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남은 음식 알뜰하게 먹기 1 [도미찜]
집집마다 풍습이 다르기 때문에...잘 차린다고 아니면 소박하게 차린다고 해서 자랑하거나 흉볼 것 없다는 그런 뜻이라고 해석이 되는데...
암튼 제가 결혼 후 첫 차례에 제일 놀랐던 것은 생선적이었습니다.
서울 경기도 지방은 대개 참조기 1마리 혹은 3마리 쓰는 걸로 생선적을 끝내죠.
심지어 안쓰는 집도 있습니다.
제 친구네는 조상들이 비린 것을 싫어하셨다고 하여..아예 생선적을 올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런데..저희 시댁은 생선을 3가지 이상...한가지당 3마리 이상..이렇게 쓰는거에요...
첨에 그 엄청난 생선 값에...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는 거 아닙니까?!
생선값도 생선값이지만..차례나 제사를 지내고 나도, 처치곤란이었어요.
물론 먹기도 하고, 동생 들 싸주기도 하지만..,
조기는 그런대로 인기가 있는 편인데, 다른 생선들은 가져가봐야 먹게 안된다고 영 가져가려 하질 않았어요.
그래서 점진적으로 생선의 양을 줄여왔어요. 어머니는 좀 섭섭하셨겠지만,,,
그러다가 이번에는 생선을 확줄였어요. 조기만 5마리 쓰기로 하고, 민어와 도미는 1마리만 샀습니다.
민어와 도미가 한마리에 1만5천원씩인데, 각각 3마리씩 사면 9만원이나 되겠더라구요.
아무리 비싸도 알차게 먹는다면, 그리 아까울 것도 없지만...상에 올려봐야 젓가락들도 잘 안대거든요.
이번 차례상에 올라갔던 민어와 도미, 아예 식구들 밥상에 내지도 않았어요. 먹지도 않는 것 자꾸 데우기만 하면, 더 먹을 수가 없잖아요.
그리곤 오늘...좀 특별하게 해서 먹었는데...맛있었어요... 담에는 이런식으로 조리해서 가족들 모인 밥상에 올려도 될 것 같아요.
요리법은..중국 요리중에 우럭을 가지고 하는 요리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도미를 다시한번 기름두른 프라이팬에 거죽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지집니다.
파 채썰어놓고, 소스를 준비해요.
소스는 중국소스 중에는 기성제품이 있다고 하는데, 전 그냥 제 입에 맞게 만들었습니다.
맛간장 3큰술, 청주(맛술이 아닙니다) 1큰술, 생강즙 1큰술, 꿀 1큰술, 참기름 ½큰술.
이걸 모두 잘 섞은 후 끓였어요.
접시에 도미를 담고 일단 파채를 올렸어요.
그위에 뜨거운 식용유를 조금 부었어요. 이 과정은 파향을 내는 과정인데..느끼할까봐 걱정된다면 생략해도 됩니다.
기름을 얹은 후에 간장소스를 부었어요.
간장소스가 달달한 것이...도미살에 배어들어 맛이 좋았구요...살이 두꺼워 충분히 배어들지 않은 부위는 소스에 찍어먹었어요.
파채를 곁들였더니, 느끼함도 가셔지구요....
이렇게 해서 제법 큰 도미 한마리를 순식간에 해치웠답니다. 뿌듯뿌듯...
내일은 소적(蔬炙)이라 하여 꼭 상에 오르는 두부부침의 재활용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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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핑크쥬디
'05.9.20 9:05 PM이야~~^^
2. 핑크쥬디
'05.9.20 9:05 PM1등먹었네요.. 히히^^
3. 핑크쥬디
'05.9.20 9:07 PM혜경쌤님~~^^
살다보니 제가 1등할때도 다있네요.. 오늘 기분 넘 좋아요..^^4. 오데뜨
'05.9.20 9:06 PM참참참!!!
준비할 땐 큰 돈 들여도 돈만큼 맛이 없는 것 또한 사실이지요.
저희도 제사 음식들이 남아 있어 냉장고가 꽉 차있답니다.5. 메밀꽃
'05.9.20 9:06 PM그럼 전 3등??
