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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물 만 밥에 딱 좋은~ [장아찌 백반]

| 조회수 : 10,538 | 추천수 : 58
작성일 : 2004-08-22 19:22:23
어제 사제 싱크대 공장 사장님이 오셔서 다용도실에 놓일 싱크대 사이즈를 재가셨어요. 화요일 오전에 납품해주시기로 하고...
다용도실 싱크대때문에 심란했던 까닭은 정리가 무서웠기 때문이에요.
아니 정리가 무서운 게 아니라, 뒤집어 엎어야 직성이 풀리는 제 성격이 무서웠던 때문이죠.

망가진 것과 똑같은 사이즈로 만들어 고대로 정리해서 넣으면 일도 아니지만,
망가진 쪽의 반대편으로 망가진 것보다 크게 해서 짜넣고, 망가진 것과 망가진 것의 상부장을 떼어내는, 나름대로 큰 공사거든요.
상하부장에 들어있던 물건들이 새로 짜는 싱크대에 다 들어가 줘야하는데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지끈지끈 아파옵니다.
또 만약에 다 들어가고 공간이 남아도 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죠.
아마도 부엌 여기저기의 물건들을 빼서 정리하느라, 또 몸살이 날겁니다.  
그래도 정리해놓기만 하면...부엌이랑 다용도실이 더 짜임새 있어지겠죠?
암튼, 낼 저녁 때부터 모레 저녁까지 '나는 죽었다' 복창입니다.
낼 저녁엔 지금 들어있는 물건 몽땅 꺼내야 하고, 모레 저녁에는 전부 집어넣어야 하고...
꺼내는 것보다 넣는 것이 훨씬 힘드는데..., 그렇다고 외부에서 수납의 여왕을 초빙해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오늘 저녁은 장아찌 백반이었습니다.
휴일날 점심을 잘 먹고 저녁은 가볍게 먹고 싶어하는 가족들의 열망에 따라 점심은 돈까스 먹었어요.
저녁은 콩나물 찌개에 고등어 한토막 굽고, 이리 장아찌들로 상을 차렸습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매실장아찌, 더덕장아찌, 종합장아찌, 그리고 현석마미장아찌입니다.

매실장아찌는 엄밀하게 말해서 장아찌가 아니라 무침이라고 해야할 것 같아요.
2002년에 담갔다가 건진 매실절임 건더기에 고추장 한수저 넣은 것입니다.
다른 양념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어요.

더덕장아찌는 3년전 명절에 선물 받은 것인데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고추장에 박은 것으로 저는 먹을 때 완전히 씻어낸 다음, 먹기 좋게 잘라서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무쳐서 먹습니다.

종합장아찌도 2년전 명절에 선물 받은 것으로, 오이 마늘 마늘쫑 참외 등등 온갖 채소들의 종합세트입니다. 
이건 고추장 씻어내지 않고 그냥 참기름과 통깨만 넣어서 무쳐 먹어요.

현석마미 장아찌는 말 안해도 아시죠? 생각할 수록 흐뭇해지는 대박레시피입니다.

점심 먹은게 채 소화되지 않은 듯 해서 저녁은 먹지 않으려다가 밥 딱 한술에 물 말아서 장아찌 해서 자알~ 먹었네요.
3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부만이 살 길
    '04.8.22 7:25 PM

    1등! ^^

  • 2. 김흥임
    '04.8.22 7:37 PM - 삭제된댓글

    아부지가 입맛을 잃어 매운것도 못드시고
    유일하게 저 현석마미님표 장아찌만은 드십니다.

    입맛 없을때 간단 깔끔 장아찌 백반 괜찮죠^^

    근디 샘님 스스로를 너무 들볶으며 사시는거 같아요

    완벽 모드
    적당히 빈곳 많은
    전 생각만으로 숨 막혀요

  • 3. 봄나물
    '04.8.22 7:48 PM

    와~ 3등!!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몸살 나시겠어요.
    그냥 대충 하셔도 괜찮을텐데..(제가 그렇게 살아서 ^^)
    근데 또 막상 정리하기 시작하면 또 그게 끝장을 봐야하긴 하죠..
    그래도 쉬엄쉬엄 하세요~~

  • 4. 뚜띠
    '04.8.22 7:49 PM

    장아찌.. 저렇게 이뿐 그릇에 놓으니.... 다른 좋은 반찬 못지 않아여
    저두 나중에 매실액 거르고 나면 꼭 무쳐서 먹어 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깔끔하시고.. 부지런하시고... 안 봐도... 그럴텐데..
    선생님... 몸 생각하셔서.. 쉬엄쉬엄하세요...

