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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가을날의 짧은 여행

| 조회수 : 8,586 | 추천수 : 111
작성일 : 2004-10-02 22:18:14
어제...KBS뉴스에서 본 임진강 참게...
작년에 담근 참게장이 아직도 2마리 정도 남아있어서, 올해는 담그지 않으려 했는데, 그만 TV에서 풍년이라 값이 싸다는 말에...
어제 밤, 인터넷 검색으로 파주시 어촌계 전화번호 찾아두고, 오늘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하는데 계속 통화중.
어찌어찌 통화가 되서 위치를 물으며 참게가 있냐고 하니까,있다고 오라고 대답하네요.

부지런히 통일로를 달려서 도착해보니 10시30분쯤...
어촌계 직매장 주차장에 차가 한대도 없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매장안으로 들어서니,
참게가 들어있어야할 어항도 텅 비어있네요. 이럴 수가...아침 7시30분부터 사람들이 몰려와서 난리를 하고 다 사갔다는 거에요.
어쩌면 좋을까 잠시 망설이는데, 오후 4,5시면 다시 오니 다시 오라고 하네요.

어차피, 여기까지 온 거 점심이나 먹고, 그 물 좋다는 가야랜드에서 목욕이나 하기로 했습니다.
임진각을 향하여 한참 올라가다보니 왼편 기차길 건너에 매운탕집들이 모여있길래, 그중 한집에 들어갔습니다.
빠가사리와 참게를 섞어서 매운탕을 주문했습니다.
잠시후 나온 매운탕 국물맛을 보니, 고추장을 넣어서 걸쭉하게 끓인 옛맛이 나는 그런 매운탕이었습니다.
kimys, 어지간하면 밥 한공기 다 먹지를 않는 사람인데, 제법 많이 담긴 공기밥 한그릇 다 먹더니,
"공기밥 추가해서 더먹을까"하더니 밥을 더 시켜먹네요.
제 기억으로는 최근 5년 사이 식당에서 추가공기밥 먹는 거 첨 본 것 같아요. 매운탕 맛있다며 어찌나 국물을 싹싹 긁어먹는지..

밥 잘 먹고, 가야랜드 찾아갔습니다. 그렇게 외진 곳에 그리 큰 목욕탕이 있다니...
그 넓은 목욕탕에 손님이라고는 저를 포함해서 4명뿐, 유황온천이라더니, 정말 유황냄새도 좀 나고, 물은 아주 좋네요.
더욱 좋았던 건 노천탕...구름 한점 없이 파란 하늘을 보면서 노천탕을 독탕삼아 들어앉아있는데...뭐, 부러울 것이 하나 없네요. 노래도 절로 나오고.
찜질방까지 들러서 땀 푹내고 기분좋게, 다시 참게 구하러 갔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주차장에는 차가 가득하고, 매장안에도 사람이 꽉 차있는거 있죠?
모두 참게 사러온 사람들이래요, 글쎄.게다가 몇몇은 아까 선금까지 찔러넣었다고 하고..
어찌할까 하다가 기다리기로 했어요. 여기까지 다시 오느라 자동차 휘발유 쓰는 것도 그렇고, 오늘 하루를 투자한 것도 그렇고..

어촌계에서 잡아놓은 참게를 수거하러 나간 차가 90㎏ 정도의 참게를 싣고 돌아온 건 6시쯤.
3㎏만 사려고 했는데,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4㎏를 사가지고 완전히 어두워져서야 집에 돌아왔네요.
TV에서는 1㎏에 2~3만원이라고 했는데...촬영해간 게 한달 전이고, 지금은 그보다 올라서,㎏에 암놈 숫놈 섞어서 3만원이에요.
그래도 북한산이나 중국산이 아니라니까... 그냥 샀어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바로 잡은 것이 아니라 잡은 후 2~3일 지난 것을 샀기 때문에 별로 더럽지 않았는데,
이건 바로 잡아온 것이라서 많이 더럽다고 해서 지금 물에 담가놨어요. 물, 금방 흙탕물이 돼 자꾸 갈아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내일 아침에나 해야할 것 같아요...
아, 연중행사로 벌어지는 참게와의 혈투가 드디어 내일!! 올 전투에서는 살점을 몇점이나 뜯기고, 피는 얼마나 흘리려는 지...

사진은 작년 사진입니다.



참게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여기를 보세요.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돌짱
    '04.10.2 10:24 PM

    선생님 올해는 아무쪼록 게들이랑 협상잘하셔서
    전투에서 승리하시옵소서...ㅋㅋ

  • 2. 마키
    '04.10.2 10:24 PM

    어제 킹크랩 한마리 잡았는데 이놈보니까 넘 귀엽네요..^^

  • 3. 메이지
    '04.10.2 10:27 PM

    참게장 맛있죠... 군침도네요.
    이기세요!

  • 4. 해보성우
    '04.10.2 10:30 PM

    승리하고 돌아오셨군요,,
    맛나게 담그세요

  • 5. 뽀연
    '04.10.2 10:30 PM

    오전 리빙노트 글보구 참게는 모해먹는건가,,했는데~
    꽃게는 찜을 먹어봤거든여~^^;
    간장게장 해서 먹는거였구나~흐흐

  • 6. 최미정
    '04.10.2 10:31 PM

    넘 싱싱해 보입니다. 뜨거운 밥 한그릇 뚝딱

  • 7. 이규원
    '04.10.2 10:39 PM

    한 방울의 피도 흘리지 마시고 꼭 승리하시기를 기원합니다.

