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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뽀로로 스타일로 구웠다! [항정살 양념구이]

| 조회수 : 8,478 | 추천수 : 90
작성일 : 2004-07-03 19:24:55
오늘은, 항정살의 날입니다.
아니, 앞으로 몇 주동안 주말은 항정살의 날입니다.
냉동고 2번 서랍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항정살...이걸 얼른 먹어줘야...

토요일날 마다 아파트 주차장에서 열리는 알뜰장에 내려가서,
상추랑 깻잎이나 실파랑 사들고 올라와서는, 뽀로로님의 항정살 레시피를 기억해냈습니다. 그래서 저도 해보기로...

우선 결의 반대방향으로 항정살을 썰었습니다.
새끼손가락 굵기 정도??
고기가 900g 정도라서, 청주 5큰술, 맛간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가루 1작은술, 생강가루 1작은술, 소금 조금, 그리고 내맘대로 양파 1개를 채썰어 넣고는 밀폐용기에 담아서 김치냉장고 안에 2시간 정도 넣어뒀습니다.

뽀로로님의 레시피에 따르면 일차 양념해서 재워뒀던 항정살을 굽다가 다시 꿀 1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소금, 후추 더 넣는다고 하는데, 전 아예 이 과정은 생략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맛간장을 찍어 먹도록 했죠.

상추랑 깻잎은 쌈으로 먹으려고 준비하고 실파로는 파무침을 했습니다.

실파 200g에 고춧가루 1큰술, 맛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양념을 너무 적게 넣은 경향이 없진 않았지만...그런대로 파맛은 살아있었습니다.
솔직히 고춧가루를 1큰술 정도 더 넣고 싶었는데, 그만 친정에서 고춧가루 퍼오는 걸 잊어버리는 바람에,
고춧가루가 그게 모두 라서...눈물을 머금고...

이렇게 실파로 하니까 대파를 파채칼로 썰어서 하는 것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쓱쓱 자르기만 하고, 양념하면 되니까...

예쁘게나 담을 걸...사진을 보니 좀 민망하네요.

고기는 테팔그릴에 구웠습니다.
첨엔 한 입 딱 먹던 울 아들, 그냥 굽는 것만 못한 것 같아서, 잠시 상심했었죠. 그런데 kimys는 괜찮다고, 아니 맛있다고 하네요.
제 입에도 괜찮은 것 같구요.

예상했던 대로 좀 싱거워, 맛간장에 찍어먹으니 마치 스테이크를 먹는 듯하고..., 깻잎에 올려 파무침과 함께 싸먹으니 쫄깃쫄깃 씹히는 감촉이 좋을 뿐아니라 깻잎과 돼지고기가 아주 잘 어울리네요. 구운 양파도 좋았구요.

그냥 굽는 것보다 덜 느끼해서 더 많이 먹을 수 있겠더라구요.

고기와 쌈채소, 파무침만 덜렁 올려놓기 좀 그래서 그냥 생각나는 대로 감자와 토마토를 상에 올렸습니다.

김흥임님 덕분에 요새 감자 실컷 쪄먹고 삽니다.
깨끗하게 씻어서 전기밥솥에 담고 물과 소금 좀 치고 스위치만 누르면 되니...

어제 쪄먹고 남은 감자가 있어서 이,이름모를 요리를 해봤습니다. 이걸 뭐라 불러야 하나, 그라탕이라고 하면 진짜 그라탕들이 화낼텐데...

재료는 버터10g, 삶은 감자 2개, 토마토 1개, 모짜렐라치즈 조금, 생크림 2큰술. 소금 후추 약간씩.

먼저 그릇에 버터를 바르고, 삶은 감자를 동글동글하게 썰어서 얹은후 소금 후추를 약간 뿌렸습니다.
그위에 생크림을 뿌리고 조각낸 토마토를 얹은 후 모짜렐라치즈까지 올려서, 180℃로 예열한 오븐에 10분간 구웠는데...

그런데 오븐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그릴이더라는..., 그래서 부랴부랴 컨벡션으로 5분 정도 구웠으나..., 너무 미지근했다는...

따끈했더라면 아주 맛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거의 다 먹었으니까, 그리 나빴던 건 아니죠.

배불리 먹었으니...이제 파리의 연인만 보면 되는 거죠??
지난 화요일 외출 이후, 나흘동안 집 반경 1㎞밖을 나가보지 못해 다소 지루한 감은 들지만,
오늘 내일은 파리의 연인을 볼 수 있어...아주~~즐겁네요~~
무슨 수업시간에 졸면, 이렇게 드라마를 좋아하게 되나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칼리오페
    '04.7.3 7:39 PM

    푸하하하하 1등..드디어...

