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령
돌 하나도
돌의 제 얼굴을 가지고
풀 한 포기도
풀의 제 빛으로
빛나는 아침
우리가 닿아야 할
그 곳은 멀었는가.
아직 멀었는가.
나뭇가지 하나 흔들림에도
흔들리는 제 가락이
따로 있고
맹꽁이 찌르레기도
제 소리를 내거늘
오늘의 각설이들은 어째
신바람을 잃었는지
한바탕 장타령도
못 듣겠네.
우리 집 앞 시궁 물이
물이 아니 듯이
아닌 것은 아닌 것
은하수는 은하수.
푸른 하늘 은하수 건너
다시 건너서
우리는 언제나
그 나라에 닿을까.
우리가 부러워하는
공중의 새들
우리를 부러워하고
부러워할 나라에.
- 최진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