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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먹는 사람이라도 시원하라고...[모둠쌈밥]

| 조회수 : 10,653 | 추천수 : 87
작성일 : 2004-07-31 19:39:47
넘넘 덥죠?
저희 집 북쪽창 바람이 강하게 들어오긴 하는데...
시원한 바람이 아니라 따끈따끈한 바람이 불다가 조금전부터 겨우 미적지근한 바람이 부네요..

일찌감치 촬영이 끝나길래, 집중해서 원고 좀 쓰려고 했는데...역시 더운 날 집중한다는 건 무리네요.
한 글자도 안써집니다. 날씨가 좀 누그러지면 2배로 쓰기로 하고, 판을 거뒀네요.
그리고 보니 오늘 하루종일 집에 있었는데 뭘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낮에 잠깐 일보러 나갔던 kimys가 들어오면서 도너츠랑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이랑 호박잎을 사가지고 왔네요.
지하도에서 호박잎 껍질을 벗기고 앉아있는 할머니를 보니까 안됐더래요.
'잘됐다 냉장고 양배추랑 쌈 먹으면 되겠네' 하다가...
'나 혼자 땀 흘려, 가족들이 땀 안흘리고 먹을 수 있다'면...싶어서, 아예 쌌어요.

호박잎 쪄서 밥 한 술, 쌈장 조금 얹어서 싸고,
김발에 찐 양배추 얹고 밥 편 다음 쌈장 얹어서 김밥 싸듯 싸서 칼로 잘라 담고,
배합초 섞은 밥, 김 위에 펴고 아무것도 넣지않은 상태로 싸서 자른 다음 참치에 양파랑 풋고추 섞어 마요네즈에 버무린 참치샐러드 얹고,
지난번 먹다둔 아보카도 반쪽 썰어서 아보카도만 넣어 김밥을 싸고, 먹을 때 위에 명란젓 얹어서 먹으라구요...
이렇게 저녁을 차렸어요. 장어 오븐에 굽고, 먹던 반찬에, 어제 먹고 남은 육개장 데우고...

저 혼자 땀 바가지로 흘리고, 다른 식구들은 보송보송하게 밥 먹었으면 하는 것이 제 작은 소망이었는데...
육개장과 숭늉 때문에 다른 식구들도 땀 흘리더이다.
그래도 kimys, "땀 덜 흘리고 자알~ 먹었다!"하네요.

'오가는 물질속에 싹트는 애정'이라고, 아까 아이스크림만 안사가지고 들어왔으면 '지싸지먹(자기가 싸서 자기가 먹기) 쌈밥'이었을 텐데...
그 아이스크림과 도넛 땜시...

마눌이 피스타치오 아몬드 좋아한다는 거 안까먹은 덕분에...큭큭...게다가 도넛 봉지에는 바바리안 크림까지...히죽~
아이스크림이나 한 대접 퍼서 먹으며 뉴스나 봐야겠네요...
을매나 많은 인파가 서울 빠져나갔는지...피서지에는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라일락
    '04.7.31 7:44 PM

    정말 훌륭하십니다..
    덥다고 밖에서 사먹기만 하고 있는 제가 반성됩니다...
    어쩜 가족들을 그렇게 사랑하시는지....

  • 2. 김혜경
    '04.7.31 7:46 PM

    아이구 아닙니다, 라일락님...저, 나가기 귀찮아서 집에서 먹었어요...나가는 것도 덥고 싫어서...

  • 3. 미스테리
    '04.7.31 7:51 PM

    금방 ㅉ 공구에 대해 읽었는데 어느새 새글이 올라왔네요^^
    쌈밥이 넘 맛있어 보여요...
    안그래도 쌈 해 먹으려고 양배추 사왔는데요...^^
    저도 호박잎도 사다가 예쁘게 싸서 더위를 약올려 줘야 겠어요^^;;;

  • 4. 이론의 여왕
    '04.7.31 8:35 PM

    맞아요, 너무 더우니까 밖에 나가는 게 무서워서, 뭐라도 그냥 집에서 해먹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선생님댁의 메뉴를 보니, 외식하시는 게 나을 뻔했어요.
    넘넘 정성 한바가지잖아요. 땀범벅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
    저는 첫도전 치즈케익이 완전 실패로 돌아가, 엄청 의기소침 모드여요. ㅠ.ㅠ

