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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끼들을 용서함/ 작자미상

| 조회수 : 1,449 | 추천수 : 2
작성일 : 2013-01-30 19:08:36

축구선수 시절 시합 졌다고 열 세살 가슴팍에

이단 옆차기 했던 감독새끼

어린 망에 상처주어 축구화 벗게 만든

그 새끼 용서한다

 

현충일 선열공원에서 내 왼쪽 허벅지에

칼침놓았던 양아치 새끼들

끝난 게임 알뜰하게도 내 면상까지

밟아 놓았던 그 새끼들 용서한다

 

군대 시절 이유없이 갈구던 대대 주임원사새끼

먹물 티 낸다고 군생활 암울하게 만들었던

그 새끼 용서한다

 

그래 오늘 기분이다

내 인생에 태클 걸던 그 모든 새끼들

오늘 여기와서 면죄부를 받아가라

 

앞으로 밤길에 뒤통수 맞을 일도

마른 하늘에 날벼락 맞을 일도 절대 없다

다 봐준다 이제 가슴 펴고 살아라

 

그러나 단 한 새끼

주민번호 칠삼공구 공삼 일 **팔**삼

저 잘난 맛에 사는 미친 새끼

어슬프게 시 한줄 외우고

틈만 나면 우울해 하는 한심한 새끼

 

남들 다 저 걱정하는 줄 모르고

딴엔 남 걱정에 밤새는 아주아주 미련한 새끼

 

결국은 저 살고 싶은 대로 살았으면서도

제 인생은 부모의 각본이라며

도리도리 고개 젓는 비겁한 새끼

넌 용기가 없어서 사랑도 못잡았지

인생이란 도박판이 아직 만만하게 보이냐

소름돋도록 싫건만 떼어 버릴 수 없는 새끼

 

못난 새끼 이제 그만 울어라

곧 날 밝는다

사람들 온다

그래, 이제 다 울었냐

떠날 준비는 다 되었냐

남은 건 얼마 안 남은 젊음 밖에 없다

가져가서 오지마라

절대로 돌아오지마라

나쁜 새끼야

잘 가라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쉼터
    '13.1.31 7:31 AM

    시 좋네요.

  • 2. jeniffer
    '13.1.31 1:54 PM

    730903... 누굴까? 생각해 봤습니다..

  • 3. 된장골
    '13.2.1 8:45 AM

    마음이 아리면서 함께 연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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