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도마 사진^^
대형도마는 일반 시트도마보다 조금 더 두께감이 있고
소형도마는 도톰합니다.
대형도마는 선물 할 예정이고
소형도마는 식탁매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두께감입니다.
무척이나 맘에 듭니다.
만두 만들 때도 매우 편했습니다.
82의 다른 이벤트 계획이 궁금해집니다. ㅋㅋㅋ
마음이 가슴에 꽉 막혀 있으면, 자연히 외부로 표출되게 된다....
중국작가 주자청의 [아버지의 뒷모습]에 나오는 말입니다.
십년도 더 전에 읽었는데
왜인지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톱질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끌질도....
대패질도....
하지만
시간을 믿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니 톱질이 좀 익숙해졌습니다.
식탁을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월넛과 오크를 붙입니다.
양 가장자리를 대패를 칩니다.
좀 더 빠르고 쉬운 방법도 있지만,
손바닥에 느껴지는 조금은 울퉁불퉁한 손맛이 좋아
대패날을 조정해가면서
손으로 촉감을 느껴가면서
마음에 드는 촉감이 나올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대패질을 합니다.
식탁 다리 위치를 고민하고
식탁 모양이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리를 달다가 구멍이 뚫려 버렸습니다.
문제 발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문제 해결이 문제입니다.
상감으로 땜빵(!)하면 된다고 선생님께서 도안을 그려주신 모습입니다.
종이에 도안을 옮겨 그리고
나무 고유의 색과 결에 따라 나무를 재단합니다.
선생님께서 해주셨습니다. 스승을 잘 만나야 합니다.ㅎㅎ
전 살아있는 동안 이런 경지는 못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섬세한 작업 끝에 완성.
이제 식탁 위를 트리머로 나뭇잎 모양과 깊이에 맞춰 파줍니다.
상감을 하고
다시 나뭇잎의 각을 살려 다듬습니다.
위의 사진들에 등장하는 손은
장인의 혼이 느껴지는 선생님의 손입니다.
저는 일반인 손입니다.
100번
200번
600번
1000번 손사포까지
사포를 열심히 치지 않아도 됩니다.
사용에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아주 약간 나무 고유의 광택과 감촉이 다릅니다.
혹독한(?) 사포질로 커피믹스의 뚜껑도 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도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필립스의 카피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당연한 선택입니다.
우리는 항상 작은 차이 때문에 전혀 다른 결정을 합니다.
천연오일인 비오파를 칠한 모습입니다.
비오파 하도를 붓으로 마사지 하듯 칠하고 15분 쯤 후에 마른 걸레로 닦아 낸 후 하루 말립니다.
다음 날 다시 하도를 칠하고 또 닦아 내고 또 말립니다.
그 후
비오파 상도를 마른 걸레에 묻혀 살살 칠해줍니다.
그 후
비오파 왁스를 마른 걸레에 묻혀 살살 칠해줍니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다보면
특히 식탁의 경우는 물이 닿을 수 밖에 없어서
광택이 죽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만들 때 마음에 든 것으로 족합니다.
생채기도 생깁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생채기가 화석처럼 누적되는
그 멋을 기대하며 원목을 선택했으니까요.
당연한 것들을 피하려하면
피곤해집니다.
아무리 정성들여 만들었어도
내가 아니 것들은 나의 필요에 의해 존재합니다.
필요의 크기보다 더 많은 수고로움을 요구하는 사물은
생활의 짐이 됩니다.
그들이 나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들의 필요에 부응하게 됩니다.
길을 잃었다. 많은 친구들이 함께 여정을 떠났지만 갈림길을 지날 때마다 차례차례 다른 길을 선택해 멀어져 갔다. ...날이 저물어 사방 어두운데, 누구도 자신 있게 방향을 잡아 발걸음을 내딛지 못한다. 망연자실 넋 놓고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이미 지나온 길을 되돌아가지도 못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어디에서 무엇이 어긋났던 것인지 살펴보는 일뿐인 것 같다.
달그림자와 별을 살펴 방향을 새로 가늠해보고, 갈림길과 장애물이 나타날 때마다 도움받았던 낡은 지도를 꺼내 살펴본다. 이 지도에 처음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혹시 내가 지도를 잘못 읽은 것일까? 온갖 의심이 먹구름처럼 밀려든다. 나는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 여유를 가지기로 했다. 그리고 긴 여정을 함께했던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난 시기의 선택이 올바른 것이었는지를 차분히 되짚어보았다.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 머릿말에 나오는 말입니다.
식탁은 만들었는데
의자가 없습니다. -_-;;;;;
그래서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투 비 콘티뉴~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