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 신영
연둣빛 새순
여린 햇살에 고개 내밀고
초록이파리 봄비에 몸을 적실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뙤약볕에 익은 대지
소낙비에 식어지고
빗소리에 후박나뭇 잎 흔들릴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제 살갗을 긁어내고
제 몸을 태워 오색 물들이는
파란 하늘 아래 오색 빛 발할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
오랜 기다림이
하얀 그리움으로 쌓여
겨울 햇살에 몸을 녹일 때쯤
그대 내게 오시려거든
바람으로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