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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나비와 보미 새끼들

| 조회수 : 1,639 | 추천수 : 3
작성일 : 2012-12-31 14:30:33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이 일어나네요.

게시판에도 쓰다 이곳에도 올리다 합니다. 옆집 고양이 죠오지가 어제 위급한 상황으로 병원에서 강제로 소변을 제거 했는데, 그 후 밥을 먹지 않는다고 하네요. 주인은 지금 다른 주에 가 있어서 제가 돌봐주고 있어요. 내일 아침 병원에 들려봐야 할 듯 싶어요. 제 고양이는 아니어도 이웃집 고양이이고 오다가다 서로 먼 여행을 가면 봐 주던 처지라 더 마음이 쓰이네요. 게다가 아주 새끼때부터 이 집 뒷마당에 보이기 시작해서 먹이를 주기 시작하고, 이사 올 때 두고 올 수 없어서 데리고 왔다는데요, 제가 유기되었던 우리 나비와 또 다른 길냥이를 돌보다보니 죠오지에게 더 정이 갑니다.

제가 사는 곳은 계속 영하권인데 심하게는 체감온도 18도까지 내려가기도 합니다. 꼬리가 반만 남은 태비 암놈 길냥이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고, 2달 좀 넘은 듯한 새끼 길냥이는 옆집 지하에 살고 있기에 추위는 피하겠다 싶어 걱정을 덜었는데 이 새끼 길냥이 녀석이 오늘보니 제가 만들어 준 박스안에 있어요. 박스는 바람막이가 잘 안될거 같아서 동료가 제가 캘리포니아에 가 있는 동안 플라스틱으로 된 통을 내부를 모두 단열되는 것으로 대고 보드러운 헝겊을 넣어줬는데 태비암놈이 여기 들어가 있고 박스는 비었었거든요.

새끼냥이에게 같은 걸 만들어줘보려고 하는데 플라스틱 통이 보통 칼로는 뚫리지가 않더군요. 그러다 보니 우리 나비에게 사준 원통형 조그만 집이 있기에 이 안에 부드러운 헝겊을 깔아서 내놨어요. 이젠 이 길냥이 새끼녀석 제가 만져도 골골대며 제 주위을 안 떠나요..산 넘어 산이네요. 이 녀석은 더 자라기 전에 어떻게 입양자리를 너무 심하게 고르지 말고 알아봐야겠어요.

'라', 엘리가 신기한지 와서 구경하고 있어요. 나비가 이 위에 올라가서 끌어안고 장난치기를 즐겨했는데 이젠 올라가 앉기도 힘들만큼 나비가 살이 쪘어요. 버리지 않고 뒀는데 이럴때 또 요긴하게 사용되네요.

큰 고양이는 못들어가도 새끼 고양이에겐 오히려 큰 박스보다 나아보여요.


앞 문 옆에 벤취가 있는데 이곳에 이런저런 박스가 있으니 사실 외관상으로는 보기가 안 좋죠. 다음 주 중으로 화분에 담겨지는 겨울나무를 사다가 앞을 좀 막아둬야겠어요.

그리고 오늘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어요.

나비가 다른 고양이가 닿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데, 그래도 이제 좀 달라지긴 했거든요. 몸 장난도 오다가다 치기도 하고요. 아침에 보니 마루 '시'가 나비를 핥아주는거예요. 너무 신기한 일이죠 이것도. 그런데 마루의 문제가 뭐냐면, 이녀석이 엄마가 자기들에게 하는 걸 그대로 따라해요. 어미 보미가 왜 그런지 몰라도 어렸을때 부터 새끼들을 핥아줄때, 어쩌다가 목을 지긋이 물어요. 아프게 무는 건 아닌거 같아요. 새끼들이 가만히 있는 걸로 보아서..근데 이 녀석들이 자기 들 끼리 핥아주면서 엄마가 하던짓을 따라서 잘 하더라구요.

마루가 다 좋았는데 마무리를 엄마가 하던대로 나비목을 무는거예요. 그러니 나비가 소리소리 지르고 난리가났죠.

그래도 이녀석들 많이 발전했군..하고 있는데 오늘 밤 안방에 불을 안 켜둔 상태로 들어가 보니 나비와 마루가 침대위에 누워있었는데 나비가 마루를 핥아주고 있어요. 이건 정말 보던 중 처음보는 일이예요. 기념해 둘 생각으로 얼른 카메라에 담아봤어요. 어두운데서 찍느라 왼쪽으로 몰렸네요.  침대위가 엉망입니다.

 

'시'가 정말 많이 컸죠. 길이로는 나비보다 더 길어요.  보미가 왜 그런지 어제 부터 '시'를 때려줍니다. 늘 그러는 건 아니지만 먹이를 같이 먹으려고 하면 어쩌다 그래요. 전혀 안 하던 짓이거든요. '시'는 엄마가 그러니 움찔하고 먹지를 못해요. 그런데 또 보미가 '라'에겐 그러지 않거든요. '시'가 너무 커서 이제 경쟁상대로 여기는 걸까요.

그리고 어제 죠오지를 넣어가려고 꺼내 놓았던 케이지를 현관에 있기에 방으로 옮기는데 나비가 자기 병원에 데려가는 줄 알고 부지런히 침대방으로 도망가요. 나중에 가 보니 또 전혀 안 하던 짓을 하고 있네요. 보미와 나란히 앉아있어요. 가까이 앉아 있긴 했어도 이렇게 털이 닿을 정도로 자기가 먼저 다가가 앉지는 않았거든요.

오늘 여하튼 여러가지 특이한 일이 있었던 날입니다.


 

아래는 얼마전 '시'와 '라'예요.


웃긴건 왜 그랬는지 '라' 가 잠들다 막 깨서 그런지 '시'의 젖을 막 찾아서 빨려고 해요.

꾹꾹이 까지 하면서 열심히 쭉쭉거려요.


젖이 안 나오니까 여기저기 막 헤맵니다.


탁자위에 앉아있던 '레'가 내려다 보며서 뭐하는 짓이냐고 하는 듯 해요.

 
이제 정신이 좀 든 '라'예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dnight
    '12.12.31 6:06 PM

    아 보들보들한 털의 감촉^^ 넘이뻐요 ㅋ

  • 2. 띠띠
    '12.12.31 6:55 PM

    오랫만에 사진이 또 올라왔네요.
    볼때마다 정말 예쁜 냥이들 감탄해요
    윤기나는 털과 똘망한 표정들.
    행복한게 막 뭍어나요.ㅎㅎ

  • 3. 착한여우
    '12.12.31 7:02 PM

    나비가 시를 핥아주는 사진에서 왜 전 울컥 하는지...ㅠㅠ

  • 4. 초록
    '12.12.31 8:04 PM

    항상 보면서 느끼는건 애들이 너무 튼실하고 윤기가 난다는거. 참 아름다운 냥이들이예요. 울냥이보다 외모는 한수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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