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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금방 후회할 거면서

| 조회수 : 9,950 | 추천수 : 91
작성일 : 2005-05-07 21:27:17

오늘은 친정아버지의 생신이셨습니다.
kimys와 하루 차이..어버이날 전날...아버지와 kimys는 늘 손해입니다...생일 겸 어버이날 겸 선물은 하나만 받거든요.

친정어머니가 아직 퇴원전이시라...아버지 생신을 어쩌나...여러차례 논의가 됐었는데...
자식들 생각은, 병원에 계신 어머니 빼놓고 나머지 식구들이 모여서 저녁을 먹는 것이 어떠냐로...의견이 모아졌습니다. 그냥 넘어가기 너무 섭섭하잖아요.

그랬는데..어린이날, 아버지께서 오빠네 식구들이랑 호텔 부페에서 점심을 드셨나봐요...
그 점심 드시고는 됐다고..생일 저녁 관두라고..느이 엄마 퇴원하면 그때 모두 모여서 밥 먹자고...
섭섭하긴 하지만, 아버지 뜻이 그러시다고 하니까 그렇게 하기로 하고 대신 오늘 점심을 우리 부부가 사드렸어요.
갈비구이랑,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냉면이랑 사드렸는데...엄마가 빠진 식탁, 활기까지 빠져버렸어요. 재미가 없더라구요.
오...엄마의 힘!!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랑 kimys랑 엄마 병원엘 가는데, 어찌나 길이 밀리는지...
엄마 드리겠다고 전복죽에 단호박스프에...싸들고 나서지만 않았다면, 내일이 어버이날만 아니라면...중간에서 돌아오고 싶더라구요. 그 바람에, 카네이션 한송이 사는 것도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오후에 회진 돌던 원장선생님이 모든 환자들에게 일일이 카네이션을 건네드릴때 까지 꽃 안사온 것도 잊고 있었어요.

엄만, 두번째 수술 후 속이 부대껴서 잘 드시지도 못하고...고생고생하셨는데..이제 좀 견딜만 하시대요. 이제 세밤만 자면 퇴원!! 참 시간이 잘 가는 것 같아요.
처음에 진찰받으러가서 수술날 잡았을 때만해도, 어찌 수술하고, 또 몇주씩 어찌 입원하고, 아버지는 또 엄마없이 어찌 지내시나 걱정이 많았는데...그런대로 잘 지나간 것 같아요.

바빠서 이제 퇴원하는 날이나 모시러 오겠다고 하고 돌아왔는데...와, 길이 장난이 아니네요.
엄마 병원에서 갈현동 친정에 아버지 내려드리고 우리 집에 도착해보니, 꼭 2시간이 걸렸어요.
어찌나 짜증스럽던지...
자식노릇하기 너무 힘들다고, kimys에게 쫑알쫑알거렸는데 그러고 나니..지금은 후회가 됩니다. 내일이 바로 어버이날인데...
아버지 어머니 날 낳아서 이렇게 기르셨는데, 그깟 길이 막혀 운전 좀 오래했다고, 쫑알거리다니...
금방 후회할 거면서...조금을 못참고...


아마..내일은 길이 더 많이 밀릴 거에요. 그래도 저처럼 길 밀린다고 짜증내지 마시구요, 모두들 부모님 뵙겠다고 나선 사람들이잖아요.
기쁘게 부모님 잘 찾아뵙고 오세요.
너무 멀리 있어서, 못가신다면...꼭 전화 넣어서, 고마움을 전하세요.
엄마 아버지께 신경질을 부리고 온 건 아니지만 좀 찔리는 데가 있어서.저도 내일 아침 일찍 다시 전화 넣을거에요.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bona
    '05.5.7 9:32 PM

    점점 어버이날이 희석되는 느낌입니다.
    나이 먹어 나도 부모가 되어서그러나...

