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弔歌
코 숭 이
혹한의 은밀한 유혹에도
성하의 끈적거림에도
흐트러짐없이 수궂이
풍상을 껴안아 받든 절개
600년을 오롯이 지켜왔구나
첫 정은 한 날 같아
유구한 세월 흘러
왜란에도 호란에도
옷고름 단단히 여며
파란하늘 점점이 멍들어도
초야의 서원은 반석같아라
깊은 밤
문풍지 흐느끼는 소리에
그리움은 창문을 넘어
머언 그대 맨발로 찾 던 밤
은하의 별처럼 총총하여라
온세상
축제로 술렁거리고
부딪히는 술잔 위로
뜨거운 꽃잎 후두둑 떨어지던 밤
그대를 향한 올곧은 절개
하룻밤 불장난으로 꺾이고 말았어라
2008. 시샘달
[국보 1호 ~ 100호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