  • 8. 이론의 여왕
    '04.10.2 10:57 PM

    아, 노천탕... 한번 가보고 싶네요.

  • 9. 가을&들꽃
    '04.10.2 10:59 PM

    보기만 해두 밥 생각이 나요...
    장보러 갔다가 참게 있음 델꾸 와야겠어요.

  • 10. 환이맘
    '04.10.2 11:04 PM

    넘 맛있겠네여
    참 부지런 하시네여..
    참게 덕분에 오늘 데이트 잘 하셨네요^^

  • 11. 최은주
    '04.10.2 11:40 PM

    밥도둑이라하죠.
    네식구 참게 먹으러가서 똑같이 밥 두그릇씩 비우고 왔어요.
    챙피한것도 없이 정말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나네요.

  • 12. june
    '04.10.2 11:45 PM

    기싸움이죠...ㅋㅋ 기선제압 하는 쪽이 이깁니다!

  • 13. 미스테리
    '04.10.3 12:25 AM

    근데요...샘!!!
    작년 저놈이 눈을 부릅뜨고 째려보는데요...^^;;;
    샘~글 읽고나니 안가고 싶어졌어요...ㅠ.ㅜ
    아침 그시간이면 우린 달나라에 있을텐데요...^^;;;;
    걍 패스합니다...ㅠ.ㅜ
    맛있게 해 드셔요~~~!!!

  • 14. 강아지
    '04.10.3 12:51 AM

    맛있겠네요.
    저도 내년쯤엔 도전해봐야겠어요.
    먼길다녀오느라 피곤하실텐데 안녕히 주무세요. 꾸벅^^

  • 15. 슈가걸
    '04.10.3 2:42 AM

    한국 참게에다 유황온천 목욕, 그리고 매운탕이라...
    정말 꿈같은 이야기 입니다.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 16. 달콤키위
    '04.10.3 3:22 AM

    저두 부러워요~~ 유황온천에 매운탕.쩝쩝... 울신랑이랑 언제나 갈까나......

  • 17. 런~
    '04.10.3 10:22 AM

    제가 좋아하는 코스로 다녀오셨네요..
    온천에..맛난 음식까지...^^
    저도 선생님내외분 하신 것처럼 한번 갔다 올래요...^^

  • 18. mulan
    '04.10.3 11:00 AM

    먹고싶다. 아유..... 진짜 먹고 싶다.

  • 19. mulan
    '04.10.3 11:01 AM

    가보고 싶은데 가는 방법도 좀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사와요.

  • 20. *병아리*
    '04.10.3 11:39 AM

    하고 싶은데.. 너무 무섭다. 일내기가. 씻는것두 그렇고 살아있는걸... 정말 먹고 싶은데
    도와줄 신랑도 없고... 언제쯤 이런거 해먹고 살까?

  • 21.
    '04.10.3 11:41 AM

    와.. 사진에 게장 정말 맛있겠어요. 전 고추장게장보다 간장게장을 더 좋아하는데.
    사먹을려면 너무너무 비싸고..
    쓰읍. 자꾸 입에 침이 고이네요.

  • 22. 마시오에
    '04.10.3 2:08 PM

    이야기가 맛있어서 음식맛도 더 날것 같아요.
    근데....저 무서운 참게를 어떻게 먹죠?
    창피하게도....전 귀찮아서 게종류를 잘 먹지않아요.
    오죽했으면 과일도 귤을 제일좋아할까요.
    이 귀차니즘때문에 저의입이 불쌍하지요.에고~

  • 23. 봄이
    '04.10.3 2:56 PM

    참게와의 혈투..ㅋㅋ 자꾸 웃음이 나네여...

  • 24. 오데뜨
    '04.10.3 2:58 PM

    정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는 참게로군요.

    풍년이라고 하니 다행이네요.맛있게 담그세요.

  • 25. 쮸미
    '04.10.3 3:16 PM

    에궁~~~~~
    게장 먹고싶어요......ㅠ.ㅠ

  • 26. aristocat
    '04.10.3 4:06 PM

    저두 꽃게 간장게장만 먹어봤다가 얼마전에 참게장을 먹어봤는데
    헛~ 역시 맛이 다르던데요? 웰빙 하루를 보내고 오셨네요~ 부지런한 선생님!!

  • 27. 카푸치노
    '04.10.3 6:53 PM

    에효..넘 먹고 싶다..
    참게 매운탕..
    넘 맛있었겠어요..
    4kg나 담그시다니 게장 풍년이시겠어요..

  • 28. 예은맘
    '04.10.4 11:15 AM

    저도 참게하니까 생각나는 기억이 있네요.
    한 2년전 이었던거 같아요. 그때는 살림도 서툴고 했는데 어디서 저참게를 한5마리정도를
    누가 먹어보라고 갖다줬어요. 어떻게 할줄도 모르고 해서 그냥 엄마집에 갖다드리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부산에서 오신 큰형부께서 해물탕에 넣어서 먹자고 하셔서 넣었는데 아무도 그게는 쳐다도 보지 않는데 형부혼자서 그 게를 넘넘 맛있게 드시더라구요. 지금생각해보니 정말
    맛있는것을 왜 아무도 안먹을까하시며 신나서 다드셨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정말 맛있나봐요? 한개 먹어볼걸 아~휴.

  • 29. 김혜경
    '04.10.5 7:56 PM

    mulan님...통일로로 나가서 문산 사거리에서 임진각 방면으로 직진하면 200미터 전방 오른쪽에 있어요..아주 찾기 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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