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군 보길도
<세연정洗然亭>:
조선 중기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윤선도가 자연적인
지형을 살리어 정자를 짓고, 선비의 정원으로 디자인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이상향理想鄕!
<세연정> 내부 공간:
현실 정치에서 떠난 윤선도 시인이 책을 읽고 시문을 짓고 풍류를
즐기던 곳이겠지요. 그의 명시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의 산실이기도 합니다.
이제 7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각 가정에서는 가족끼리, 혹은 개인적으로 휴가를 계획
하게 됩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던 일상에서 이탈하거나 벗어난 ‘낯선 경험을 위한
시간’ 을 여행이라고 하겠는데요,
항상 틀에 박힌 일정한 생활방식이나 태도를 취함으로써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게 될
때 한 철의 휴가 여행은 숨통을 열어젖히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입니다.
늘 몸을 담고 부대껴왔던 공간을 떠나고 그 시간에서 해방됨으로써 들이마시게 되는
자유의 공기는 긴장감이 돌면서도 얼마나 청량하고 감미롭던가!........
또한, 잃어야 얻어지는 게 있듯이 익숙했던 ‘생활의 터전’에서 떠나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는 건 어떻습니까.
오늘 다시 한 번 오스트리아의 한 호숫가에 위치한 마을인 <할슈타트>를 소개합니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유럽여행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로 그들의 건축문화와 도시디자인
을 빼놓을 수가 없겠지요. 확실히 유럽의 자연이 담아내고 있는 건축조형은 세련
되고, 주위의 환경과 조화로움으로 인해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산하山河보다 유럽의 자연환경이 더 수려하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자연과
조화하고, 그 지형에 맞게 디자인되어 지어진 건축물들을 볼 때 우리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빼어난 자연과 전통을 훼손해온 과오가 너무 크다는 걸 알
수 있지 않은가요?
국내에는 어디를 가더라도 조악粗惡한 건축물과 상호관계가 부조화한 환경이 널려져
있는 게 현실이고, 자연을 파괴하면서 현재도 계속 짓고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
입니다.
미래에도 정책입안자들이 산업화시대의 사고방식에 고정되어 있고, 국민들이 <집>에
대한 투기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면 지금처럼 도처에 반미학적인 주거환경이 범람
할 것입니다. 선조들이 자연과의 ‘관계’ 를 중시하면서 <집>을 지었던 그 고귀한 정신
의 유산이 이미 상실되었거나 끊어져 버린 게 못내 아쉬울 따름이지요.
그런데 이 <할슈타트>는 부유계층의 별장지대가 아니고, <짤츠감머구트>라는 호수를
둘러싸고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작은 마을을 이루고 살아가는 한적한 시골입니다.
사진을 통해서도, 마을주민들이 천혜의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면서
살아가는지 선연하게 느껴질 정도군요.
비록 P.C의 <모니터>를 통한 시각여행이 되겠지만, 명상가처럼 오관(五官)을 사용해
사물에 몰입해 본다면 현지의 방문자 못지않은 여행의 재미를 쏠쏠하게 느끼실 것
입니다.
수록된 예쁜 사진들은 대부분 서양의 사진애호가들의 작품이고, 몇 장은 국내 여행자
가 현지에서 담아온 것임 ―
짤츠감머구트 호수 전경
할슈타트의 봄!
호수 수면에는 호반의 나무들을 추상적으로 붓질한 것처럼 보이네요.
호수 건너편
저녁 어둠에 묻혀가는
<할슈타트> 호반 마을을 밝히는 불빛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 ― ‘할슈타트Hallstatt’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