  • 2. MIK
    '04.7.3 7:39 PM

    1등 입니까? 이런..당황스럽군요..

  • 3. MIK
    '04.7.3 7:39 PM

    2등이네요..우연히 눌렀다 1등인줄 알고 ..깜짝이야..

  • 4. 유로피안
    '04.7.3 7:41 PM

    하루종일 82에서 논 보람이 있네요
    당당한 3등~~

  • 5. 칼리오페
    '04.7.3 7:43 PM

    저도 오늘 가게 나가는 남편한테
    "나 오늘 가게 안갈래..."
    "왜?"
    "파리의 연인 하잖오"
    "가게 와서 보면 되지"
    "손님 많음 쥔장 티비 보고 있기 눈치 보이잖오...ㅜ.ㅜ"
    왠일인지 그러라고 하고 가네염...ㅎㅎㅎ
    오늘 파리의 연인 덕분에 휴가 받아씀돠....ㅋㅋ

    구운 양파에...항정살에 쐬주 한잔 함 좋겠네염...
    비도 추적 추적 오는뎅....쐬주 생각도 나공...

    토마토 구워 먹는다는 생각은 여태 한번도 안해 봤었는데
    저두 함 해 먹어 볼까요?? 괜찮을래낭.......

    샘 오늘도 우리 잘생긴 박신양 오빠얌 보러 가자구염.....ㅎㅎ 아고 좋아랑...

  • 6. 박혜련
    '04.7.3 7:43 PM

    저는 5등?

  • 7. 나래
    '04.7.3 8:20 PM

    셈~~ 맛나보여요 ^^
    파절이 대신 실파 접수 했사옵니다.
    담주엔 저도 고기 파뤼를 해봐야 겠어요 ㅎㅎㅎ

  • 8. 하루나
    '04.7.3 8:33 PM

    저는 항정살에 대해서 추억이 쬠 있죠...ㅋㅋ 몇년전 모의대 의사랑 ~팅을 하는데, 이사람이 이걸 사주는거에요. 첨보는 이름이 낮설어서 망설이다가 한입먹고 뿅~ 어찌나 쫄깃거리고 맛나는지...정말 애들어선 아줌마처럼 미친듯이 먹다가 싸늘한 시선에 고개를 들어보니...이궁...

    그 의사선생 먹으러 나왔냐는 눈빛으로 저를 물끄럼히 바라보더라구요. 그리고 또 맛난 생과일 주스를 원샷하고 다시는 연락이 안왔다는 구슬픈 전설이...

    그래서 지나가다 항정살이라는 고깃집을 보면 잠시 진저리를... 그때 그렇게 맛있게 먹을수 있었던건 그집 특유의 소스 덕분인데, 간장소스는 분명한데, 한약 냄새도 나고, 양파도 동동 떠있고 여하튼 그것 때문에 고기가 술술 넘어갔어요. 달달한것이 정말 맛있었는데, 이번에 저도 집에서 한번 만들어 봐야겠어요. 계피랑 꿀이랑 양파랑 파인애플즙이 들어간것 같거든요. 성공하면 저도 키친토크에 입성해볼랍니당.

  • 9. yuni
    '04.7.3 8:35 PM

    오늘 저녁 메뉴중에 실파무침만 선생님과 찌찌뽕!!
    울 아들은 그 실파무침을 밥에 비벼 먹음 맛있다고해서 오늘 한~가득 무쳤네요.
    제주도 고등어 구웠는데 귀찮아서 그릴에 구웠더니 온 집안에 냄새가 진동해서
    지금 후회막심입니다.
    날이 궂어 냄새도 잘 안빠지고... 흑흑흑... 지청구 먹었습니다.

  • 10. 아모로소
    '04.7.3 8:52 PM

    넘 맛있어 보이네요.
    항정살!
    먹으러 갑니다====3====3 식당으로....

  • 11. 푸우
    '04.7.3 9:54 PM

    항정살이 비싼 부위 던데,,
    전 며칠째 육고기를 먹어서 인지 선생님 사진을 봐도 참을만 합니다,,

    파리의 연인,, 저두 그거 보기 전에 여기와서 놀고 있네요,,
    요즘 이동건이가 은근히 좋아지더라구요,,,ㅎㅎ

  • 12. 트윈맘
    '04.7.3 10:25 PM

    무식한 질문 같지만...항정살이 어디 부위인가요?...코스코가서 보고선...그 웅장한 규모에 놀라 구입은 꿈도 안 꿨는데요...저도 냉장고 큰 거 사면 꼭 사먹어 볼래요...

