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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남도>의 명물 ― 보성의 아름다운 차밭 풍경........

| 조회수 : 1,873 | 추천수 : 1
작성일 : 2012-06-24 21:57:01

 

 

우리나라에는 불교와 유교를 통해서 전통적으로 전해내려 온 ‘차茶 문화’가 있지요.

저는 우연스럽게도 가톨릭계의 잡지를 읽으면서 이 고상한 전통을 알게 되었고

연재된 글을 읽을 때 잠시나마 신비경에 빠져드는 듯한 오묘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인사동에 가서 녹차와 다기茶器를 구입하고, 다구茶具들을

하나씩 하나씩 갖추어 놓고 비로소 차를 끓여 마시기 시작했었는데요,

 

그동안 지속적으로 <다도>를 익히며 차를 마셔오지는 않았지만 오늘 문득, 예전에

가보았던 보성의 한 다원이 생각나서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예쁜 사진>

들을 모아서 엮어 보았습니다.

어느 분의 감춰진 공덕으로 인해 도시에서 늘 소음‧공해에 찌들어 사는 우리들이

모처럼 즐겁게 감상할 일만 남았네요!

 

 


오래 전― T.V에서 어느 통신사의 인상적인 광고의 드라마가 펼쳐졌던 아름다운 길이지요.

수녀님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한 비구니 스님이 걸어가는 ‘인연’을 만나게 되자

홀깃, 자전거를 돌이켜서 비구니 스님을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달리는 멋진 장면이었죠.

이동 통신사는 암시적으로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무는, 대화를 통한 ‘소통’ 을 말하고

싶었는가 봅니다.

 

그 후, 이 몸도 그 광고를 생각하면서 저 이국적인 가로수 길을 솔솔 걸어 본적이 있네요.

 

 


 

 


비록 사람의 손길로 다듬었지만 차밭의, 자연을 닮은 ‘곡선’은 언제나 편안함을 줍니다.

도시의 디자인은 곡선이 생략된 직선 위주로 돼 있어 긴장감을 안고 사는 도시인들

에게 평안을 주지는 못하지요. 게다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게 되고, 생존을 위한 복잡한

관계와 각종 소음들 속에 묻혀 살아가게 됩니다.

 

휴일이 되면 숨통이 열린 듯 도시를 떠나 몸‧정신은 해방감을 맛보고 자연의 아름다운

탁 트인 공간에서 휴식하며, 생기를 돕기 위해 이리저리 떠돌며 ‘자연의 아이들’이 되죠.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마리땡의 말, “이 자연에는 무수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을

훔쳐보는 것은 예술가의 하는 일이다.”

사물에서 그리고 자연에서 자기 <이익>이 아닌, ‘아름다움’ 을 발견하는 맑은 눈이라면

예술가의 시선을 닮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도시의 인공적인 색에 길들여진 인간의 <눈> 은, 자연의 색채를 인식했을 때 다시 시각의

영성(靈性, spirituality)을 회복하게 됩니다. 자연은 하늘이 내린 의사로서 문명에

지치고 피로해진 몸과 정신을 치유해주지요. 사람이 자연과 실질적인 소통관계에 놓여서

있을 때만이 사람은 온전한 건강함을 유지하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쪼르륵 ~ ~ ..........”

 

 

◆ 『 다도 에서 배우게 된 것 ―

 

“지나친 것은 줄이고 모자라는 것은 늘린다.” 이것이 중용의 ‘中’이다.

                                                             ― 김흥호 지음 <주역강해>에서

 

언제부터인가 차茶를 마시면서 <중中>의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차 생활을

통해 ‘중’을 익히고 몸에 배게 해, ‘중정中正’을 생활 속에 여법如法하게

활용하려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늘 차 생활을 해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다향茶香이 번지는 가운데 차의

오묘한 맛의 세계는 모르지만 이 ‘중’이 의미하는 평범함 속의 심오함에서

차 맛에 못지않은 깊은 매력을 느낀다고 할까요.

