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천골 사람 10명이 동행했는데 산행하면서 모두들 한다는 말이 와아~와아~~
그게 다였습니다.
시골 농꾼들이라 뭐라고 좋다는 말을 해야될지 모르고 그냥 와아~와아~ㅋ
맑고 쾌청한 날씨에 계곡물까지 단풍이 든
뱀사골 계곡을 지배하는 기운을 말로는 글로는 표현하기 어렵고
굳이 비유를 한다면 전원교향곡을 듣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계곡 위에 펼쳐진 푸른하늘과 단풍 그리고 흐르는 물은
전원교향곡의 즐겁고 들뜬 바로 그 분위기였네요.
올라가다가 웃긴 이야기하나.
길에서 박털보가 잣송이를 하나 주웠는데 다람쥐가 다 빼먹고
잣이 딱 하나 남아있는 것이었네요.
그걸보고 봉대행님은 다람쥐가 하나를 놓친거라 하고
나는 다람쥐가 오며가며 먹으려고 남겨둔 거라 했는데,
박털보가 어쨌든 자연이 준 귀한 선물이니 먹어야지 하면서
돌로 잣을 탁탁 때려 깠네요. 그런데 잣을 깐 박털보가
박장대소를 하면서 깐 잣을 보여주는데 그건 빈 쭉정이였습니다.
잣하나를 먹겠다고 돌을 든 거구의 박털보도 강적이지만
빈 쭉정인지 어떻게 알고 남겨둔 다람쥐 고놈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ㅋㅋ
간장소까지 걷고 점심먹으면서도 잣 쭉정이 이야기하며 또 배꼽잡았네요.
가을볕이 따뜻한 바위에서 맛나게 도시락을 먹고나서 하는 말들이
나는 이제 사장 안부럽다~내도 부자 안부럽다~하고는
이제 내려가면 또 일을 해야하니 단풍이나 보고 내려가지말고 개기자고 약속.
모두들 내려가기 싫어 있는 이야기 없는 수다 다 떨다가
결국 내려가는 5060 농부들의 얼굴에 언뜻언뜻 비치는 단풍도
뱀사골 단풍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