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스타??
네,아이돌 스타같은 피아니스트 윤디(30·)입니다.
2000년 18살의 나이로 쇼팽국제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가 되었죠.
당시 15년만에 우승자가 나왔으니 중국인이 느끼는 그 흥분이란...
ps) 현 세계 피아노계는 5년 마다 열리는(다음은 2015년) 쇼팽 콩쿠르 입상자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은 아닐터.
레프 오보린(초대),아담 하라세비치(55년),마우리치오 폴리니(60년),마르타 아르헤리치(65),개릭 올슨(70)
크리스티안 침머만,당 타이손(80),윤디(2000),,,우승자 면면입니다.
아쉬케나지는 아담 하라세비치에 이어 2위,당시 심사위원인 미켈란젤리는 불만으로 심사위원직을 사태했죠.
모짜르트 스페셜리스트 우치다 미치코도 70년에 2등에 이보 포고렐리치도 쇼팽 출신이네요.
(포골레리치 때는 미켈란젤리의 제자이기도 한 아르헤리치가 심사 불만으로 심사위원직 사퇴를,,,사제가 한성깔 했네)
10월 마지막 날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이날 독주회는 윤디의 베토벤 소나타 음반 발매기념 세계 순회연주 일환.
연주곡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비창>,14번<월광>, 23번<열정>,,,그리고 쇼팽 녹턴 1,2번.
위 3곡은 베토벤 소나타 중 가장 파퓰러한 곡답게 아름다운 선율과 탄탄한 구조를 지닌 낭만적 작품이죠.
브렌델에 베토벤 소나타,글렌 굴드에 바흐 골드베르그 변주곡,리히테르에 쇼팽 연습곡이 떠오르듯
레퍼토리의 폭이 좁다는 핸디캡이 있긴하지만 윤디에겐 쇼팽입니다.
쇼팽 스페셜리스트로서의 이미지가 아쉬웠을까요,이날 쇼팽 녹턴 1번과 2번으로 먼저 분위기를 잡네요.
윤디의 쇼팽 녹턴 2번---> http://www.youtube.com/watch?v=EvxS_bJ0yOU
아 그러나~~~
잦은 미스 터치에 손가락이 엉키는 등 기술적 실수를 거듭.
열정 소나타의 묘미인 '부름과 응답'은 인위적이고,,,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원효에 의상,율곡에 퇴계,,,,세상엔 맞수가 있어야 재미나는 법이겠죠.
윤디에겐 같은 중국인으로 숙명적인 맛상대가 있으니 랑랑(30)~~~
섬세하고 낭만적에 사색의 윤디라면 랑랑은 화려하고 기교적,,,둘은 30세 동갑내기.
'맹모삼천지교'를 떠올리게하는 부모의 교육열부터 닮은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목하 치열한 경쟁 중.
허나 무대 장악력에 대륙풍 피아니즘 때문일까,중국권력의 암묵적인 뒷바주기까지 이어져 랑랑이 앞서간 형국.
(랑랑은 중국을 대표해 베이징 올림픽,노벨상 수상식,백악관서 공연했음)
랑랑은 같은달 26일 김대진의 수원시향과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황제'와 프로코피에프 피이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네요.
같은 달 둘의 서울 공연을 두고 언론에선 '랑랑-윤디 서울 배틀'이라며 호들갑을.
이날 랑랑은 홍콩 콘서트를 마친 후 캐나다 항공기 제조업체가 지원한 전세기를 타고왔다는.
그의 이름을 딴 피아노 '랑랑 스타인웨이'가 팔리고,아디다스는 '랑랑 스니커즈'를.
또한 2010년 소니 클래식으로 음반사를 옮길 당시 계약금만 300만달러에 이르는 절정의 인기.
가장 개런티가 비싼 피아니스트 중 하나.
오늘(31일)이 '할로윈 날'이라 호박이 그려진 펌킨바구니에 캔디를 들고 나와 관객들에게 깜짝 선물하네요.
앵콜곡은 쌩뚱맞게 중국민요 두곡.
객석엔 2005년 쇼팽국제콩쿨 공동 3위를 차지했던 임동혁이 약간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1위 선배에 대한 배려에서였나?
인기를 반영하듯 중국 중앙 TV는 관객 인터뷰도~~
맹모삼천지교~~
윤디 아버지도 보이고.
일본 팬들(흰색 옷)도 보이고~~
센카쿠 영토분쟁에 따른 중국 정부의 행정 지시로 윤디의 14회 일본 투어가 전격 취소되어서죠.