  • 5. 모란
    '04.7.31 8:44 PM

    어머ㅓㅓㅓㅓㅓㅓㅓ
    저 등수안에.... /빨리 올려야지

  • 6. 기쁨이네
    '04.7.31 8:48 PM

    정말 종류가 많은 모듬쌈밥이네요.^^
    선생님 사랑은 여기서도 듬뿍 느껴져요. 참 저도 피스타치오 아몬드 좋아해요~~

  • 7. 동짜몽
    '04.7.31 8:52 PM

    저도 리빙노트에 10등안에 들다니...감격
    저는 양배추쌈을 먹을땐 늘 삼겹살을 쪄거 고추장을 넣고 먹습니다
    그러면 아이들도 달다고 잘 먹거든요. 잘 보고 갑니다

  • 8. 쭈니맘
    '04.7.31 9:00 PM

    오늘 정말 덥네요..
    넘 더운 나머지 쭈니랑 쭈니아빠랑 집앞 수영장에 다녀왔답니다..
    시원하게 물놀이를 즐기고 나오는데...허억~~
    숨이 막힐정도의 뜨거운 열기가 후끈하네요..
    저녁먹기도 귀챦고..
    그래도 왜 신랑들은 집에서 먹는밥을 더 좋아하는지...
    꽁치찌개 끓여서 한가지만 놓고 후딱 먹었어요..
    선생님을 뵈면 항상 대단하신것 같아요...
    가족들의 위한 사랑이 극진하세요...
    반성반성.....

  • 9. candy
    '04.7.31 9:15 PM

    8등!~
    아이랑 아이아빠랑 본가보내고....있으니,한가롭네요!~
    저도 호박잎 된장찌개에 흔들어 먹는 것 좋아라하는데....친정엄마 보고싶네요~제가 좋아하는 음식 기억하시고 갈때마다 한가지씩 해주시는 엄마~

  • 10. 나나
    '04.7.31 9:38 PM

    여름에은 역시 쌈밥이죠...
    담음새가 땀흘리신 보람이 있어 보여요.

  • 11. 코코샤넬
    '04.7.31 9:45 PM

    음~~ 쌈밥 넘 맛나보여요.
    저는 오늘 저녁에 오이냉국과 날치알 깻잎말이 만들었어요.
    향긋하고 겨자장에 찍어먹으니 먹을만 했습니다. 조만간 사진 올립지용..홍홍 ^^;

  • 12. 강아지똥
    '04.7.31 9:51 PM

    정말 언젠가는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음식 함 먹어보는게 소망중에 하나네여..^^
    아주 맛있어보입니다.^^

  • 13. 공작부인
    '04.7.31 10:17 PM

    오늘이 젤 더웠다고 하더군요 .. 그런데 요즘은 이런 뉴스도 식상 ..매일매일 오늘이 젤 더웠다는 뉴스니 .. 내일 태풍이 오면서 좀 시원해진다고 하니 .. 믿어볼까요 ? 흐흐

  • 14. 고소미
    '04.7.31 10:34 PM

    샘님 도넛에 크림에 아이스크림 까정 드시면서 넘 날씬하신거 아녜요? 힝~ 전 매일 밤 야식의 충동에 허벅지 마구 찔러주고 있는데요... 부러버요. ^^

  • 15. 이영희
    '04.7.31 10:40 PM

    애공...쌤은 그리 땀을 흘리시고....
    전 명동에 찜질방이 새로 생겨서...ㅎㅎㅎ
    시내 라서인지 아이들이 없고 사람이 많지 않으니 넘 좋더군요.
    저녁 거기서 떼우고 왔는데...
    먹고 싶은데요....

  • 16. 마고할미
    '04.7.31 10:50 PM

    ㅎㅎㅎ 지싸지먹...ㅎㅎㅎ
    지부지처...지가 부어서 지가 x먹기..ㅎㅎ
    오랫만에 들어보는 (한 20년 됐나?) 말이라서
    반갑게 웃어봅니다

  • 17. 김혜경
    '04.7.31 11:10 PM

    마고할미님..지부지처를 아세요?? 넘넘 반가워요..지부지처 생각하고 지싸지먹 썼는데..큭큭...반갑습니다...

  • 18. 수국
    '04.7.31 11:41 PM

    와~ 더운데 애쓰셨네요~
    혜경샘~~
    저 제 요리 책의 한페이지를 이 사진&레시피로 장식해두되죠??
    모듬쌈밥에서 배합조 넣어서 김에 만후 참치샐러드 얹은것!!!! 배워갑니다~~
    파리의 연인은 보셨나요??
    으흐~~ 전 이동건이 왜이렇게 갈수록 애정이 가는지~~
    괜히 혼자서 드라마 보면서 파리의연인 오프닝음악 나올때 박신양이 파란색 남방입고 자전거 타는장면에서 혜경샘을 생각하구 혼자 웃으며 콩닥콩닥 거렸답니다^^

