. 아녜스
    '06.5.8 11:21 PM

    사진이 참 평화로와 보입니다. 회, 너무 먹고 싶어요^^

  • 13. 주원맘
    '06.5.9 12:54 AM

    저도 잠깐 친정 다녀왔네요...어버이날 핑계로다가...

    샘님 글에 어머님이 좋다..좋다 하셨다는 부분을 읽다보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잘해야겠죠?
    시부모님께도...친정 부모님께도...

  • 14. Terry
    '06.5.9 8:17 AM

    혜경샘은 어떻게 한결같이 그러실 수 있는지...
    제가 3년 좀 넘었나요? 전화통화 했었을 때 저희 친정어머니 말씀 드리면서 조금 더 나이가 드시면
    선생님도 심경이 좀 달라지실거라구 했었는데... 정말 몇 년이 지나도 한결같으시네요.

    아무쪼록 주위분들 다 우애있게 잘 사시는 모습 계속 지켜나가실 수 있었음 좋겠네요.
    그럴려면 맏며느릴한테 얼마나 많은 정신적인 짐이 주어지는지... 제가 봐 와서 잘 알지요.
    잘 해 나가면 별 탈 없이 그저 그런 일상이 이어지는 것 같고 조금만 해 오던 걸 놓아버리면
    집안이 엉망이 되어버리고.... 울 나라는 맏이한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울 엄마는 저를 기를 쓰고 막내며느리로 보냈지만.. 시집와서도 역시.. 그런 것 같네요.
    막내는 일 다 똑같이 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거의 없답니다. 위에서 다 교통정리 해 주시면
    그냥 해야 되는 일 하면 되니까요.

    그래도 Kimys님이 선생님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시는 것 같아 집안이 화목하게 계속 지속되시는 것 같네요.

    집안의 우애는 맏며느리한테 다 달려있더라구요. ㅠㅠ;;;;; 우리 혜경샘... 항상 화이팅 하세요~

  • 15. 402호
    '06.5.9 8:19 AM

    글을 읽으면서 웃음이 번져 옵니다..조촐한 여행... 넘 좋으셨네요
    저도 시댁은 다녀왔는데 친정은 아직 못가고 있다는~~
    조만간 친정에도 들릴 예정입니다..^^*

  • 16. 야난
    '06.5.9 9:12 AM

    사진 한 장만으로도
    그 날의 화기애애한 모습들이 상상이 되네요.^^*

  • 17. 달개비
    '06.5.9 9:17 AM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 참 좋아요.
    제 마음이 요즘 시끄러운데....부러움 반, 반성 반,
    선생님 하루 상상하며 맑게 가라앉는 이 기분도 좀 괜찮네요.

  • 18. 포비쫑
    '06.5.9 9:25 AM

    괜히 코끝이 찡해지네요
    너무 부러워요 그리고 참 따뜻합니다
    모든 부모님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빌뿐입니다

  • 19. 소금별
    '06.5.9 9:31 AM

    어제 부모에게 폭력을 가하는.. 노인학대 뉴스를 듣고, 정말 귀를 씻고내고 싶었습니다.
    ...
    효녀.. 또 효부가 되고 싶어집니다..

  • 20. 쌍봉낙타
    '06.5.9 10:42 AM

    에구 부러워라~
    정말 좋아보이네요.
    전 어버이날 아침 혼자 커피 마시다말고 엄마 생각이 나서 울었어요...
    돌아가신 지 이십년이 다 됐는 데...

    스승의 날 재량 휴일이라는 데
    중간 고사 친다고 초죽음이 된 딸내미랑 같이 강화도에 갈까봐요.
    외포리 어느 횟집이 좋을까나...

  • 21. 최정하
    '06.5.9 11:15 AM

    정말 보기 좋습니다. 저도 동생네 내외랑 친정어머니 모시고 탄현마을에 있는 음식점에 갔다왔어요.요즘 많이 힘들거든요. 기분전환도 되고 즐거웠습니다.

  • 22. 재미있게 살자
    '06.5.9 12:06 PM

    부럽고 또 부끄럽고...그러네요..
    어머님이 정말 행복해 하시는 모습이
    사진에서도 느껴집니다..

  • 23. 은구슬
    '06.5.9 1:08 PM

    심히 부럽습니다. 돌아가신지 1년도 안된 친정엄마 생각에 울고 있으면서 시어머니 모시고 강화도는 가고 싶지 않으니 ....

  • 24. 열쩡
    '06.5.9 1:20 PM

    귀감이 된다는 말이 딱이네요
    몸소 보여주시니 자제분들도 그대로 닮겠죠..
    차 사면 저도 시어머니 모시고 강화도 갈랍니다

  • 25. 먼데이~
    '06.5.9 2:14 PM

    너무 마음 따듯해집니다. 늘 닯고싶습니다.
    전..둘재며느린데요, 형님이 좋으면서도 늘 어려운데... 제가 맘을 고쳐먹어얄까요? ^^

  • 26. 윤아맘
    '06.5.9 2:33 PM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씨 ... 저도 배워야겠지요 왜 선생님의 인상이 좋으신지 이제야 알겠어요

  • 27. 보르도
    '06.5.9 10:26 PM

    읽으면서 잠시 눈이 촉촉...
    너무 마음 예쁘세요.
    사진속의 세분 모두 고우세요.선하고 부드럽고 보는 사람까지 미소짓게 하는 느낌이랄까요?!

  • 28. 들녘의바람
    '06.5.10 1:52 AM

    맏며느리에게는 언제나 떠날 줄 모르는 무엇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태어날때부터 맏며느리는 타고 난다고 들 어른들이....

    선생님의 고운 마음씨가 어르신의 얼굴에 비추옵니다...

  • 29. 코코샤넬
    '06.5.10 2:07 AM

    어머님 모습이 참 편안해 보이세요.
    선생님은 함께 사시면서도 그렇게 자상하게 챙기시는거 보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존경존경~~~~
    세 분 모두 참 보기 좋아요~ 인상도 어쩜 이리도 좋으신쥐~~

  • 30. 낭주골맘
    '06.5.10 9:09 AM

    매일매일 보기만 하는데요
    제가 전라도에 살다 직장을 강화도로 옮겨 강화에 있다보니 강화도 사진만 보면 좋은데요
    강화도 참 좋은곳입니다.

  • 31. 캐시
    '06.5.10 4:40 PM

    저희 어머님도 건강하셔서 함께 다니면 좋을텐데..
    참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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