6. 영원한 미소
'05.9.20 9:09 PM한 번 구운 생선은 그 요상한 냄새에 손이 안가는데
이렇게 하면 깔끔하게 먹을 수 있겠어요~~ ^^
그나저나 선생님, 추석은 잘 보내셨죠? ^____________^7. 여름나라
'05.9.20 9:12 PM저희 시댁도 생선 왕창 젯상에 올려요..물론 남아서 처지 곤란 말도 못하지요...내년부터는 이곳에서 제사를 모시기로 했는데...샘..다 제 차지가 될것같애요..ㅠㅠ(행동대장인셈이지요..)생선 아이디어가 참 좋내요..또 한수배워갑니다..어제 포도를 선물 받아서 쥬스하려고요..여기 포도가 껍질이 쏙쏙 벗겨지질 않아 먹기 힘들거든요...^^
8. 행복이머무는꽃집
'05.9.20 9:22 PM아~우리집도 젓가락 대지않는 생선 샘처럼 처치?하면 되겠네요
내일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몸피곤해도 마음 편하면 가족들 좋아라하면 좋다는 선생님말씀에
역시...했던 행복입니다9. 박은하
'05.9.20 9:39 PM파채에 뜨거운 기름 끼얹는 건 꼭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맛이 한결 개운하거든요. 전혀 느끼하지 않아요...
10. 커피한사발
'05.9.20 9:41 PM저희집은 특이하게 생긴(우주선모양=..=;;)송편과 제삿날이나 명절에 끓이는 미역국(어릴때 친구들이 제삿날에 미역국 끓인다고 엄청웃었어요),비싼~ 옥돔........아주 어릴때 제주도 할머니댁에가면,,찐빵도 올려놓으신거 보고,아주 신기해했었어요...하여튼 집집마다.....특이해요...^^
11. 두민맘
'05.9.20 10:08 PM조기로 해도 괜찮을까요? 내일 두부부침도 기대하겠습니다..
12. 김혜경
'05.9.20 10:20 PM두민맘님, 조기는 잘 안어울릴 것 같아요. 좀 담백한 생선은 이렇게 하는 게 좋고, 조기는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라..
조기는 매운탕 끓여보세요. 저희도 이제 한마리 남은 민어, 매운탕 끓일 거 거든요.
커피한사발님, 저도 며칠전에 TV에서 제주도에서는 빵을 올린다고 해서...참 신기해하며 봤습니다..근데 이해가 가더라구요, 쌀보다는 밀이 흔해서 그런거라니..
행복이머무는꽃집님..저는 처치곤란 생선들, 이렇게 하기도 하고, 칭.쉬.에 나오는 도미 양념구이하기도 하고, 또 매운탕을 끓이기도 해요..
여름나라님...송편 감상 잘했습니당...
영원한 미소님, 추석 잘보냈어요..영원한 미소님도 잘 보내셨죠??
오데뜨님, 비싼 재료로 만든 음식, 잘 안먹고 쳐지면 참 속상하죠??
핑크쥬디님..축하드려용..^^13. 레몬사탕
'05.9.20 11:50 PM그나저나 전 언제 선생님꺼서 한번 불러주래나..샘님글에 1등하면 호명해 주시는 건가요...??ㅎㅎ
앞사람들이 괜히 부러워지네요..14. 로즈
'05.9.21 9:11 AM시댁이 남도쪽이신가봐여..저희 친정 원적이 남도쪽인데...생선이 무지 많이 올라가여..^^
근데..울 시댁은 조기 3마리가 다여서..무지 실망햇엇더랬지여..
꼬막, 호롱낙지(맞나? 낙지를 젖가락에 끼워 돌돌마는거)등이 없어여..ㅜㅜ
제사, 차례에 꼭 올라가는건데..15. 소금별
'05.9.21 9:45 AM차례를 지내지 않았던 친정에서.. 차례를 뻑쩍지근하게 지내는 시댁으로 시집을 오게되니 정말 적응안되더니 이제 많이 적응했습니다..
저는 아직 시어머니께서 준비하신거 보고 우와~` 우와~ 하고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는 철부지 며느리지만
언젠가는 주도적으로 차례를 준비해야하는 때도 오겠죠??
그러려면 차례준비하시는것도 잘 봐야지 되는데, 늘 차례상 차려진 모습만 봐와서 걱정이네요.
