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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권의 책-행복한 청소부

| 조회수 : 1,415 | 추천수 : 95
작성일 : 2005-08-13 00:51:13
오늘 밤 도서관 문을 나서기 전에 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을 골랐습니다.

마침 제가 오래 전에 읽었던 마지막 칸타타를 다시 읽던 중이라서일까요?

(마지막 칸타타는 제목이 시사하듯이 음악에 관한 이야기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지요)

세 권 고른 책중에 하나가 행복한 청소부였습니다.

우체부 프레드처럼 (이 제목의 책도 번역이 되어 나온 것인데

우체부 프레드는 실화라고 하더군요)  자신의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밀착되어 어떤 경지에 오른 인물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요.

아마 행복한 청소부는 그림책으로 먼저 선을 보여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려고

사 주거나 빌려서 보여준 집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이야기를 단순히 동화로만 보기 어려운 점이 많아서

청소년들,그리고 어른들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도서출판 풀빛에서 행복한 청소부,생각을 모으는 사람,바다로 간 화가 이렇게 세 편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서 출간을 했네요.

바다로 간 화가는 행복한 우체부를 쓴 바로 그 저자가 쓴 작품인줄도 모른 상태로 이미

그림책으로 본 것이라 이번에 새로 읽은 이야기는 생각을 모으는 사람이고

나머지 두 작품도 다시 정성껏 읽었습니다.

동화는 읽는 사람 각자에게 다른 메세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갈수록 더 매력적인 장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밤입니다.


간판을 청소하다가 (작가와 음악가의 이름이 붙은 거리의 )한 아이가 엄마와 나누는 대화에서

갑자기 깨달음을 얻은 한 청소부가  -엄마 글뤼크를 잘 못 썼나봐,글루크라고 -

아니,글뤼크가 아니고 글루크는 작곡가란다,

자신이 닦고 있는 표지판의 인물들을 알아가는 이야기,그 속에서 음악과 음악가,

그리고 문학의 세계를 알아가다보니 일을 할 때도 자신에게 강의하듯이 읽은 것에 대해

중얼거리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 사람들이 생기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간단한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반성하게 만드는

깊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귀한 책이지요.



바다로 간 화가를 읽고 나니 문득 그림이 보고 싶어서

쇠라의 그림을 골랐습니다.

이 그림은 언제 보아도 기분좋은 그런 색이라서

찬물소리님에게 빌려온 요요 마와 보비 맥퍼린의 hush를 틀어놓고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마지막 칸타타를 다시 읽으면서 갑자기 문득 오래된 미래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은 오래 전에 읽은 것인데

다시 손에 잡으니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들이 살아 숨쉬는 기분이 듭니다.

사실 어렴풋한 기억밖에 없는 책이었는데

그동안 내게 상당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로구나

구절 구절의 행간에서 잡히는 것들이 많아지면서

글읽기에 탄력이 붙는 즐거운 경험이 좋네요.



그런 제게 주는 선물로 고른 그림 한 점입니다.

어제 목요일 수업중에도 어느 분이 이야기하더군요.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래 전에 볼 때는 별로 당기지 않는 영화였는데

공부를 하고 다시 본 피렌체,정말 다른 영화로 보였다고요.

그렇듯이 제겐 마지막 칸타타에서 새롭게 읽게 되는 구절들이 그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는 셈이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할 만한 책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종종 묵은 책장에서 오래 전에 읽은 책들을 골라서 다시 읽어보아야겠다

그 안에서 오래되었지만 미래로 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엉뚱한 생각도 하게 된 날이기도 했지요.




음반에서 요요 마의 연주와 맥퍼린의 vocal로 바하의 곡이 흘러나옵니다.

또 바하로구나

오늘 글에서 바하,모짜르트,베토벤,바그너,말러,그리고 안톤 베베른으로 이어지는 계보와

현대의 파리에서 음악학교에 다니는 여자 주인공이 졸업 실험으로 푸가를

바하를 참고하여 작곡하는 시험을 치르는 장면

과연 컴퓨터와 바하가 대결하는 경우에 어떻게 될까?

바하는 바하로 기계는 기계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경계가 허물어지고 음악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더군요.




배경이 파리이다보니 익숙한 지명들이 나올 때 공연히 마음이 설레기도 합니다.

퐁피두 앞의 조각을 설명하는 글에서는 그래,생각난다

다시 가보면 좋으련만 하는 공상에 젖기도 하고

현대 시점에서 나오는 한 형사가  모짜르트가 과연 아파서 죽었나

아니면 살해되었나 그것에 관한 의문을 갖고 추적하는 장면에서는

아마데우스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한 명 한 명의 작곡가에게 반응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 참 신기한 책읽기를 하고 있는 셈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칸타타 이야기를 하다 보니

미처 다 읽지 못한 이야기가 궁금해서 그림보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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