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금요일 저녁 고전 읽기
두 번째 금요일에는 그 달 읽는 고전에 맞는 시대의 동영상을 함께 보기로 했습니다.
1월의 책이 길가메시이므로 오늘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수메르 문명에 관한 것을 처음은 아이들을 위한
그 다음은 어른들을 위한, 이런 식으로 두 편의 동영상을 보기로 했습니다.
강남의 심리학 모임 끝나고 서둘러 와야 했습니다 .새로 모임에 참석한 친구, 그녀와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는 아무래도 도로 사정이 복잡한 느낌이라 지하철을 이용하는 덕분에 오는 길에
세상을 바꾼 수레라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어서 아주 잠깐만 하고
들른 알라딘 중고 서적에서 구한 책인데요, 마침 수메르 시대의 이야기가 많아서 아니 이게 무슨 횡재야
기뻐하면서 지하철 독서삼매에 빠져버렸네요.
주엽역에 도착하니 이미 7시가 넘은 시간, 집에 들르는 것은 어렵다 싶어 바로 도서관으로 가기로 했지요.
들어가보니 이미 안은 극장처럼 꾸며져 있네요. 아하, 이렇게 하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서 볼 수 있겠구나
왜 내 머리속에는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 것일까 순간 놀랍기도 하고 약간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습니다.
아트마니아님이 2013년에는 함께 공부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먼 길,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해야 하는 것도
감수하고 참석한 일이 제겐 참 의미있게 느껴지는 일종의 사건이었답니다. 다음 주 수업에서 무슨 이야기로
참여할지 기대가 되네요. 사실 그녀와의 쪽지 만남이 그 이후로 다양한 인연의 고리를 만들어내서 제겐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가능하게 된 일종의 촉발 기능을 한 사람이라서 늘 신기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거든요.
8시가 되니 빈 자리가 하나 둘 채워지고 지혜나무님이 진행하는 다큐 극장이 시작되었습니다.
1부는 시간의 나침반에서 본 메소포타미아편인데요, 아이들을 위한 것이지만 내용이 아주 충실하고 재미있어서
제겐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아이들과 세계사 시간에 공부한 내용들이라
동영상의 내용이 살아서 움직이면서 제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바티칸 전을 함께 다녀온 이후로 아이들은 정말 친밀해져서 (특히 여자아이들은) 일종의 공동체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습니다 . 서로 챙겨주고 자리도 맡아주고, 늦게 오는 동생들을 무릎에 앉히기도 하면서 , 중간 중간에
감탄사의 추임을 넣기도 하면서 보는 자리, 마치 극장에 온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기도 하더라고요.
그 다음 본 것이 NHK 다큐멘터리였습니다. 한 지역에 대해서 글로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다큐였습니다.
왜 이 지역에서 문명이 최초로 발생하게 되었는가, 왜 문자가 필요했고 문자로 기록한 것들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그들이 섬기는 신에 대한 것, 교역에 대한 것, 그리고 실제로 어떻게 살았을까, 무덤에서는 무엇이 발굴되었나
이런 것들을 영상으로 보고 있자니 그동안 의문을 갖고 있던 부분들도 해결이 되어서 즐거운 시간이 되었지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내어놓으니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 그것이 이루어지는 현장속에서 함께 참여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첫 날 진행을 마치고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조금 더 보충해보고 싶은 것은 오늘 무슨 다큐를 볼 것인가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끝나고 나서 조금씩 기억에 남는 것, 의문나는 것, 덧붙이고 싶은 것에 대한 피드 백이 있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한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그런 것들은 차차 고쳐나가면서
진행하면 되겠지요?
고전읽기의 배경이 되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이외에도 소극장 같은 스크린이 생겼으니 그 다음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머릿속이 다양한 생각들로 차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