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기분 좋게 점심을 먹으면서 마셨던 술이 은근히 쎘는지 취기가 올라옵니다.
다리미질 해야 할 게 많은데 이 상태로 다리미를 잡으면 바지 주름 따따블로 나올 것 같고
손등이나 안 지지면 다행일 것 같고.
자게에 갔더니 영국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올라와서
맨날 맛없다는 얘기지 않겠나 하고 봤더니 막판에 좋아한다는 분들이 살포시 커밍아웃을 해주셔서
반가웠습니다.^^
키톡에 영국 음식 포스팅을 하고 싶지만
찍어놓은 사진이 없네요.
그래서 대신,
The Beamish Safety and Reliability Run
해마다 영국 각지에서 모인 클래식 자동차들이 (공식적으로는 1956년 이전에 등록된 자동차들) 모여,
아직도 도로에서 안전상의 문제 없이 잘 달릴 수 있는 지 점검해보는 행사.
North Yorkshire의 moor 지역과 County Durham의 산 넘고, 물 건너야 하는 주행 경로 중에
모두 모여 점심을 먹게 되어 있는 Bainbridge에서 미리 자리 깔고 앉아 소풍을 하면서 구경하고 왔어요.
참가한 자동차들 중 가장 오래된 차들은 등록년도가 1920년대 초반인 것들이 있었고,
모터 바이크들도 비슷한 연배의 클래식들이었어요.
차에 탄다..기 보다는 차에 몸을 구겨넣는다..가 맞는 표현일 듯
주차 안내 도우미견
턱 밑을 쓰다듬었더니 저렇게 벌러덩 드러누워서 배도 쓰다듬어 달라고, 애교가 넘치던 그레이트 데인
데인들은 언제나 표정이 "걱정이야." 하는 듯.^^
달 이름에 r이 들어있지 않은 달에만 운행하는 마을 버스도 빈티지
운전석엔 달나라에서 파견나온 토끼가...
오토바이들을 둘러보면서 제 눈을 사로잡았던 것은 바로 저 horn,
찾으셨나요? 흰 셔츠를 입은 여자분의 오른쪽 골반쯤에 보이는 참가번호 11번의 horn. ^^
운행 중에 필요할 때면 저걸 주물러서 뿡~!하고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니 재미있었어요.
자전거에서 진화한 얼마 안되어 보이는 오토바이. 저 안장 위에 앉아서 돌길을 털털털 달린다고 생각하면..음..
이 자동차도 왼쪽 창문 옆에 달린 horn이 눈에 쏙 들어왔어요.
주인이 해보라고 해서 뿡! 소리도 한번 내보고.^^;
참가번호 1번, 열쇠수리공의 차
전화번호 292번, 영국에서 292번째로 전화를 놓았던가봐요.^^
여분의 연료와 피크닉 박스, 타이어가 앙증맞죠.
쌍문형 트렁크도 귀엽고요.
이 차 뒤에서 저희가 한참 따라갔었는데요.
언덕을 올라갈 때 시속 10키로가 안되는 속도로 자전거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맹렬하게 달려주시더라구요.
부츠신고, 라이더 재킷에 바지, 헬맷까지 썼을 때는 나이를 가늠할 수 없지만,
헬맷 벗으면 모두 백발 성성 할아버지들.
1940년를 테마로 복장과 피크닉까지 준비한 팀
집배원들 위해 특별 한정 생산되었다는 오토바이,
오토바이가 추월하는 걸 지켜보는 뒷좌석의 강아지^^
나키니치는 이날 엄마아빠가 교대로 감시하며, 자리 깔아놓은 곳에서 꼼짝마라 였는데 다행히 말을 잘 들어줘서,
오는 길에 황무지moor에서 잠시 날아다니게 해줬었어요.
니치는 토끼 잡으러 사라져버려서 보이지 않고, 나키만 엄마랑 풍경 감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