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날 아침,
나름대로 일찍 일어났다고 1층에 내려왔는데
시부모님께서 안계셨어요.
이상하게 생각하며 마당으로 나왔더니,
아버님께서 집 옆에 나무 위에 올라가셔서
가지정리를 하고 계셨어요.
위를 올려다보다가 제가 더 무서워져서 인사도 못드리고 고개를 푹!
(전 나무 위에 올라가본 적이 없어요!)
마당 한켠에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서
고개를 돌려보니,
어머님께서는 가마솥에서 무언가 만들고 계시더라구요.
옆에 가서 보니 두부를 만드는 중이셨어요.
간수를 넣은 뒤라서 사진찍을땐 이미 순두부. ^^
어머님께서 연기난다며 저쪽으로 가라고 하셔서,
전 가마솥 옆에 있던 대국 쪽으로 자리를 옮겼지요.
제 주먹크기보다 더 큰 대국.
아버님께서 손수 키우신 꽃이에요. 매일 아침마다 정성들여 가꾸셨어요.
한 달이 지난 지금은 꽃이 더 활짝 피어서, 정말 커졌어요.
아침 햇살 받은 소국들.
마당 가장자리에 주욱 둘러있는 소국들때문에
매일매일 벌들이 바빠요.
이른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이라 그런지 벌들이 없어서 향도 맡아보고 했어요. ^^
소국들을 돌아보며,
마당을 한바퀴 돌아 집 입구 계단 쪽으로 와보니,
땅콩이 말려지고 있네요. ^^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는 땅콩.
따땃한 아침 햇살 받고 있었어요.
전 땅콩을 좋아하지 않는데,
신랑 말로는 제가 땅콩을 안좋아하는 이유가 직접 수확한 것을 먹어본 적이 없어서라고해요.
그래서 올해 땅콩이 어떤 맛일지 기대가 된답니다. ^^
이렇게 집 마당을 돌다보니,
어머님께서 두부를 다 만드셨고,
아버님께서도 가지치기를 끝내고 들어가셨더라구요.
저도 얼른 따라들어가 아침 상 준비를 도와드리느라 허둥지둥.
그렇게 10월의 아침이 또 지나갔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