샘께서는 처음부터 그리 살림살이면 살림살이, 애들 교육이면, 교육.. 또 차례에 사회생활까지 다 잘하셨나요??
저처럼 어처구니 없는 시행착오나.. 실수는 없으셨나요??
궁금해요..
저는 결혼 5년차지만 아직도 시어머님 꽁무니만 살살 따라다닙니다.. 심부름이나 하고..16. sm1000
'05.9.21 9:50 AM우리집은 열구지탕....깔끔하게 하면 신선로와 비슷하구..
육수(탕국 국물에) 각종 나물 조금씩과 김치를 송송 썰고, 고추장을 좀 풀고 전 남은 것을 돌려 넣고 꼭!빈대떡을 넣습니다...다들 넘 좋아해요.. 퍽퍽 끓이면 꼭 개죽(헉!)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애들까지 다 좋아하는...남은 명절음식 처리용 요리죠..17. 김성연
'05.9.21 11:04 AM밥 한그릇 뚝딱~~ 낼도 기대할께요...
18. 2004
'05.9.21 11:50 AM직장 다니고 처음 추석에 시집에 다녀 왔어요.
어렵고 시간도 없다고 대충 얼굴만 보여드리고 왔는데
그래도 며느리 왔다고 반가이 맞아주시는 시부모님 뵈니 참 죄송하더라구요.
제사 안지내는 친정과 시댁이라 (두분다 둘째시라)
나중에 제가 주도적으로 지내야 하는 시부모님 제사가 가끔씩 걱정이 되네요19. okbudget
'05.9.21 12:36 PM오세훈은 옛날에 민변, 환경운동 연합에서 활동했으니
수구 보수들 눈에는 그 과거가 영 마뜩찮아 보일 거에요.
그런데 오세훈은 대권 욕심이 있으니 자기 출신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서
수구 보수들에게 보수의 아이콘으로 떠서 정치적 입지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했나보죠.
오세훈과 김문수가 번갈아가며 파시스트 같은 발언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
이번에 보니 오세훈은 아주 무서운 정치인입니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사람 같아요.20. miru
'05.9.21 1:26 PM재활용이 아니더라도,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요리네요~^^
저도 중국식 우럭 요리를 좋아라 하는데,
도무지 그 소스를 어케 만드는지 알수가 없어서 포기를 하고 있었는데..
샘 덕분에 함 도전해볼까봐요~^^
저는 우리집 제사도 쉽지 않다 생각했는데, 샘댁에 비하면, 정말 간소하고 편한 제사상이었네요..
반성모드 들어갑니다..21. 상은주
'05.9.21 3:46 PM예전에 푸드 채널에서 여경옥 중국 요리 하시는 분이 한거 본적 있어요..
그거랑 비슷한데 그떄 괭장히 군침이 돌았었는데..
파,당근, 마늘인가 생각인가 ? 뭐 그거를 채 썰고 완전히 끓은 식용유를 붓는것 같았는데,, 향이 아주 좋다고 하더라구요,,
아~~~ 떙긴다. 먹고싶어요..
그떈 우럭인가 도민가를 찜통에 찌고 한것 같았는데.. 혜경샘님것이 더 맛나 보이네요..22. 가을소풍
'05.9.22 12:17 AM우리 시댁도 보성이거든요 ㅎㅎㅎ
저도 결혼해서 엄청큰 접시에 생선을 9마리 올리더라구요 그것도 첨 보는생선이 많은지라 ㅎㅎㅎ
친정서는 조기 병어 한마리씩 두마리 올리는데 놀랬어요
같은 지방이라 비슷한가보네요 ㅎㅎㅎ
바닷가라........
참 꼬막도 삶아 올리구 밤도 치지않고 삶아 올리더라구요 ㅎㅎㅎ23. 이마공주
'05.9.22 3:22 PM울 친정엄마도 나물 남은것 밑에 깔고 그 위에 남은 생선 올리고 양념장 칼칼하고 매콤하게해서 조려주시는데 넘 맛있어요...
생선도 맛있지만 밑에 있는 고사리나 숙주 도라지 이런 나물들이 더 맛있더라구요..
우리 친정은 언제나 제사 음식을 이렇게 처리합니다...
남김없이 깔끔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