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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고기 제대로 먹어보겠다고 [불고기]

| 조회수 : 10,685 | 추천수 : 87
작성일 : 2006-03-02 22:05:42


예전엔....연탄불에 구워 먹던 쇠고기 불고기 보다 더 맛있는 음식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 책에 자주 등장하는 우리 외할머니, 당신의 막둥이딸(우리 막내 이모) 도시락에 싸주시느라 굽던 쇠고기 불고기의 냄새...
유년시절에 맡았던 그 냄새가, 아직도 가끔씩 그 환상적인 냄새가 아주 리얼하게 생각납니다.
친정엄마의 불고기보다 우리 외할머니 불고기 냄새생각은 왜 나는 건지..
돌아가신 지 벌써 14년이나 됐는데...


시어머니께서 집에 안계시니까..확실히 먹는 것에 소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치냉장고 안에 조금씩 남아있던 닭불고기, 쇠고기불고기, 돼지고기 수육..차례차례 처치하고 있을뿐,
도무지 새반찬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끼니때만 되면 kimys는 "어머니가 안계시는 동안 만이라도 나가먹자"고 하지만...나가먹는 것조차 귀찮아서...
새 밥이나 한그릇 하고, 김치나 새로 썰어서...있는 반찬 들..해치우고 있네요.
오늘이 그 마지막 순서로...쇠고기불고기...
쇠고기 불고기를 구우려고 꺼냈는데..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불고기 냄새가 그리워서...몇 점 되지도 않는 걸, 생선구이 전기그릴에 구웠어요.
사실 굽는 양에 비해서 설거지가 너무나 버겁지만..그래도 단 한점이라도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예열이 된 생선구이 그릴에 쇠고기를 손으로 잘 펴서 올려놓았습니다.

생선구이기의 석쇠, 조금만 촘촘하게 만들면 어디가 덧나는 지...
석쇠가 너무 성글어서 고기가 자꾸 빠지지만 그래도 좀 맛있게 먹어보겠다고...
손으로 한장 한장 펴서 굽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냄새가 아주 그럴싸해서 일단 기분이 좋았고..
맛도 연탄에 구운 것보다야 못하지만 다른 어떤 장비를 써서 구운 것보다 나아서 기분이 좋았고...
밥 한그릇 뚝딱해치웠네요..^^


오늘 궁이 연속 2회 방송한다면서요?? 궁보고나서....시내로 밤마실 나갑니다..
우리딸 매월 초부터 중순께까지...야근하거든요. 택시타고 다니느니..제가 좀 수고하는 편이 나아서요...
스물여섯이나 되는 딸 과잉보호라고 뭐라하지 마세요...이게 다 과년한 딸 가진 에미의 마음이랍니다..^^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silvia
    '06.3.2 10:07 PM

    저도 일등이 해보고 싶었는데......
    드디어3등안에는 들려나???
    고기 맛있어 보이네요...쩝...

  • 2. 푸르른 나무
    '06.3.2 10:08 PM

    오호...내용은 안읽어보고 일단 이등이요^^헤헤

  • 3. 보노보노
    '06.3.2 10:15 PM

    저두 순위권이요...으흐흐흐흐...
    야밤에 심히..고기 먹구 싶어요.

  • 4. 고소미
    '06.3.2 10:18 PM

    저는요 어릴적 엄마가 석쇠에서 구워주시던 굴비생각이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엄마는 물론 살아계시지만 굴비맛이 옛날 그 굴비맛이 아닌거 있죠. 요즘은 냉동 굴비지만 옛날에 적당하게 잘 말린 굴비였지요. 언젠가 아주 비싼 굴비(한 오십만원 정도 하는거래요)를 먹었는데 그옛날 그 굴비 맛이더라구요... 근데..... 굴비 먹자고 가산을 탕진할 수도 없고......^^;;

  • 5. 녹차미녀
    '06.3.2 10:45 PM

    뭐라 않해요!! 당연 하신거죠.저도 딸이 중1들어 가는데 학교가 조금 멀어요.학생은 휴대폰 필요없다 했는데 제가 더~궁금해서 사주고 싶어요 .부모맘이란 그런거지요.

  • 6. mulan
    '06.3.2 11:54 PM

    저라도 딸 데리러 나갈겁니다. ^^ 글고 쇠불고기도 그렇게 불에 구워먹으면 맛나군요~ ㅎㅎ

  • 7. 그린
    '06.3.3 12:13 AM

    아무리 나이들어도 엄마의 따뜻한 사랑은 늘 그립답니다.
    따님 결혼하면 그것도 힘드실테니
    가능할 때 많이 많이 행복한 데이트 즐기세요~~^^
    아~~ 부러워라...

  • 8. 물빛
    '06.3.3 12:29 AM

    "궁"보고 들어와봐요~
    담주까지 어케 기다리죠...
    울딸은 궁보고 흥분한 엄마옆에서 쌔근쌔근 자고있어요
    밤마실 잘 다녀오세요...

  • 9. 행복녀
    '06.3.3 9:47 AM

    저는 딸이 없지만, 아들도 그러한데 딸은 더하겠지요~~늦은 시간에 따님하고, 데이트 잘하셨나요
    친구같은 두분의 모습이 넘 넘 부럽네요~~어제는 대학생이 된 아들이 입학식을 했어요,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처음으로 사복입고, 아침시간에 나가는 모습보니 이제 정말 대학생이 됐구나 싶어요~~먼곳
    까지 다니려면 특히 운동하는 아이라, 많이 힘들텐데, 마냥 안스럽지만, 씩씩하게 보냈습니다~~그런데
    회사출근해보니, 남자직원 2명은 애들 대학교입학식이라고, 안나오셨더라구요, 허걱, 저는 졸지에
    의붓엄마 됐어요~~남들은 아버지도 가는데, 어찌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혼자보냈냐고요~~
    첨부터, 이세상에 하나만존재할 아이이기에 좀더 강하게, 사회성, 인간성풍부하게 키우려 했는데~~
    글쎄 모르겠어요, 이제 새로운 세상에서 하나하나 부딪쳐서 가야겠지요~~

  • 10. 김영기
    '06.3.3 2:38 PM

    저도 고등학생 딸이 있는데 저녁마다 마중가거든요. 옛날에 우리 엄마도 저 데리러 다니셨거든요
    그때는 몰랐는데 딸을 키워 보니까 그때 엄마 심정이 지금 내 맘같으셨을 거라 생각이 새삼드네요
    늘 걱정이 앞서죠.......

  • 11. 유경주
    '06.3.3 3:24 PM

    희망수첩엔 첨 답글 올려보네요.
    어쩜 저랑 똑같은 맛의 추억이 있으신지 안쓰고 넘어갈 수가 없게 하셔서...^^
    저도 외할머니가 연탄불에 가끔 불고기 구워주셨거든요.요즘 양념한것과는 맛이 완전 틀렸죠.
    고기자체도 좀 두껍게 썰렸던것 같고 양념맛이 강하지 않은 담백한 맛이었어요.
    연탄냄세난다고 혼자 구워서 주셨는데...근데 전 몇년전에 돌아가셨는지 기억도 못하고 산다는게 부끄럽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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