여기서 일본과 한국의 티켓 파워를 추정할수있으니.
한때는 자조하며 100배라,,,윤디의 14회 공연에서 보듯 최소한 10배 이상은 차이가.
요즘 세계 클래식 시장서 한국 위상도 상당한데도.
나도 한장~~
음반 가져 오는 사람에 한해 후다닥 해치우네요,,,,메마른 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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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승같나요??
'피아노계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하는 라두 루푸(67,Radu Lupu)입니다,,,루마니아 산.
슈베르트 최고 해석가에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멘토이죠.
영롱한 음, 그리고 그 음조차 가장 심연으로 끌어들이는 마력을 지녔습니다.
대개의 연주자들은 자신의 기교를 뽐내기 위해 화려한 음형의 작품들을 선호하기 마련인데
그는 그런 작품도 군더더기를 다 발라냅니다.
삶에서나 음악에서나 신비스런 구석이 많은데 공연 즈음에는 아예 호텔방서 칩거를.
어둠을 사랑하는지 이번 첫 내한 공연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사상 가장 어두운 조명이었습니다.
또한 실연이 아니고서는 그를 만날 기회가 별로 없죠.
지난 30년 동안 언론의 인터뷰는 거의 하지 않았고 음반 녹음도 20년 전에 중단했으니.
발품팔아 현장서 들으라는 거죠.
여하튼 대단한 인물.
관객의 박수를 받으며 터덜터덜 들어오네요.
누구 같지 않나요??
네,베불뚝이 모습까지 브람스 판박이입니다.
한국 관객에 첫인사~~~
이날 실내 조명, 그리고 피아노 건반 무게도 직접 지정했답니다.
특이하게도 등받이 의자를 사용하네요.
보통 등받이 의자는 깊숙이 앉게되어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둥둥 떠버리는 경향이 있죠(특히 저 짧은 다리로는)
그래서 강약 조절이 쉽지않을 터,,,허나 그는 미세 터치로도 온전한 음을 낸다는.
슈베르트 최고 스페셜리스트 답게 오늘 연주곡은 22개 독일 춤곡,4개 즉흥곡, 피아노 소나타 21번~~
21번 2악장 연주가 끝나자 객석 곳곳에선 숨죽여 우는 모습도 보였네요.
연주 직후 로비에서 일부 피아니스트들의 표정에 찬탄과 한탄이 교차했다는 얘기도 들리고.
조은아 피아니스트는 이리 말했네요.
" 누군가,그에게는 전혀 다른 '동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친다'라는 통상적이고도 물리적인 표현보다,
악기로 하여금 '공명케 한다'라는 시적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연주 후 대기실에는 정경화가 기다리고 있었네요.
둘은 70년대 프랑크 소나타 음반을 냈었죠.지금도 변함없는 명반.
첫 내한이라 많이들 반가웠을듯.
다음날은 베토벤 협주곡 3,4번~~~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이대욱(65) 한양대교수의 지휘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실은 라두 루프 첫 내한공연은 재작년이였어야했죠.
그땐 일본 공연 중 건강악화로 한국 공연이 취소됐다는.
당시 공연 며칠전 공연취소 문자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미안한 마음에설까요, 이번엔 이틀 공연.
라두두르 & 프랑크푸르트 라디오방송국 오케스트라 /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http://www.youtube.com/watch?v=9eyzeWChNj4
피아노 치랴 지휘하랴(?)~~~
연주 내내 힐끗힐끗 무대를 바라보며 왼손을 가볍게 흔들면서 단원들과 교감을.
허나 전체적으로 독주자에 비해 오케스트라 기량이 떨어진건 어쩔수없네요.
친절 한 루푸씨~~~
앙코르 곡으로는 친숙한 슈베르트의 피아노 연탄곡(連彈曲) '군대행진곡'을,,, 라두 루프와 이대욱이 함께.
페이지 터너(악보 넘겨 주는 사람) 없이 악보를 넘겨가며 연주하는 두 사람은 마치 친구같네요.
(슈베르트의 군대행진곡하면 다니엘 바렌보임과 랑랑 것이 멋지죠)
늦가을 밤,,,,달, 감,콘서트 홀이 만들어낸 풍경.
빈 가지 사이로 바람이 휘잉~~~~~.
건강 안좋은 루프씨!!
언제나 다시 볼수나있으련지....
<낼은 마지막으로 마리아 얀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