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시간이 계속 되네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마치 천상에 올라가 있는 기분이 드는 음악을 듣고 있는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그 시간 세잔의 그림을 보면서 홈페이지에 쓴 글인데요
함께 보자고 올려 놓습니다.
그리고 claire님 단테에 관한 책,단테의 신곡에 관한 글을 리플에 달아 놓았습니다.
독후감이 올라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요.
어제 쉬는 날이라고 놀러가시는 바람에
아주머니가 오늘 오후에 오셨습니다.
원래 2시까지 오신다고 했는데 한참 지나도 소식이 없어서
포기하고 밀린 설겆이를 하고 난 다음
점심을 차려서 먹는 중에 오셨네요.
그런데 승태가 아주머니에게 부탁을 합니다.
국수 먹고 싶어요.
언제 국수 해 주신 적 있어요?
그럼요.
난감한 상황이네요.
저는 이미 점심을 먹었는데 좋아하는 비빔국수가
다시 나오니,
그래도 먹고 싶은 마음에 조금 덜어서 먹고
미샤 마이스키가 연주하는 콜 니드라이를 듣고 있습니다.
연주곡으로 여러 차례 들은 음악인데도
이상하게 어제 오늘 제 마음을 뒤흔드는 기분이 드는
연주로군요.
신앙이 없는 제가 유독 종교적인 곡에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끔 생각하게 되는 것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보고 있는 그림은 세잔입니다.
오늘 승태 수학책이 필요하다고 해서
동네 서점에 갔다가 책을 못 구하는 바람에 태영문고에
급히 갔었거든요.
그래도 수학책만 사고 돌아올 수 없으니
이 코너 저 코너 돌아다니다
현대미술을 만든 그림 12점을 소개하는 책을 보았습니다.
좋았던 것은 한 화가에 대해서 딱 한 점만 깊이
소개하는 글이란 점인데요
거기서 그림을 보고 나니
집에 와서 현대를 여는 그림들을 다시 보고 싶어서
뒤적이고 있는 중이지요.
전부터 읽어보아야지 하고 마음만 먹다가
정작 못 구하고 넘어간 책중에 아담스미스 구하기란
제목의 소설이 있습니다.
경제학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 쓴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란 소개글을 읽고서도 책을 찾지 못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발견을 했고
생각의 나무에서 계속 번역이 되어 나오고 있는 가일스
밀턴의 시리즈중에서 하나인 수수께끼의 기사를
앞에 두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인가'
'그냥 사서 줄을 그어가며 즐겁게 읽을 것인가
고민하다가 그냥 두 권 다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학부모중에서 갑자기 사정이 어려워서
수업료 부담이 힘이 들다고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던
두 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공부가 우선이니 그냥 수업에 참석하도록 하자고
그래서 계속 수업을 했었는데
형편이 좋아졌다고 다시 수업료를 보내셨더군요.
두 분이서 무슨 약속이라도 한 듯이 비슷한 시기에요.
그 마음이 참 소중해서
받기로 했습니다.그 돈으로 책을 사서
여럿이서 나누어 보는 것과 늘 부탁하는대로
책을 구해 주는 대여점의 두 주인분에게 맛있는
과일이라도 사들고 가야지
그런 용도를 정하고 나니 마음이 개운하네요.
이번 방학에 제게 가르치는 기쁨을 만끽하게 해 준
두 명의 여학생이 있습니다.
상산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인데요
방학중에 탭스 시험 공부용으로 책 한 권을
같이 했으면 한다고 찾아왔더군요,.
한 달에 조금 빠듯한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면서
시작을 했는데 둘이서 아주 열심히 예습을 해오고
서로 상의한 진도가 매번 그대로 들어맞는 바람에
책이 거의 다 끝나는 상태이지요,
그런데 그 중 한 여학생이 자기는 국경없는 의사회에 대해서
알게 된 이후에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목표가 생겼노라고
그래서 공부하는 것이 괴롭지 않고
오히려 즐겁게 되었다고 말을 하네요.
반가운 마음에 마침 서점에서 본 작은 변화를 위한
아름다운 선택이란 책을 선물하려고 사서
제가 먼저 읽고 있는 중입니다.
하버드 의대를 나온 폴 파머란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데
미국에서 4개월,나머지는 아이티에서 진료를 하고 있네요.
장미 라장테란 진료소를 만들어서 그 곳 사람들에게
무한한 희망을 주면서 삶을 함께 하고 있는 그를
아이티를 취재하러 갔던 한 프리랜서가 알게 된 이후
그와 시간을 많이 함께 보내고 나서 쓴 기록입니다.
현대의 슈바이처라고 할 수 있는 폴 파머는
혼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고쳐서
여럿이서 일을 도울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고
실제적으로 그런 일을 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의미있는 존재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이번 여름에 다양하고 의미있는 수업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무더운 여름인데도 덜 힘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두 아이가 물어봅니다.
선생님,졸업하고 나서 책 보러 와도 되요?
왜 지금 빌려가도 되는데
시간이 모자라서요.
그런데 너무나 보고 싶네요.
참고로 고등학교 일학년인 이 아이들은
정말 시간이 모자라게 공부를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수업에 올 때마다 제가 십분이라도 교양을
위해서 시간을 쓰자고 그림도 보여주고
음악도 들려주고 그리고 그 당시에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도 해주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런 시간을 잊지 못 할 것 같다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는 일이 제게도 참 좋은 기억이 될 것 같네요.
비빔국수를 먹고 배가 불러서 보기 시작한 그림
이제는 그림자체에 빠져서 한 장 한 장 넘겨서 보는 중인데
문득 목요일에도 다시 국수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주머니에게 부탁을 합니다.
아주머니,목요일에 다시 국수 먹어도 될까요?
물론이지요,흔쾌히 대답하는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정겹습니다.
마지막으로 콜 니드라이 다시 한 번 듣고
이제는 일어서야 할 시간입니다.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비빔국수와 콜 니드라이,그리고 세잔의 그림이 어울려서
intotheself |
조회수 : 1,373 |
추천수 : 11
작성일 : 2005-08-16 16: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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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송이
'05.8.17 12:02 AM소중한 인연이란 어떤걸까 생각해 봅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만남의 시간이란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이곳에서 너무도 소중한 만남의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인연이 제게 악기를 한가지 배우고 싶다는 소망도 갖게 하였고
오늘 우연한 기회가 되어 섹스폰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제 삶을 풍요롭게 꾸미도록 도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2. intotheself
'05.8.17 12:50 AM송이님
글로 만나는 것은 참 오랫만이네요.
그런데 악기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글을 읽고 있으니
앗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저도 하고 싶은 일중의 하나가 첼로를 배우는 일인데
첼로 노래를 불러도 아직 기회가 오지 않네요,
계속 소망하면 이루어진다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중이랍니다.
악기를 배우면서 힘들어도 한 발씩 제대로 열심히 배우시고
후기에 대해서도 이 곳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네이버의 카페에도 (everymonth) 오셔서 이야기 나눌 수 있길 바랍니다.3. 어떤날
'05.8.18 9:05 AM늘 활기를 얻어 갑니다..좋은 그림 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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