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이네요.
대한민국 시골마을 다 그러하겠지만 우리 지리산 골짝
운서마을 사람들도 추석에 찾아올 손님맞을 준비로 대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예초기로 성가신 풀을 베내고
어르신들은 낫으로 넝쿨을 걷고 싸리비로 길을 쓰십니다.
대나무, 느티나무 낙엽은 모두 긁어 모아서 태웁니다.
팔십고개를 넘어 구십고갯길 중간쯤 올라 가시는 등구할머니도
절대 이런 일에는 빠지지 않으십니다.
낫을 들고 나오신 등구할머니는 낫이 꺽어진 각도만큼
허리가 꺽어 지셨어요.
빨간장화를 신은 등구할머니
에니메이션 제목이 아닙니다.
시골 부모님들은 지금 추석에 다녀갈 자녀들
손자 손녀들 생각에 설레며
마을 청소를 하고 있답니다.
고향 어머니들은 낫질을 한 세월만큼 허리가 휘셨어요.
지난 세월 오직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일만 하시고
남은 세월도 호미 낫을 들고 고향을 지키고 있으시네요.
맨드라미가 한창인 돌정지댁 앞길도 쓸었어요.
옥잠화 향기가 그윽한 곰례댁 앞길도
깨끗이 쓸었습니다.
이상 파리 특파원이
고향엔 지금 손님맞을 준비가 끝났다고 알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