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방정리를 마치고

| 조회수 : 2,046 | 추천수 : 248
작성일 : 2008-10-25 12:16:09


   보람이가 고등학교 시절 미니 콤포넌트를 사주었습니다.

  유행음악을 한참 즐기던 나이라서 그것을 유용하게 쓰다가

자신의 노트북이 생기니 아무래도 컴퓨터로 음악을 듣게

되니 콤포넌트가 장식품으로 전락한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 쓸 거면 컴퓨터 방으로 가져가도 되냐고 물으니

흔쾌히 그러라고 합니다.

토요일 아침,신문을 읽다가 마음이 너무 암울해져서

몸을 쓰는 일을 하면 조금 기분이 좋아지려나 싶어서

아주머니가 오시기 전에 혼자서 방안을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오디오 자리를 마련하느라 이것 저것 치우는 중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쓴 일기를 발견했지요.

이미 지나간 시절이 그 안에 고스란히 있었습니다.

제가 시작했다가 결국 그만두고 말았던 그림의 흔적도

승태가 끄적거리다 다 못 풀고 만 오래 된 책도 있고요.

가끔씩 이렇게 방을 치우다보면 무엇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났는가,아직 미완으로 남아있나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겠구나 싶어지네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마무리하고 쉬고 있으려니

아주머니가 오셔서 이 자리가 더 낫다고 선택해준 곳

정말 그렇네요.

아,저는 왜 이렇게 머리가 안돌아가는지 몰라요

한탄했더니 사람마다 머리 돌아가는 것이 다른 것 아니냐고

저를 위로해 주어서 한참 웃었습니다.

그렇게 생긴 오디오에 처음 넣은 음악이 라비앙 로즈입니다.




함께 보고 있는 그림은 독일 출신의 화가 리히터인데요

대화도서관에서 빌린 현대인도 못 알아먹는 현대미술이란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읽다가 오랫만에 그의 그림을 만난

기념으로 보게 되네요.




리움미술관에 소장된 그의 그림을 처음 보고 인상에 남아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던 중 국제갤러리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만났지요.




확산되는 불안으로 사람이 평상심으로 살기가 참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아침밥을 먹던 중 보람이가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엄마,일본에 유학간 내 친구 기억하지?

왜?

그 친구 엄마가 전과 똑같이 돈을 부치시는데 그 애는

돈을 찾으면 이십만원 정도 차이가 나서 사는 일이

참 어렵다고 해.그래도 집에다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냥 참고 살고 있는데 어차피 남자애니까 군대가러

들어오니까 다행인데 여자애들은 어떻게 하나?

들어와서 상황이 좋아질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기서 버티기도 어려운 경우라면



그렇구나,너도 교환학생 내년에 가야 하는데

원래 예상했던 기간을 다 있게 될 지 알 수 없겠네

그것도 그렇지만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니

무슨 일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살아야하지

않을까?

갑자기 아침식탁이 무겁기 그지 없는 자리가 되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서로 할 수 있는 나이로 자란 딸아이가 있어서

다행이로구나,아직 이 아이들이 너무 어린 나이에

이런 상황이 왔으면 더 힘들었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평상심을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것,그리고 그런 시간중에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만들어가는 것

삶에서의 즐거움을 죄악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대로

즐기면서 사는 것,그런 노력이 필요한 시기,정말로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면서 마음의 힘을 기르는

일이 전보다 더 소중한 시기가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토요일 아침입니다.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0180 카루소님^^ 노래 한 곡 신청할께요^^ 9 으니 2008.10.26 7,246 1,349
    10179 돌연변이 코스모스 2 늘청년 2008.10.26 1,067 27
    10178 지금 우리집 앞 마당에는...(가을 꽃) 5 라벤다 2008.10.26 1,747 72
    10177 지금 우리집 앞 마당에는... (바질 말리기) 8 라벤다 2008.10.26 3,447 56
    10176 10월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며 6 여진이 아빠 2008.10.26 1,299 52
    10175 탱여사 인사드려요 5 탱여사 2008.10.26 1,034 12
    10174 이 책-아프로디테,시네마 천국에 가다 2 intotheself 2008.10.26 6,078 1,841
    10173 레드썬과 녹슨총 9 카루소 2008.10.26 4,425 400
    10172 자게도우미 - 始發자동차 1 강금희 2008.10.25 1,122 42
    10171 비오는날 어린이 대공원에서..... 10 **별이엄마 2008.10.25 2,206 115
    10170 내가 찍은 별이의 첫번째사진2.....사진추가 9 **별이엄마 2008.10.25 2,246 125
    10169 국제 특급우편 EMS로 온 ⓑ님의 뭉치 선물.....^^ 11 oegzzang 2008.10.25 1,813 36
    10168 방정리를 마치고 intotheself 2008.10.25 2,046 248
    10167 오늘 새벽 서리 내렸네요. 8 금순이 2008.10.25 1,376 56
    10166 안정된삶님!! 힘내세요!! 5 카루소 2008.10.25 2,216 101
    10165 대청도의 모래사막 4 들꽃처럼 2008.10.25 1,137 71
    10164 카루소님^^ 오늘도 노래 한 곡 부탁드려도될까요^^ 4 으니 2008.10.25 2,184 78
    10163 폭풍리셋...ㅋㅋㅋ 밤이 깊었네 2008.10.24 971 33
    10162 10월31일(금) 공녀행사에 초대합니다. morihwa 2008.10.24 1,006 22
    10161 가을비 맞으며 가을 산행했습니다.(주왕산) 17 금순이 2008.10.24 1,770 40
    10160 제가 참석(곡성군)한 쿠바 유기농연수관련 내용(뉴시스, 최명숙선.. 미실란 2008.10.24 1,294 45
    10159 예감- 그 어떤 마음 5 경빈마마 2008.10.24 1,504 23
    10158 카루소님 노래 한 곡 더 신청해도 될까요--^^ 9 으니 2008.10.24 2,228 86
    10157 Autumn[가을]- George Winston[조지 윈스턴] 6 카루소 2008.10.24 2,680 140
    10156 역할 모델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리다 2 intotheself 2008.10.23 1,417 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