  • 5. 야옹냠냠
    '04.8.22 8:12 PM

    저 지금 장아찌 검색하러 들어왔는데요^^
    날이 좀 선선해지니 이것저것 해볼 마음이 좀 드네요.
    창 밖의 풀벌레 울음소리가 기분좋게 느껴지는 저녁이예요.
    씽크대 예쁘게 나와서 정리 잘 되시길 바랄게요.

  • 6. 에밀리
    '04.8.22 8:32 PM

    생각만해도 큰일이겠네요. 흠.....그래도 이럴때 한번 쏴아악 정리하면 나름대로 기분도 새롭고 혹시라도 공간이 남는다면 그 공간을 채울 새로운 메뉴개발의 계기도 생기지 않겠어요~
    그래도 위로가 안되겠죠...에구....매실의 힘으로 힘내세요!!

  • 7. 이영희
    '04.8.22 8:53 PM

    전 지난번 TV에서 일본 정리의 달인 그집 보고 월매나 부럽던지....
    훨씬 작은집 어느구석 하나 정리 안된곳이 없더군요.
    다른집 정리 해주러 가는 프로그램이던데...
    그런 분 한번 와서 싹 정리 받고 싶어요...
    분명 정리 하는데도 어느새...ㅠ.ㅠ

  • 8. 쮸미
    '04.8.22 8:55 PM

    선생님, 기운내셔요.!!!!!
    사진 보기만 해도 개운해지네요.
    선생님은 뭘하셔도 참 정갈하게 잘하시는것 같아요. 아이 부러워요잉.............

  • 9. 남양
    '04.8.22 9:00 PM

    짱아찌 백반이라~~`
    친구들 놀러와서 왕창 먹구 간지 3시간도 안됬는데 왜 침이 고일까요?ㅋㅋ
    돼지 될려나봐요..
    선생님 식사 많이 하시고 힘내세요.. 한국사람은 밥힘으로 살자나요.

  • 10. 지성조아
    '04.8.22 9:02 PM

    제가 워낙 장아찌나 젓갈류를 거의 안먹는데..
    82쿡에만 오면 저만 바보같은거 있죠..^^;;;
    보고 있으니 군침이 도네요..입맛도 바뀌나봐요...^^
    그나저나 큰일이 벌여놓으신 맘이 얼마나 번잡스러우실까 걱정됩니다.
    당장 뛰어가서 돕고 싶어요~~~

  • 11. 조은주
    '04.8.22 9:19 PM

    그릇이 맘에 들어요, 구입은 어떻게 어디서 해야하나요?

  • 12. 칼라(구경아)
    '04.8.22 9:30 PM

    일하기 싷을때 이런말 생각나네요~
    "수리수리 마수리~얍"

  • 13. 런~
    '04.8.22 10:00 PM

    더덕 장아찌...정말 예술이에요..^^...
    귀한 음식이구요..^^
    전 고추장 있는 채로 먹는데...
    진짜 밥 말아서 그거 하나만 먹어도 밥을 2그릇 먹죠..^^
    정말 장아찌 천국이에요..^^...
    부럽습니다....^^

  • 14. 깜찌기 펭
    '04.8.22 10:18 PM

    미뤘던 현석마미표 장아찌를 만들어보고픈데.. 언제할꺼나?
    요즘저도 시엄마표 고추장아찌에 백반 먹고살아요. ^^

  • 15. 치즈
    '04.8.22 10:20 PM

    장아찌를 정복하고 싶어요...정말 고난이도의 정성이 있어야 하는거 같아 도전을 못하겠어요.
    맛깔지고 정말 밥만 있음 한그릇 하겠어요.