  • 13. 소금별
    '04.7.3 10:56 PM

    이야 파리의 연인할 시간인데.. 저는 겜방왔어용...
    항정살.. 맛나겠어요..
    저는 사촌오빠 집들이 갔다가 맛난거 마니 먹고.. 배 꺼트리러 겜방왔어요..

    즐건 주말 보내세용.

  • 14. 민사고=givy
    '04.7.3 11:11 PM

    낼 친정 가져가려고 아파트 정육점 아저씨에게(쪽갈비도 모르는 쥔장) 항정살 3kg를 1kg씩
    포장해 달라고 부탁해 놓았더니....찾지 않아도 되게 샘께서...흑흑..뭔가 통했나봐..
    방금 파리의 연인을 보고 pc를 켰더니...바탕화면에 깔아논 박신양을 본 순간..가슴이 덜컹...
    근데..샘...항정살 3kg 얼리지 않은거 오만오천원 주고 왔는데....맞나요?
    음식점에선....300g에 팔천원 하기에..싼건가..하고 덥썩 돈 주고 왔는데.....

  • 15. 아라레
    '04.7.3 11:20 PM

    우후훗... 저도 '파리의 연인' 아주 즐겁게 보고 앉았습니다. ^^

  • 16. 민쵸
    '04.7.3 11:28 PM

    파리의연인땜시 다들 바쁘시군요. 오늘 박신양 연기 넘 좋았습니다.
    사격하면서 대사하는 장면, 꺄~ 신랑모르게 맘이 쬐금넘어갔습니다
    항정살 집에서는 먹어보지 못했지만 제가 가는 식당에선 쥔언니가 이름을 오아시스라고
    메뉴판에 올렸죠. 그 맛이 사막에서 발견한 오아시스 느낌이라나요??

  • 17. 벚꽃
    '04.7.3 11:53 PM

    파리의 연인 정말 재미있죠?
    저도 사격하면서 대사하는 장면 정말 멋있었다고 남편한테 전화했더니
    그건 산탄총이라 그 접시 근처에만 가도 깨질 거라고 ㅠ.ㅠ
    저의 기분을 조금 깨버렸네요^^
    근데 내일 예고편 보니 아~ 슬퍼요

  • 18. 쭈니맘
    '04.7.3 11:54 PM

    저도 항정살 너모 좋아해요..
    가까운 마트의 정육점에 고기 들어오는 날에
    항정살 부위만 따로 떼어서 달라고 부탁해서 먹거든요..
    코스트코 항정살 양이 너무 많아서 못사먹었는데..
    사진 보니 군침이 꼴까닥~~하고 넘어가요...
    전,항정살 많을때 그냥 신김치 넣고 볶아서 먹어요..
    시골틱 하지만 ..그래도 너모 맛나요..
    항정살 굽다가 신김치 넣고 서로 볶아주면 끝..
    거기다가 기름기 좔좔 흐르는 밥에다가...
    아그그....
    저도 오늘 파리의 여인 보느라 정신이 나갔다가 방금 돌아왔답니당..
    내일이 또 기다려 지네요..ㅋㅋㅋ

  • 19. 솜사탕
    '04.7.4 12:36 AM

    오늘은.. 선생님 글이 참 경쾌하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좋아요! *^^*

  • 20. june
    '04.7.4 9:09 AM

    진짜 그라탕들이 화낼텐데.... 이 부분에서 넘어 갑니다. 꼬르륵. 연휴안에 파리의 연인들이 어떤가 볼까 했더니.. 잘 안되네요. 걍 방학 할때까지 꾸욱 참고 기다리렵니다.

  • 21. 햇님마미
    '04.7.4 9:32 AM

    전요...그 실파무침~
    부추겉절인줄 알았거든요~
    그 원하던 찌찌뽕한번 해 보는줄 알았는데.......

  • 22. 쮸미
    '04.7.4 9:55 AM

    무슨 시간에 졸면 드라마를 이렇게 좋아하게 되냐라굽쇼.....?!!!
    선생님, 너무 큐트한 조크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먹으러 나갔다가 지금 몇시냐고 박신양 나온다고 소리소리 지르며 식구들 끌고 나왔더니
    사람들이 좀 쳐다보데요..............ㅎㅎ

  • 23. 뽀로로
    '04.7.5 8:38 AM

    헉.. 제 이름이 제목에 달려서 어찌나 놀랐는지...@.@
    가문에 영광입니다용^^ 근데 샘님은 레시피 보시면 아~ 이건 이렇게 바꾸면 되겠다 하고 감이 척척 오시나보죠? 전 언제 그런 경지에 이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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