  • 19. xingxing
    '04.8.1 12:02 AM

    부산은 오늘 시원한 바람 많이 불었어요.
    태풍이 올라와서 그런가......
    양배추 쌈 먹어본지가 정말 오래된 것 같네요.
    다음 주엔 그럼 쌈밥으로~~~

  • 20. 해피위니
    '04.8.1 1:04 AM

    저도 오늘 김장김치 너무 신게 있어서, 반나절 정도 물에 담궈뒀다가 건져서 간장 양념장에 싸먹었거든요.
    이왕 제 손에 묻힌거라, 남편도 하나씩 싸주며 먹었는데, 너무 잘 먹더라구요.
    요즘 입맛이 통 없지만 아이 젖 주느라 거의 정신력으로 밥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 21. 솜사탕
    '04.8.1 2:54 PM

    정말 계속해서 더운가 봐요... 오늘 나무.보고 샌님 요새 글들중(불안쓰고 밥먹기) 메뉴 하나 고르라고 하니까 첨에는 쌈밥을 골랐어요. ^^ 근데, 제가 귀찮아서리 손말이 김밥으로 유도.. 결국은 캘리포니아 롤을 했다지요.

    저희도 넘 더워서 못! 나가고 집에서 해먹었답니다.

    ㅋㅋ '지싸지먹' 의 설명 보면서 저는 어?? "자싸자먹" 이여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다죠..^^;;

  • 22. 뚜벅이
    '04.8.1 10:01 PM

    하하하! 지싸지먹,지부지처...ㅋㅋㅋ
    첨 듣는 용어라...써먹어야쥐^^

    중복이 지나니 초절정 더위는 살짝 수그러드나 봅니다.
    선생님도,82가족들도 남은 여름 씩씩하게 이겨냅시다.아자!아자!

  • 23. 빈수레
    '04.8.1 10:18 PM

    흐, 정말, 어제는 아이 캠프보내느라 남편이랑 같이 나갔다가 점심까지 먹고 들올라고 했는데...
    차타고 이동하다가 갑자기넘 더워~~!!싶어지면서....
    그냥 집에 가서 중국냉면을 시켜 먹던지 하자~!!하고는 곧장 집으로 들왔지요....
    남 보여주기에 복장이 하도 불량하야(?), 그냥 냉면 끓여 줬습니다, ㅋㅋ.

    글고 솜님, 진짜 더워요. 서울쪽은 그래도 오늘 비라도 왔을라나???
    옆에 어느 동네인가는 태풍인지 뭔지라는데, 여기 대전은....지글지글 햇볕...낮에 실내온도가 창문 다~~ 열어놓고도 33도 였었답니다,흑.
    밤에도 30도 아래로 안 내려가요, 실내온도가,-.-;;;

  • 24. 슈가걸
    '04.8.2 2:47 PM

    호호~ 여기서 느는건 어휘력도 있네요! 지싸지먹 저도 써먹고 싶어요. ^^* 그리고 혼자 땀 흘리셔서 가족들이 땀 안 흘리고 밥 먹을 수 있다면 이란 대목에서.... 그냥 기절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입덧 한답시고 일하고 들어온 남편을 부엌까지 내 몰고 청소까지 시키는 저는 인간도 아니라 생각이 드는 부분이네요... 그리 움직이기 힘들지도 않으면서 저 너무 하는거 같아요.^^* 오늘따라 선생님 쌈밥이 정말 이쁘고 맛있고 사랑스러운거 같습니다.

  • 25. kidult
    '04.8.2 10:52 PM

    으아아악! 피스타치오아몬드!! 나도 좋아하는 아니 열광하는 아슈크림.

    자꾸 먹자니 가계에 부담되어 오늘은 아쉬운대로 부라x 피스타치오를 먹었답니다.

  • 26. 프로미
    '04.8.4 3:06 PM

    요즘 더워서인지 입맛이 없었는데 쌈밥보니 당장 먹고싶네요~
    아~ 사무실 에어콘 고장났어요... 너무 더워.. 더워..
    저도 아스크림좀 나눠 주세요~

  • 27. 지혜
    '04.8.6 11:44 PM

    선생님댁 식구들은 너무 행복하실 것 같네요.
    이글 우리 식구들이 보면 안되는데 ...ㅋㅋ
    딸아이가 보기전에 실습해서 빨리 상에 올려 볼께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네요

  • 28. 꾸러기
    '04.8.24 2:02 PM

    다들 쯔비~그릇 사셨나봐요? 저도 구입해야겠네요.상차림해놓으니 시원해보이네요.
    근데 가격이 만만치않네.... 쌈지돈좀 모아야겠네요. 그릇산지 꽤 오래되었는데....//

  • 29. 잎새바람
    '04.11.23 10:01 PM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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