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아침 일찍 찾아온 어린 손님

| 조회수 : 1,338 | 추천수 : 44
작성일 : 2008-02-27 11:04:41


  아침 일찍 벨이 울립니다.

누굴까? 이 시간에,혹시 아이들이 물건을 주문한 택배가

온 것일까?

궁금해하면서 문을 여니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서

있습니다.

엄마가 서울 간 동안 여기 있으라고 했다고요.

그 아이의 엄마는 어려서부터 운동이라면 참 남 달랐습니다.

식구들중에서 그렇게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이 없었는데

신기해하기도 하고 ,운동으로 진로를 잡으면 좋겠다는

체육선생님의 권고에 반대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수학선생이 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좋아하는 운동을 할 기회가 자꾸 생기더군요.

볼링을 배워서 대회에 나간다거나 (지금도 어쩌다

함께 볼링을 치러 가면 와,놀랍다 소리가 절로 납니다.)

요즘처럼 탁구를 시작해서 정말 놀라운 기세로

연습을 통해 달라지는 모습이 신기하지요.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아니,배가 다 어디로? 할 정도로 운동이후에 몸매도

달라졌지만 삶의 대한 태도도 달라졌다고 할까요?



자매가 많은 집이라 서로 다른 개성으로 어떤 때는

갈등이 있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일을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난 그 동생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고

판단이 어려울 때 상의하면 말끔한 해결책을 제시해

놀라기도 하지요.

더구나 막내동생의 경우에는 서로 바로 위,아래 자매라서

정이 남달랐습니다.

이민가는 언니에게 식구들의 비행기 표 (다섯명이라

만만치 않은 비용인데) 는 자신이 사주고 싶다는 말을 듣고

놀라는 이 동생에게 우리가 이야기했지요.

기쁜 마음으로 받아도 된다고.



영어와는 인연이 없었던 동생이 이민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영어를 배워야 하므로 학원에 다니는 중인데요

그 곳에서 내준 에세이 숙제에 바로 그 탁구이야기를

써놓고는 고쳐달라고 가져온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에게 탁구가 어떤 의미의 운동인지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자신을 변화시킨,그래서 인생이 바뀌었다고 느끼게 만든

그런 운동이라고,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그것이 무엇이든 새로 시작해서 그런 즐거움을 누리기

바란다는 글이었는데 이상하게 그 글이 마음에

오래 남더군요.



사촌동생이 왔다는 말을 들은 보람이가 벌떡 일어나

드물게도 몸을 재게 움직여 사촌동생이 아무 것도 들고

오지 않아 심심할까봐 둘이서 도서관에 갔습니다.

읽을 것을 챙겨오겠다고요.

그 집 형제를 끔찍이도 아껴서 마치 자식을 대하듯 하는

보람이의 행동은 정말 미스테리라서

우리집에서는 늘 이야기거리가 될 정도거든요.

가만히 있다가도 지금 온 조카랑 그 밑의 쌍둥이 두 동생에

대해서 생각을 하면서 그 아이들을 곧 못 보게 될 것이

아쉽다는 소리를 하기도 하지요.


물론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보람이의 친동생인 승태는

화가 난 반응을 보입니다.친동생인 나에게는 그렇게

친절하게 하지 않는다고요.



오는 정이 있어야 나도 그렇게 하지 맞대응하는 둘을

바라보고 있으면,코미디 프로를 볼 때 마음껏 서로 웃고

떠드는 두 남매가 다른 일에서도 마음을 맞추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원래는 아침에 다른 일 시작하기 전

음악을 들으면서 어제 읽은 책 이야기,그리고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못 다 본 그림을 마저

찾아보려 했는데 아침에 온 어린 손님으로 인해

이야기가 엉뚱한 곳으로 흘러버렸습니다.

그래도 그것으로 좋은 것이지,오랜 세월 함께 한

동생과의 인연,그리고 그 가족과 맺은 보람이의 끈끈한

정을 새록새록 새겨보는 귀한 시간이 되었네요.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천하
    '08.2.27 12:59 PM

    번번히 인사는 드리지 못하지만 좋은글과 사진들 잘보고 있습니다.
    이제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데..이곳이남쪽의 섬이랍니다.
    항상 좋은일 많이 생기시기를 바랍니다.

  • 2. 행복하게춤춰
    '08.2.27 8:15 PM

    좋은글 사진 잘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3. 규맘
    '08.2.28 5:07 AM

    항상 좋은 글, 그림 잘 보고 있습니다. 책이랑 영화 소개도 반갑구요.
    이렇게 intotheself님의 주변 이야기도 참으로 좋습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8806 연꽃 3 치자꽃향기 2008.02.26 978 40
8805 겨울이 섭섭지 않도록 ~~~~~~~~~~~~~ 2 도도/道導 2008.02.26 880 32
8804 매화 꽃눈이 아마도 깜짝 놀랐나봐요. 10 금순이 2008.02.26 1,205 60
8803 프리드리히를 읽다 2 intotheself 2008.02.26 989 71
8802 이 영화-어톤먼트 1 intotheself 2008.02.26 1,757 151
8801 메론 새싹입니다 8 이호례 2008.02.26 1,848 101
8800 이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요? 4 금순이 2008.02.25 1,128 64
8799 서울에도 복수초가 피었어요~~~ 3 안나돌리 2008.02.25 988 29
8798 복수초도 올라왔네요~~~~~~~~~~~~~~ 2 도도/道導 2008.02.25 971 26
8797 드디어 수선화가 피었답니다/ 1 꼬마천사맘 2008.02.24 1,051 32
8796 파울 클레를 읽다 2 intotheself 2008.02.24 1,354 44
8795 음악회 다녀왔어요. 4 금순이 2008.02.23 1,314 52
8794 다양한 빛깔로 즐긴 금요일 (2) 1 intotheself 2008.02.23 1,209 51
8793 수선화 3 자연 2008.02.23 1,293 63
8792 튤립 3 자연 2008.02.23 1,285 67
8791 봄 소식 전령사 변산 바람꽃 ~~~~~~~~~~~~~ 도도/道導 2008.02.23 1,014 39
8790 다양한 빛깔로 즐긴 금요일(1) intotheself 2008.02.23 1,074 74
8789 얘들아 합격축하 한다! 1 경빈마마 2008.02.22 1,625 7
8788 터질락...말락... 1 온새미로 2008.02.22 1,241 55
8787 유황온천 ~~~~~~~~~~~~~~~~~~ 도도/道導 2008.02.22 964 45
8786 어...우리집에는 고추가 올라왔는데.. 9 시골아낙 2008.02.22 1,487 14
8785 강가에서 나를 찾다. 8 시골아낙 2008.02.21 1,339 27
8784 2월의 유혹~~베란다에 야생화 섬노루귀가 피었어요^^ 3 안나돌리 2008.02.21 1,356 38
8783 봄 마중 매화 3 여진이 아빠 2008.02.21 1,123 60
8782 고추파종을 하였어요~ 4 오장금 2008.02.21 1,29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