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금요일 , 그리스인 이야기 2권을 다 읽어가는 일에 조금은 정성을 더해서 이왕이면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함께 읽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한 주는 상당히 바쁘고 그리스속으로 함몰되어서 산 날들이 이어졌지요.
그런 까닭이라고 하면 변명이 될까요? 쫑마마의 사정때문에 주말 수업을 주중으로 미룬 독일어, 막상 당일 날
쫑마마가 나타났을 때 저는 까마득히 약속을 두 번이나 잊는 웃지 못할 사정을 겪었고, 오늘은 머라여님이 벌써 7주년이라고
말해주기 전에는 생일날도 잊고 말았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월이 머릿속을 파노라마가 되어 스쳐지나가면서 이 모임을 통해서 알게 되고, 함께 여러 가지 일들을 나누어 온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더군요.긴 시간속에서 처음 함께 한 사람들이 사정상 만나지 못하게 된 경우도 있고 오늘 처음으로 수업에 함께 한 사람도 있고그 사이에 나는 언제 어디서 처음 만나게 되었노라고 장소를 떠올리면서 그동안 여러 번의 이동이 있었던 공간을 추억하기도했지요.
기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씨앗이 뿌려질 때는 과연 지금의 우리들을 상상이라도 했던가하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기원은 잊혀지고 사람들은 후에 되돌아보면서 마치 그 때 그런 씨앗을 미리 품고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할 수도
있겠구나, 그렇지만 그런 것은 지나고 나서의 감상에 불과하고, 그 사이에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동력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역시 희망은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고, 그 안에서 마음을 담아서 함께 하는 시간속에
꽃이 피어나고, 열매가 맺고 그것이 또 다른 방향으로 나가고, 그런 것이 진정으로 소중한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스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공감대가 생긴 것중의 하나는 책속에서 소개하는 바로 그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들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호메로스부터 시작하여 누군가의 소개글로 간단하게 읽는 인용문에서 벗어나 원전 번역속으로 직접 들어가보는
경험을 함께 하는 날이 그다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놀란 날로 오늘은 특별히 기억될 것 같네요.
함께 해 온 사람들, 앞으로 함께 할 사람들, 함께 할 수 없는 사정이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함께 해 주는 사람들과
더불어 everymonth의 지난 7년,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들을 함께 축하하고 싶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