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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산행 후기(&고은옥님 생신 축하!!)

| 조회수 : 1,130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5-08-05 03:29:49
안녕하세요?
산행팀 신참이자 나이로도 젤 막내에 유일한 미혼이기도한 '꼬래비' 박정은 입니다.
오늘 산행은 안나돌리 대장님 없이 진행된 비공식 산행이었습니다.
아침 9시 30분 길음 역에서 만난 멤버는
부대장 '고은옥'님, '하니'님. '실비아'님, '순'님.'미루나무'님, 그리고 저. 이렇게 6명의 단촐한 멤버 였습니다.
앗, 그런데 만나자마자 대장님이 빠진 티가 나기 시작하는군요.
버스를 여기서 탔던가? 저기서 탔던가? 부터 시작해
산행 내내 "이 길이 맞긴 맞나? 아닌가벼?" 헤메기도 하고
"분명히 저기쯤 다람쥐 놀이터가 있었는데?" 의아해 했지만 아무도 찾지 못했습니다.
저절로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을 만한 멋진 광경을 발견했을 때는
아뿔사! 아무도 카메라를 챙겨오지 않은 겁니다!~~
안나돌리님 흐뭇하실 거예요. 대장님의 존재가 산행팀에게 이리 컸던 겁니다. 흑흑.

하지만 이번 산행 역시 유쾌하고 멋진 산행이었습니다.
입구 얼마 지나지 않아 발견한 고풍스런 나무다리를 건너 우리는 전진 했습니다.
정릉 청수사(맞나요?)산행 루트 내내 어찌 이리 시원한 계곡이 펼쳐지는지 감탄스러웠습니다.
어제 내린 비로 개울은 제법 세찬 폭포가 되어 하얗게 부서지는 물 줄기, 청량한 바람이 상쾌 했습니다.
마지막 산행의 백운대 코스와 달리 길이 훨씬 완만해서 덜 힘들뿐 아니라 산그늘이 짙어 공기마저 초록색을 머금었더군요.

잠시 휴식 시간. 와우! 서프라이즈~
고은옥님의 약식 생일 파티가 벌어졌습니다. 순님이 아침부터 압구정동을 전부 뒤져 가져오신 미니 그린티 쉬폰 케익.
오다가 망가질까 락앤락 케이스에 상자째 넣고 크림이 녹을새라 얼음까지 챙겨오신 배려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하니님의 감자 케잌은 화이트, 옐로우,그린,레드의 선명한 색상대비가 돋보였습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준비하는 동안 재빠른 하니님 벌써 그릇에 나눠담아버리셨더군요. 사진을 못 보여드리는것이 아쉬울 만큼 예쁜 색과 독특한 아이디어, 건강 식이라는 점에서 모두의 칭찬을 들었답니다.
마지막으로 미루나무님의 약식 케잌은 많은 82식구들을 죄절케 했다는 전설의 대추꽃을  머리에 이고 있었답니다.

산 속에서 촛불을 켜고 맞는 작은 파티는 정말 로맨틱했습니다.
향긋한 커피 한잔과 쉬폰 케잌 한조각의 작은 여유가 이번 산행을 더욱 특별하게 했습니다.
헉~ 그러고 보니 화기엄금! 과태료 50만원~~왜 그 땐 아무도 그 생각 못했는지 알수 없군요.

그리고 다시 이어진 산행. 곳곳이 절경이요 그림입니다. 그러나 우리 거북이 산행팀은 대성봉까지 가서
정상을 뒤로 하고  내려왔습니다.
다음 코스인 아낙이 님의 병문안 코스를 위한 힘비축이 핑게고 실은 정상까지 굳이 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했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않아도 족했거든요.

