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일본어 강독 수업에서 함께 읽어오던 책이 거의 동시에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모여서
무슨 책을 다음에 읽을까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서 두 권으로 압축을 했지요. 한 권은 이미 한국어로도 번역이 된
강상중 교수의 살아야 할 이유, 그리고 다른 한 권은 모두의 집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 민나노 이에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아직 자판으로 일본어 쓰는 법을 못 배워서요 ) 이 책은 제겐 의미깊은 책이기도 한데요, 지난 겨울
길담서원에서 함께 여행한 고오베에서 바로 그 집에서 살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선생님을 직접 만나기도 했고
바로 그 집을 지은 건축가와도 동행해서 빛의 교회를 오고 가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지요.
책이나 음반에 싸인받을 상황이 되어도 실제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싸인을 받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별로 내켜하지 않았던 저로서도 그 책은 함께 한 시간이 짧았어도 미리 책을 구해서 읽고 상상한 시간이 있어서일까요? 덥석 싸인을 받은 책이기도 하네요.
지난 해 일본 여행에서 구한 책을 늘어놓고 이리 저리 고민하다 고른 두 권의 책은 빠르면 일주일, 길면 이 주일
지금 읽고 있는 세계역사와 처음 읽는 서양미술사가 끝나면 시작하게 됩니다.
혼자서 일본어 책 읽기를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끈기있게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새로
시작하는 책읽기에 합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답니다.
물론 우리들에겐 모르는 것에 대해서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는 강력한 우군이 있으니까요.
행복한 왕자에 일본어 교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슬며시 들어와서 처음에는 존재를 별로 드러내지 않던 그녀가
책읽기에 돌입하면서 어려운 것은 척척 해결해주어서 이제까지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이번 3월에는 오랫동안의 숙고끝에 기초반 수업도 맡아주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요. 오늘 함께 읽은
책속에서 70세부터 해마다 새로운 것을 하나씩 시작하고자 마음먹고 실천을 한 여성의 이야기에 놀라서 우리들
각자도 수업끝나고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녀는 일본어 수업을 하나 새롭게 시작한 것이 이번 해의 새로운 일이라고
말을 했고 저도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두 가지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것을 말할 수 있었답니다.
오랫만에 만나서 수업을 한 첫 날, 말을 하는데 이상하게 혀가 꼬이고 생각이 잘 나지 않아서 당황했는데 확실히
오늘은 훨씬 표현이 자연스럽게 나와서 놀랐습니다. 방학동안의 공백이 참 컸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있고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이왕이면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한다는 것,그것이 중요한 것이란
점을 새삼 느낀 날이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책 함께 하자는 권유의 글을 쓰면서 들은피아노 협주곡은 라흐마니노프 2번입니다.화가는 누구냐고요? 오늘 인상주의에 관한 글을 읽어서인지 부댕과 더불어 모네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용킨트의 그림을 골라서 보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