    그리고 선생님 그런 매트는 어디서 구입하셨어요?
    보라빛이 이뽀요,

  • 16. moaegg
    '04.8.22 10:46 PM

    그릇이 보면 볼수록 더 맘에 들어요.. 자취생이 자꾸 그릇 탐내면 안되는데..ㅠ.ㅠ

  • 17. 체리
    '04.8.22 11:07 PM

    카라도 예쁘고,세팅도 예쁘고,매트도 예쁘고(어디서 사셨어요?),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셨네요.

    선생님, 정리 후의 사진 보여 주십사하는 부탁은 좀 무리겠죠?
    선생님 따라쟁이가 가을맞이 집안정리의 의욕이 마구마구 생길것 같아서요.

    저 오늘 그릇 샀답니다.

  • 18. 체리
    '04.8.22 11:09 PM

    그리고 저도 수납,정리의 여왕 초빙하고 싶어요.

  • 19. 이현주
    '04.8.22 11:10 PM

    어쩜 그렇게 이쁜 그릇도 많으시고, 그릇과 음식을 잘 조화시켜 담아내시는 지 감탄 !

  • 20. 맑게밝게
    '04.8.23 12:00 AM

    정말정말정말...!!!
    입에 침이 샤삭~ 고이는 상차림이네요.
    장아찌 너무 먹고싶어요.ㅠ.ㅠ

  • 21. 봄봄
    '04.8.23 2:16 AM - 삭제된댓글

    요즘 낮에 혼자 점심으로 밥에 현석마미님 장아찌만 먹는데도 넘넘 맛있어요
    정말 현석마미님 복받으실거예요~ ^^

  • 22. 폴라
    '04.8.23 5:22 AM

    가까이 살았음(비록 수납의 여왕는 아니지만^^) 저도 가서 도와 드렸으면 좋겠어요.
    원고 쓰시느라 바쁘신 와중에 다용도실 살림 빼냈다가 정리해서 넣으셔야 하시다니.
    장이 생각하신대로 짜여지길,또 있던 것들 완.벽.마.춤.으로 싹~ 들어가길 바랄게요.
    보기 좋고,쓰기 좋게 꾸미셔서 새 책에도 실어 보여 주셨으면......

  • 23. candy
    '04.8.23 8:49 AM

    여름에는 짱아찌 만한 반찬이 없는듯하네요..^^

  • 24. 다시마
    '04.8.23 9:25 AM

    뜯어말린다고 들으시겠습니까? ^^
    별게 다 부러운 다시마. -.-

  • 25. 햇님마미
    '04.8.23 9:45 AM

    어휴 지금 밥금방먹고 들어왔는데요.....
    그 장아찌보니까 또 먹고잡네요..
    손안되고 코푼겪이니까요^*^

  • 26. 핑크걸
    '04.8.23 12:23 PM

    샌님..그릇이 넘 이뻐요^^
    어디서 사셨어요?

  • 27. june
    '04.8.23 1:02 PM

    현석마미 짱아찌를 방학 동안 만들어 볼려고 했는데... 노동절때까지 대략 미뤄두어야겠네요. 짱아찌에 물 말은 밥 ㅡㅠㅡ 침 고입니다~

  • 28. 프로주부
    '04.8.23 5:44 PM

    쌤 앞에서 하긴 좀 그런 말이지만... 저두 한 참 땐, 정리의 여왕이었습죠. 근데... 여샌 생각 하고 한 달이 되어서야...움직여진다고나 할까?

  • 29. 포푸리
    '04.8.23 10:08 PM

    매트는 한국도자기 할인매장에서 파는 거 맞죠? ^^
    저도 연희동에서 보라, 녹색, 노랑 세 종류를 사서 돌려가며 쓰는데..
    하지만 선생님처럼 반찬 밑에 깔아볼 생각은 못했네요..

  • 30. raingruv
    '04.8.24 1:06 PM

    아효~~ 먹음직스러워라~ ^^;;;;

  • 31. chane
    '04.8.27 3:24 PM

    샘님..
    여길 알고 요즘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는
    결혼 10년차 초보(?) 주부에요...

    그릇이 넘 예쁘네요
    샘님이랑 같은 그릇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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