  • 2. 겨니
    '05.5.7 9:41 PM

    넹....오늘 정말 길 많이 막히더군요....그나마 날씨가 찌는듯이 덥지않는것이 얼마나 고맙던지...ㅡㅡ;;;

  • 3. lyu
    '05.5.7 9:51 PM

    또르르르 구슬이 구르는 맑은 목소리를 들으시면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늘 들어도 반가와 하시잖아요.
    어머니 퇴원이 가까우니 너무 좋으시겠어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4. 김혜진(띠깜)
    '05.5.7 10:14 PM

    진짜 샘 목소리는 환한 미소만큼이나 상대를 기분좋게 하는 목소리 인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그 살인 미소와 목소리 확인 안 했습니까??
    어머님이 빨리 태원 하셔야 샘 맘이 조금 편해 지실텐데........
    내일 어버이날, 샘도 잘 보내세요~~^^

  • 5. 미스테리
    '05.5.7 10:21 PM

    아버님 생신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낼은 다정한 목소리로 어버이노래 부르실껀가요??...ㅎㅎ

  • 6. 영원한 미소
    '05.5.7 10:38 PM

    정말 마음이 짠해요.
    저도 할말 없는 입장이라 이렇게 짠한가봐요.
    혜경샘 글을 보고있으면 누구나 사는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거
    다시금 느낍니다.
    어머님이 정말 건강하시길 바래요.
    더불어 아버님과 혜경샘두요.

  • 7. 행복이머무는꽃집
    '05.5.7 11:21 PM

    어머님 빨리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어버이날이라고 하지만 마음이
    몌전만 못한건 내가 많이 부족한 탓이려니하고
    알지만 잘 고쳐지지않아서...

  • 8. 왕시루
    '05.5.7 11:47 PM

    샘님~ 어머니께서 많이 좋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카네이션,, 저도 잊고 있었네요..
    저도 내일은 어머니 아버지 식사라도 맛있게 챙겨드려야겠어요~
    좋은 꿈 꾸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

  • 9. 진주
    '05.5.8 1:30 AM

    저도 금요일 친정가서 애 보면서 신경질만 부리고 왔네요. 찔립니다. 저도 낼 전화할께요..다정다감한 목소리로..

  • 10. 경빈마마
    '05.5.8 8:30 AM

    저도전화 하렵니다.

  • 11. namu
    '05.5.8 1:43 PM

    우띠~~~늦잠자버렸어요...
    아빠, 엄마 죄송--;;;

  • 12. 감자
    '05.5.8 2:34 PM

    전 어제 저녁에 잠깐 시댁에 들렀었는데..길이 많이 밀리더라구요...
    남편과 다른일로 잠시 티격태격했는데..당장 시댁에 전활걸어
    길이 밀려서 차 돌리겠다고 하대요..다행히 유턴할때는 못 찾아서 시댁까지 다녀왔습니다....

    더 좋은 자식이 되도록 노력할래요 ^^

    근데 샘!! 요즘들어 몰라보게 사진이 좋아진 이유는 무엇일까요?? 볼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요 ㅎㅎ

  • 13. 항아리
    '05.5.8 3:03 PM

    선생님덕분에 전화생각나네요.
    외국에서 손님이 오셔서 대접하느라 ...
    어제 전화했지만서도 오늘이 진짜 어버이날이므로...
    정말 사진이 좋아보여요.
    선생님도 요즘 좋으신지?

  • 14. 연꽃
    '05.5.8 9:10 PM

    처음으로 카네이션 사다가 화병에 예쁘게 꽃꽂이 해드렸네요.자식들 대표로. 용돈도 드리고 점심도 사드리니 주머니는 텅 비었지만 마음은 뿌듯하네요.

  • 15. candy
    '05.5.9 7:40 AM

    저 5살 아들녀석에게 처음으로 카네이션 받았어요~<감격~>
    제 손으로 만든건지? 선생님께서 만드신건지?...어쨌든 감격스럽고 또 부담스런 그런 날입니다...^^*

  • 16. 선화공주
    '05.5.9 11:45 AM

    선생님...어머님퇴원하시는날 노래불러드리세요....^^*
    아마도 어머님께서 좋아하실것같아요..ㅎㅎㅎ

    저두 시골에 전화넣어드렸어요...좋아하시면서도...
    시골분들이라 전화세많이 나온다고 어찌나 서둘러 끊으시는지....
    정말 찾아뵙진 못해도 자주 전화라도 드려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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