물을 주전자에 천천히 쏟아 붓고 나서 적절한 열기로 불을 올려 끓일 때 너무

오래 끓이면 물이 익어 버리고, 그 반대로 짧은 시간을 들여서 끓이다 보면

찻물이 그만 설익는 이치를 인지하고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물이 너무 익거나 설익게 된다면 찻물을 잘 우려낼 수가 없기에 좋은 차 맛을

맛볼 수는 없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자연의 순리와 이치가 어디 찻물을 끓이는 일뿐이겠습니까?

이 ‘中’의 정신은 일상 속에서, 인간관계라든지 어느 일에 있어서도 늘 공통의

맥락이 흐르고 불변의 가치로서 일관되게 적용됨을 알 수 있겠는데요,

지인知人들과의 소소한 담소 중에 시간이 흐르면 몸은 늘쩍지근함을 감지하게

되는데, 이때가 ‘중’이 꽉 찬 시기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라고 알려주는

<타이밍timing>과도 같은 것입니다.

또 타인에 대한 희생과 사랑도 ‘중’의 범위와 선을 넘지 않는 게 정도이겠지요.

바이올린이나 가야금 같은 예민한 현악기의 줄은 ‘중정’에 꼭 맞춰졌을 때에야

바른 음을 내게 됩니다.

 

아마도 예술가들은 작품을 제작할 때 항상 긴장 속에 과정마다 ‘중정’에 따라

<미완성 된 완성> 을 이루어 내야함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인디언의 전승 지혜인 ‘황금의 중간점’ 이란 말이 이것에 해당되고,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적절함’이란 말 역시 이 ‘중’과 같은 의미라고 보아도 되겠네요.

 

 


 

3년 전― 마당 한쪽에 심은 감나무가 올 해 열매가 많이 열린가 싶더니, 아까울

정도로 많은 감 열매를 땅에 “후두 둑! ― ” 쏟아 내리는 속뜻은 무얼까요?

제 어림으로 감나무도 ‘중’이라는 자연의 균형에 맞추는 과정의 본능일 거라고

추측하고 있는데요,

감나무에 열매가 적당량을 넘을 경우, 그 커가는 열매의 무게에 가지가 온전치

못할 것이고 나무의 굵기와 크기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감들이 열릴 때

스스로 산아 제한(?)을 하지 않으면 <당도>도 분명히 떨어질 것이기에 ‘달고

잘 여문’ 튼실한 감을 맺게 하기 위한, 희생어린 <자기 비움>이 아닐까 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먼저 알아보고, 스스로 자기를 조절해가는 자연이

오히려 인간들보다도 더 지혜롭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요?.......

 

또 하나는 ‘중’의 연장延長으로, 다도에는 현대인들에게 절실한 <절제와 이완>

을 가르치고 배우게 합니다. 현대인은 너나 할 것 없이 물질적 성장에 힘입어

‘과잉’에 은연 중 중독되어 있는 게 일반화된 현상이겠지요.

이렇게 되면 생활의 편의와 개성에 따라 사물을 선호하는 좋은 면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귀함>의 가치를 상실하게 되고 그 자족自足을 모르는 욕망이 삶을

더 무겁게 한다는데 문제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차를 마시고 그 생활에 맛들이면 그런 마음의 집착에 <절제>를 배우게

하고, 생존 경쟁과 도시 생활의 긴장으로 지쳐가는 영혼에게 찻물이 흘러

들어가면서 <이완>의 숨통을 열어준다는 것이지요. 즉 다도를 즐기는

생활은 일상 속에 <휴식>의 효과를 가져다주어, 피로 중에 차를 마시며 머무는

시간은 나를 쉬게 하는 <명상>이고 그 공간은 몸과 정신의 쉼터가 됩니다.

 

사람들은 대개 차 한 잔 마시며 마음을 추스르면 풀릴 일에도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하늘과 땅이 서로 신비로운 조화로 해서

차를 내리어, 인간 세상에 가장 <클래식한 음료>로 보낸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차 정신은 ‘중정’이기에 그대 생각 한걸음 뒤로, 내 생각도 한걸음 뒤로 스스로

물러섰을 때 그 자리가 바로 ‘중정’의 자리, 차의 정신과 하나가 되는

합일合一의 자리로, 다툼이 화해되어 [평상심]으로 돌아가는 본마음이 되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이 천지의 뜻에 조응調應해 어제처럼 오늘도 틈을 내어 차茶를

마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차를 마시면 흥하고 술을 마시면 망한다.”

