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에 실린 소설가 하 성란의 불꺼진 창이란 제목의 글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를 하려는 것인가 하고 읽어보았더니 중국 여행을 함께 간 선배에 대한 이야기더군요.
오래 전에는 눈이 반짝반짝하고 배려가 깊고 하고 싶었던 것도 많았던 선배가 오랫만에 만나니
마치 불꺼진 창처럼 아무런 의욕도 배려도 없는 사람으로 변해서 몹시 놀란 소설가는 그 선배에게
다시 불이 켜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 그것은 그녀의 한 선배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 이야기가 마음에 남아 있어서 일까요?
오늘 운동을 다녀오고 나서 그림을 보려고 하자 갑자기 고흐의 그림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몹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림에서 손을 떼지 않고 계속 그려 나갈 수 있었던
힘에 대해서요.

서경식 교수의 글을 읽다가 두 군데에서 히로시마의 어떤 미술관에 있는 고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모르고 들어간 미술관에서 마치 자석처럼 자신을 끌어당겼던 그림이 바로 고흐의 그림이었다고요.
전혀 사전 정보가 없이 들어가도 꼼짝 없이 사로 잡는 힘을 지닌 고흐의 그림에 대한 것,그리고 고흐의 편지야말로
그 안에 보물을 담고 있는 문학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을 다이제스트로 읽을 것이 아니라 전편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도 마음이 스며들었습니다.

가끔은 고흐의 그림을 피하고 싶어지는 내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살펴보는 일도 필요하고
그런 때는 그냥 그렇게, 가끔은 뜨거운 마음으로 고흐의 그림과 마주하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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