하산 도중 개울물에서 탁족도 즐겼습니다.
요즘 세대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문제라지요?
그러나 연령과 직업과 가치관이 다른 여섯 명의 여자가 나란히 둘러앉아 탁족을 하며 이야기꽃을 피운 이 자리에는 '진정한 소통'이 존재했습니다.
뭐 특별한 이야기를 한것도 중대사를 논한것도 아닙니다. 그저 사소한 일상이야기지만 마음의 긴장을 풀고 나누는 진짜 대화였습니다.
그래서 이 날의 대화는 참 드물고도 멋진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탁족을 해서인지 그 후는 정말 발에 구름달린듯 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일행은 산행을 마치고 서둘러 아낙이 님이 입원해 계신 서울대 의대병원으로 병문안 갔습니다,  
얼마전 철원에서 뵐때 그리 생기있던 분이 그새 많이 핼쓱해지셔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호스를 교채하러 처치실로 이동하느라 침대에 옮겨지실때도 비명을 지르시는 걸 보니 얼마나 마음이 짠하던지....
주인없는 병실에서 먼저 와계신  어린 왕자님과 대화를 나누다 다른 환자분들께 폐를 끼치는 것 같아
휴게실로 옮겼습니다.

마침 도빈맘께서 오시는 길이라길래 얼굴이라도 뵙고 가기도 했습니다.
1시간 남짓 기다리자 도빈맘이 오셨고 산행팀에게 수박과 포도를 주셨습니다.
이제 막 익은 올 여름 첫수확 포도와 뽀앟게 분이 오른 수박은 황홀할만큼 달고 맛있었습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아닉이님의 쾌유를 기원하며 산행팀은 병원문을 나섰습니다.

아직 산에서 먹은 행동식도 꺼지자 않았는데 미루나무님께서 회냉면을 한 턱 내셨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워서 모두들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자, 그럼 우리 꼭~다시 만나요~

추신-1,저로써는 이번이 2번째 산행이었는데 느긋한 속도, 목요일이라 인적이 드물고 한갓진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요산행팀 대선배님들의 이야기는 젊은 제게 언제나 약이 되고 있습니다.
추신-2,새벽에 주로 일하는 제게(직업이 대본작가입니다)아침 산행은 사실 무리가 많습니다. 어둠의 자식이다보니 햇빛은 치명적으로 눈부시고 항상 수면 부족이라 고생하게 됩니다. 그래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북한산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습니다.

추신-3, 오자마자 잠들어서 일어나니 새벽이네요. 후기올리면서 사진때문에 걱정이 됩니다.사진이 카메라폰으로 찍어서 화질이 너무 나빠서 아쉽습니다.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경빈마마
    '05.8.5 5:34 AM

    나날이 깊어가는 산행팀의 사랑을 듬뿍느낍니다.
    막내동이로 사랑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선배님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온 이야기 ~ 정은님께 또 다른 삶을 간접으로 느끼게 할 겁니다.
    누구의 삶이던 쉬운게 없으니까요..
    하시는 일도 자알 되시구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 2. 안나돌리
    '05.8.5 7:31 AM

    박정은님...
    수고많으신 즐거운 하루였군요...
    같이 하지 모새 어제 계속 안절부절...
    오후 늦게서야 잠시 뒷산을 올랐답니다...

    비온 다음날의 계곡이 장관이지요?
    늘 산행...함께 하시길 바랍니 다....
    곧 개인적인 일...마무리짓고 합류하렵니다...

  • 3. 고은옥
    '05.8.5 7:36 AM

    ㅎㅎㅎ
    박정은님,,,콜..콜 한 줄 알았어요,,

    늦게까지 함께 다녀 줘서 고맙지요,,
    애쓰셨어요,,,
    안나돌리님,,,
    얼렁 일
    마무리 되길 축수 드립니다,,,

  • 4. 최은주
    '05.8.5 8:57 AM

    어쩐지 글쓰시는게 맛있다했더니
    좋은 직업을 가지신분이시군요.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개울물 탕족이 심히 땡기네요.

    고은옥님 생일 축하드려요.

  • 5. 라면땅
    '05.8.5 9:33 AM

    부러워요. 산행무진장 좋아하걸랑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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