                                                   정약용 ―

 

 

~~~~~~~~~~~~~~~~~~~~~~~~~~~~~~~~~~~~~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쓸개코
    '12.6.26 12:36 AM

    아는동생 외갓댁이 보성이라 이틀 신세지며 근방 구경하고 다닌적이 있어요.
    당연히 녹차밭도 갔구요^^
    그때 먹었던 녹차아이스크림도 생각나고.. 눈 피로 많~이 풀고 왔는데
    사진보다보니 또 가고 싶어요~

  • 바람처럼
    '12.6.26 4:26 AM

    저는 그때 혼자서 갔었는데요, 보성지역에는 녹차 밭이 여러 군데가 있나 봐요.
    녹차 밭을 둘러보고 나서 벌교를 거쳐 낙안 읍성, ‘전통 초가집 마을’ 을
    구경하고 온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순천 조계산의 ‘선암사’ 스님이 차에 관해 쓰신 책을 읽고
    다시 선암사에 갔었는데요, 이 절의 자생차自生茶가 유명합니다.
    저는 커피는 냄새로만 즐기고 정작 마시는 것은 한국 차를 좋아해요. ^^

    쓸개코님 말씀처럼 자연의 ‘녹색’ 을 보면 눈의 피로가 풀리죠. 현대인들 같이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자주 자주 나무나 산 풍경을 보면서
    피로와 긴장을 풀어 주는 휴식이 필요합니다. 근데 녹차 아이스크림은 처음
    들어 봤네요. ^^

  • 2. 쓸개코
    '12.6.26 11:36 PM

    제가 지리에 어두워 어느쪽으로 갔다는 말씀은 못드리겠구요 ㅎㅎㅎ
    조금 올라가다 보면 입구에 매점이 있는데 소프트콘처럼 팔더라구요~
    녹차밭 구경하고 나주 가는길이었나..(이역시 길치라^^;)
    공룡박물관가는쪽 도로 옆이 온통 코스모스 천지였어요.옆은 바다구요.
    너무나 아름다워 수십장의 사진막 찍어댔답니다.^^
    그리고 나주 찍고 땅끝마을 가는길에 본 염전.
    염전보는데 저 왜 눈물이 나려는지.. 참 염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건 저뿐일까요?^^;

  • 바람처럼
    '12.6.27 12:45 AM

    저도 보성의 차밭에 갈 적에 광주의 고속도로에서 화순 방향으로 가면서부터는
    초행이라 길을 물어 보면서 갔는데요, 차밭 앞길이 바다 쪽으로 가는
    방향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쓸개코님이 염전을 아름답게 보신 소감을 말씀하셨는데 바로 보셨네요.
    염전의 격자 디자인, 심플하고 아름답잖아요? 특히 소금 저장 창고는
    화가들이 자주 그리는 소재이기도 하구요, 아름다움을 느끼니 감성이 예민하신
    여성분이라면 ‘눈물’ 이 나올 만도 하지요. ^^

  • 3. 월요일 아침에
    '12.6.27 8:43 PM

    아름다워요...
    사람이 만든 것이 자연의 일부가 되었네요.

  • 바람처럼
    '12.6.28 3:37 AM

    사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인 만큼 자신의 가치관과 언어의 사용, 그리고 행위에
    따라서 충분히 아름다워질 수 있겠지요. ^^

  • 4. 쑤기살랑
    '12.6.29 5:50 PM

    새벽과 아침사이에 녹차밭을 보니 찌뿌둥한게 풀리는것 같네요.
    오늘 오후도 힘내볼랍니다.감사^^

  • 바람처럼
    '12.6.29 10:28 PM

    ‘찌뿌둥’ 이 말 참 오랜만에 들어 보는데, 마치 프랑스어 같은데요.
    지금 밖에는 단비가 내리기 때문에 자연도 ‘찌뿌둥’ 에서 풀려나
    해갈을 맛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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