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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갑자기~~ [저녁 반찬]

| 조회수 : 15,144 | 추천수 : 227
작성일 : 2006-04-22 21:39:07





오늘 낮에 잠깐 볼 일이 있어서 나갔다 왔는데...
도심의 벚꽃은 이미 다 꽃잎이 떨어지고, 잎사귀가 나기 시작했지만, 산에는 꽃들이 한창이어서 여기저기 희끗희끗 하네요.
배나무도 하얀 꽃을 피웠고..

배꽃을 보다가 문득, 어렸을 때 봤던 만화가 생각났어요. 제목이 '사과나무 아래'였던가?!
소년잡지의 별책부록으로 나왔던 만화였는데, 내용은 이런거에요.

'배경은 영국, 결혼기념일을 맞은 노부부가 시골로 여행을 간다.
여행지는 남편이 젊었을 때 여행한 적 있는 시골.
그곳에서 커다란 사과나무 아래에 있는 초라한 무덤을 발견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과나무 아래에 잠들어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며 두 부부는 이야기하다가 지나가던 동네노인에게 사연을 듣는다.
동네 노인의 말인즉,
몇십년전 도회지에서 두 대학생이 이곳을 여행했는데, 그중 한 젊은이가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잠시 이곳에 머무르게 됐었다고.
다리를 치료하는 동안 동네의 아름다운 소녀와 사랑을 하게되고 이 사과나무 아래에서 사랑을 굳게 맹세했다고.
다리가 다 나은 청년은 도회로 돌아가면서 꼭 데릴러 오겠다고 약속했으나 한해가 지나고 두해가 지나도 소식은 없고..
기다리던 소녀는 그만 시름시름 앓다가 내가 죽거든 그 사과나무 아래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고.
그 이야기를 듣던 그 노신사..
그 젊은이가 자기였고,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젊은 날의 풋사랑을 기억해내고 슬퍼한다는...'

이런 뻔한 내용의 만화인데...그 그림까지도 생생하게 생각나는 거 있죠...
그때 어린 마음에 그 만화를 보고,
나도 만화의 주인공처럼 사랑하는 이를 남겨놓고 일찍 세상을 떠나, 그 사람 가슴에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잔망스런 생각을 했었다는...^^;;
지금 생각하니...참 맹랑했던 것도 같고, 조숙했던 것도 같고...

암튼 옛날 생각에 젖어 만들어먹은 오늘 저녁반찬입니다. 샐러드와 바지락전!!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chatenay
    '06.4.22 10:32 PM

    앗!2등이다~
    가끔은 저도 어릴적 보던 만화가 생생히 기억나 왠지 센티해질때가 있어요..
    샐러드가 참 맛나보이네요..근데요, 샘~바지락 전은 다져서 해요,아님 그냥해요?

  • 2. 박혜련
    '06.4.22 10:42 PM

    세상에나...
    선생님께서 읽으신 만화 저도 읽었답니다.
    그 만화 저도 여태껏 또렷히 기억이 납니다.
    저도 참 조숙했네요. ^^

  • 3. 김혜경
    '06.4.22 10:45 PM

    박혜련님..그 만화 기억하세요? 세상에나..그럼 제가 중학생 때 본 만화인가봐요...

    chatenay님..바지락살 굵게 다지시구요, 풋고추 홍고추 피망 양파 있는 거 되는 대로 대충 넣으시구요,
    밀가루 조금 넣어 바지락살과 채소에 슬쩍 묻거든 계란 넣어서 푸세요.
    한수저씩 떠서 부치시구요...

  • 4. jetskier
    '06.4.22 11:02 PM

    전 아침으로 머핀이랑 우유랑 먹었는데요...
    사진보구서는 갑자기 우유먹은 뱃속이 느끼해지기 시작한다는... ㅠㅠ
    정말 한국인은 밥에 김치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 바지락 전이랑 김치랑 밥먹으면 진짜 좋겠네요...
    진짜 밥먹고 싶다...

  • 5. 바하마브리즈
    '06.4.22 11:07 PM

    전 동일한 내용을 분명 소설책으로 본 기억이 있는데, 제목도 사과 나무 맞는 것 같은데... 만화로도 재밌겠네요.

  • 6. chatenay
    '06.4.22 11:38 PM

    아~그렇군요!
    맛있는바지락 아직 남았는데,맛있게 부쳐 키톡에 올릴께요!감사해용~

  • 7. 하늘파랑
    '06.4.23 12:08 AM

    '잔망스럽다'.. 는 그 유명한 소나기에 나오는 소녀가 아니였던가요?
    그 단어가 그렇게 쓰이는군여....

  • 8. 아줌마
    '06.4.23 12:13 AM

    벚꽃이 다 지어가는데 새삼스레 이쁘네요
    바지락전 넘 맛나 보여요

  • 9. 코알라(lll)
    '06.4.23 3:26 AM

    바지락으로도 전을 하네요^^
    바지락 구입하고도 아직 먹질 못 하고 있네요...
    에궁!!사는게 뭔지...
    여기서 전 업그레이드 된 듯한 기분으로 삽니다.
    즐겝게요^^

  • 10. 딸기엄마
    '06.4.23 8:10 AM

    같은 내용의 영화가 있어요^^. 아주 오래된 영화인데 제목이 그여름의 뭐뭐 든가 했던 거 같은데...

  • 11. 최정하
    '06.4.23 6:10 PM

    바지락전 맛나겠어요. 바지락이 조금 있는데 저녁에 부쳐야 겠네요. 사과나무의 추억 이야기 그림으로 그려지네요.

  • 12. 까망포도
    '06.4.24 11:31 PM

    바지락전...
    저도 충남 서천에 사시는 시고모님댁에서 맛봤었는데,
    아무 치장없이 굵은 바지락에 밀가루만 입혀서 지져냈는데 정말 맛나더라구요.
    당근...그날 과식했습죠. ^^

  • 13. 티파니
    '06.4.25 2:29 PM

    90년 전후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금방 막을 내린지라 보신 분은 얼마 안될거예요..
    근데 그 소녀역의 배우가 글래머러스한 타입인지라 좀 안 어울렸던 기억이 나요..

  • 14. 나팔꽃
    '06.4.25 7:23 PM

    저도 그 만화, 그림까지 기억나는데...
    오랫동안 잊고 있었는데...만화를 보고 또 보며 안타까워했던
    오래전 그때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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