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로뎅,미켈란젤로를 만나다

| 조회수 : 2,350 | 추천수 : 252
작성일 : 2009-07-06 16:24:17

  토요일,일요일 이틀간 로뎅에 관한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미술을 전공할 여학생과 읽어서 그런지

훨씬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는데요,같은 책이라도 누구와,그리고 어떤 관심을 갖고,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과 읽는가에 따라서 같은 책도 얼마나 다른 독해가 가능한가 놀랄 때가 많습니다.



어린 시절 ,로뎅은 지나친 근시라서 제대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그로 인해 1870년 보불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징집대상에서 빠졌다고 하는데요

그가 일하던 공방에서 오전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혼자 작업을 하다보니 저절로 자신만의 방식대로

작업을 하게 되고 그것이 주문받은대로 일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려 그를 고용한 사람 입장에서는

거추장스러운 고용인이 되어버렸다고요.

그래서 그는 새로운 고용주를 따라서 벨기에에 살게 되었다고 하네요.

그 당시 그린 풍경화를 한 점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벨기에에 사는 동안 그는 산책에 재미를 붙였고 동네 산책 수준을 넘어서 때로는 걷고

때로는기차를 타고 이탈리아까지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피렌체에서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직접 보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 때의 감격을 적은 글에서

마치 미켈란젤로를 자신을 위해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고요.



그는 미켈란젤로를 보고 대리석을 매끄럽게 다듬는 작업뿐만이 아니라 거칠거칠한 질감을 그대로 남겨두는

것에도 눈을 떴다고 합니다.



한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가는 미감을 보여주는 조각들,그의 조각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대리석이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되네요.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그런 점에서 그들은 창조자라는 명칭이 부끄럽지 않은 것이겠지요?



그가 작업한 까미유 끌로델입니다.이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영화를 다시 한 번 보고 싶어지네요.

영화에서 로뎅의 곁으로 가려는 딸에게 아버지가 충고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너의 독립성을 한 번 잃게 되면 되찾기 어렵노라고

그러나 사랑에 눈이 먼 끌로델에겐 그런 말이 들어오지 않았겠지요?



신의 손이란 제목의 작품입니다.

삶의 중심에 강력한 존재가 있었던 시기와 그것이 파괴된 시기,그 이후에 그에 필적한 만한 강력한 존재의

상정이 불가능한 시대는 역시 작품을 만들거나 그리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은 단지 예술에서만이 아니라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일까,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아마 요즘 읽고 있는 현대철학에서 중심을 해체하고 주체를 해체하고 구조가 중심을 이루는 구조주의에 대해서

읽다보니 생각이 꼬리를 물고 그 쪽으로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베르니니에서 로뎅,이렇게 앞으로 나가게 되다가 역시 미켈란젤로를 만나니

다시 그에 대해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나는군요.

그에 관해서 새로 쓴 전기가 나왔지만 또? 하고 손대지 않은 책이 대화도서관에 있는데

이상하게 이제 그만 하고 생각하고 있어도 미켈란젤로는 나를 잊지 말라는듯이 이 곳 저 곳에서 불쑥

나타나곤 하는 것이 신기하네요.

그것이 거장이 지닌 힘인 것일까요?

그러나 그에게 모델이자 정부이자 가정부 역할도 했던 로즈를 떠날 수 없던 로뎅이 결국 로즈를 선택하자

그 때서야 까미유 끌로델은 아버지가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를 절절히 깨닫게 되지요.

이런 뒤늦은 깨달음이 물론 까미유 끌로델 혼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녀가 앞으로 30년을

정신병원에서 보내다가 죽게 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 아프던 시간이 생각나네요.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09.7.8 8:47 AM

    작품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은 어느쪽 손으로
    턱을 받치고 있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1678 네!! 힘들어요... 하지만 축일을 축하해야해요!! 24 카루소 2009.07.12 3,397 153
11677 너~ 많이 힘들지??? 5 봉화원아낙 2009.07.12 1,674 45
11676 아직도 제비가 있네요?? 9 카루소 2009.07.11 2,612 158
11675 내 생각의 모서리에 앉은 그대 3 안나돌리 2009.07.11 1,908 113
11674 하루에 두 편의 영화를 보다-바흐 이전의 침묵,걸어도 걸어도 3 intotheself 2009.07.11 2,117 167
11673 엄마 셋, 아이 셋, ~~~~~~~~~~~~~~~ 3 도도/道導 2009.07.11 1,496 74
11672 안나돌리~TV로 데뷔한 날^^ 17 안나돌리 2009.07.10 3,299 98
11671 _정완영님의 詩 한 수 -여름도 떠나고 말면 1 길벗 2009.07.10 1,513 50
11670 영화와 음악 - 잭키 브라운 7 회색인 2009.07.10 1,696 94
11669 everymonth 네 번째 생일,함께 축하해주실래요? 7 intotheself 2009.07.10 2,013 224
11668 빗 속을 뚫고 모여서 본 다비드의 그림들 2 intotheself 2009.07.10 2,030 150
11667 빗속의 백합 5 remy 2009.07.09 1,842 81
11666 비요일의 나만의 쎈쑤~ㅎㅎ 3 안나돌리 2009.07.09 2,156 86
11665 여름 여왕 연꽃의 화려한 외출 8 경빈마마 2009.07.09 1,899 34
11664 그저..안부만 묻습니다... 12 소꿉칭구.무주심 2009.07.09 1,885 40
11663 아이스크림소녀와 탱여사 5 탱여사 2009.07.08 1,465 30
11662 이 한 권의 책-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1 intotheself 2009.07.08 1,700 163
11661 물 흐르듯 살아가세요 4 이대로 2009.07.08 2,021 60
11660 한복입은 마이클 잭슨!! 15 카루소 2009.07.08 4,446 193
11659 사랑해서 미안했습니다 4 이대로 2009.07.07 2,503 100
11658 도랑치다 말고 가재잡기~ 7 안나돌리 2009.07.07 1,907 131
11657 비 내리는 날엔... 6 정가네 2009.07.07 2,022 97
11656 봉선화 연정... 13 소꿉칭구.무주심 2009.07.07 1,690 39
11655 로뎅,미켈란젤로를 만나다 1 intotheself 2009.07.06 2,350 252
11654 전곡항의 노을 6 탱여사 2009.07.06 1,40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