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설속에 풍덩 빠져서 살고 있습니다.
르네상스를 읽느라 거의 한 달 동안 이런 저런 이론서들을 접하면서 살다가
한 숨 돌리고 나니 다른 읽을 거리를 보고 싶어서요.
그런데 그동안 기다리고 있던 소설들이 줄지어서 나 좀 읽어보라고 유혹하네요.
오늘 아침 신문을 읽다가 보니 히스토리언이란 책도 읽어보고 싶구나
그런데 세 권이나 되다니 아,고민이로군 그런 소리를 중얼거리기도 했지요.
어제 오밤중에 소설 읽다가 음반을 들으면서 느낀 감상을 홈페이지에 쓴 글인데요
글도 글이지만 제가 새로 알게 된 화가의 그림이 좋아서 함께 보고 싶어서 올려 놓습니다.
방학중에는 아이들 깨우느라
아침 먹고 각자 자신의 할 일 자리 잡는 것까지 보느라
정말 진이 빠지는 느낌이네요.
어제는 두 아이가 남극일기란 비디오를 본다고
늦은 시간에 티브이 앞에 앉길래
저도 방안에서 세번째 비밀을 마저 읽었습니다.
내용이 점입가경이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결국 다 읽고 나니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그래도 잠이 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존재인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 돌아서요.
그 와중에 오랫만에 여행자의 노래란 음반을 걸어놓았는데
이상하게 음악이 나오는 도중 같은 음이 자주 반복됩니다.
듣다 못해 일단 시디를 꺼내서 보니
얼룩이 많이 묻어 있었습니다.
버린 음반인가? 이제 못 듣게 되었나 하고 처리하려다
혹시나 해서 방안에 있던 수건으로 잘 닦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넣으니 웬걸요?
소리가 끊어지거나 반복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순간 이것이 마치 제게 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지더군요.
기능을 저해하는 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저 앞으로 가면서 왜 이렇게 비효율적인가
왜 이렇게 제자리 걸음인가
화를 내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모르고 있기 십상인 그런 삶의 모습에 대해서요.
그것이 음반의 상태에만 해당하는 소리는 아니겠지요?
갑자기 정신이 확 드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라? 고장났구나 그러면서 버렸을 다른 음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것너머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한 밤이었지만
그래도 제겐 상당히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침에 늦게 일어났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은 아침
사라 브라이트만의 라이브 음반을 틀어놓고
귀로 들으면서 그림을 보고 있는 중이지요.
컴퓨터 책상앞에 있는 창문을 열어 놓으니
그 곳으로 불어들어오는 바람이 어느결에
시원해진 아침이네요.
그렇게 더워서 숨도 못 쉬게 만들던 바람이 어느새
그러니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로구나
그러니 현상에 대해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방정을 떨지 말고 기다릴 것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지금 보고 있는 화가는 점묘화를 보려고 클릭을 했다가
낯선 이름에 끌려 찾아보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테오 반 그 뒤에는 읽기도 어려운 이름의 화가네요.
그런데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계속 보게 됩니다.
claire님
방학중에 오히려 더 집중하기가 어렵지요?
제 글을 늘 읽으신다는 글을 읽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른 그림입니다.
이 그림의 분위기가 독특하여 제목을 읽어보니 모로코 근처의 마을이라고 하네요.
모로코라..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여행자의 노래가 내게 남긴 말
intotheself |
조회수 : 1,011 |
추천수 : 75
작성일 : 2005-08-12 11: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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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claire
'05.8.13 10:13 AM모로코 역시 제가 여행하고 싶은 곳중의 하나였는데 그림을 보니 맘이 울컹해지네요.
여행가고 싶은 맘이 조금은 다스려지기도 하고 더 치솟기도 하고 그래요.
언젠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모로코에 대해서 나오는데 체험해보고 싶은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를 위해 골라주신 그림이 모로코에 관한 것이라 더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학이 되어 식구들과 붙어있으니 '다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에 대해 더 생각해 보게 되는군요.
그저 다를 뿐인데 다르다는걸 머리로는 받아들이면서 마음으로는 걱정이라는 관심이라는 허울아래 받아들이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방학은 '도'를 닦는 기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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