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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뽀로에서 맛본 아이스크림들

| 조회수 : 3,221 | 추천수 : 19
작성일 : 2005-08-04 18:21:23
덥습니다.
어제만 해도, 이대로 더위가 끝나는 것 아닐까 기대했는데
오늘 낮 외출까지 하고 들어왔더니 온도계가 31도. 습도도 70%가 넘어서 끈적대는군요.
지난주 토요일부터 밤중 수유 끊기 프로젝트에 돌입,
어제는 용케도 중간에 깨서 울지 않고 푹 잔 울 아가는 새벽 5시 45분에 기상,
펄쩍펄쩍 뛰면서 자고 있는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난리를 치더니
외출과 목욕과 점심후의 수유, 모두에 굴하지 않다가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낮잠을 잡니다..

한 대 밖에 없는 선풍기를 아들이 자는 안방 벽으로 돌려놓고
제일 더운 베란다 방에 앉아서 사진들을 뒤적거렸습니다.
그동안 마음이 너무나 분주하여 한동안 못한 짓들.
오늘은 아이스크림을 찾아볼까.
2003년도에 석 달동안 남편 연수 덕에 삿뽀로에서 머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추억이 두고두고 힘이 되네요.

북해도의 이미지에 순백의 유제품은 정말 잘 어울립니다.
북해도 유제품을 첨가한 제품들은 일본내에서도 고급으로 분류된다고 하니까요.
청정 지역에서 자란 젖소에서 짠 신선한 우유를 듬뿍 넣은 소프트 아이스크림.
그 아이스크림과 저는, 또 얼마나 진한 사랑에 빠졌던 것일가요.



치자키 장미원에서는 삿뽀로 전경을 내려다보며 장미 아이스크림을 먹고,



삿뽀로 비루엔에서는 흑맥주 아이스크림을 먹고,



쇼와신잔에서는 유바리 멜론을 넣었다는 (과연?) 멜론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시야 초콜릿 팩토리에서는 진한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먹고,



니세코 가는 길에서는 프랑스 풍의 배 아이스크림을 먹고,



온천 휴게실에서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먹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틈틈이 이런 파르페도 주문했으며



심지어는 부동산에서도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데다



후식에도 아이스크림이 기본으로 한 스쿱 나오는 곳.
사랑스런 삿뽀로.
이 곳에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하루에 두 개씩 먹어도 죄책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지갑과 상의하기는 힘들었지만요.
그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본 후로는, 입자가 성근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마다 뭔가 채워지지 않는 20%가 느껴지네요.

그 사이에 아이도 깨고 온도도 1도 내려갔습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가장 인상적인 아이스크림은 오타루의 후미진 거리에 있는 깔끔한 가게의 오징어 먹물 아이스크림.
비릿할 것만 같은 깜장 아이스크림의 달콤한 맛이 스릴있더라구요.
또 다누키코지의 삿뽀로 니이쿠라야라는 가게의 크림 젠자이.
차가운 단팥죽 위에 크림을 얹은 것인데, 팥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기뻤답니다.
같은 맥락에서 저의 편애를 받은 슈퍼표 하드로는





'규슈 명물 아이스 만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이 하드는 세금까지 100엔 내외의 가격으로 살 수 있었는데 기회가 생길 때마다 사 먹어서 모두 예닐곱번은 먹은 것 같네요.
이걸 먹고 나니, 좋아하던 '아맛나'가 미워졌었죠.
지금은 다시 친해졌지만요.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아이스크림은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먹었던 팜 도미타의 라벤더 아이스크림.



후라노는 라벤더 철은 아니었지만 역시 사람들로 붐볐고
베란다에 서서 정원을 내려다보며 핥아 먹은 라벤더 아이스크림은 향기롭고 고왔습니다.

* 오후에 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82가족들과 나누고 싶어서 가져왔어요.
저처럼 아이스크림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기분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발트블루
    '05.8.4 6:26 PM

    기분좋아졌습니다 ^^ ~ 흑맥주 아이스크림

  • 2. apeiron
    '05.8.4 7:34 PM

    라벤더 아이스크림... 허브 들판인가요...
    가보고 싶어라...

  • 3. 여진이 아빠
    '05.8.4 8:09 PM

    저도 호주머니가 여유가 생기면
    소프트아이스크림 기계를 사서
    낙안의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싶습니다.
    레드망고 아이스크림에 요구르트를 공급하고 있지만
    저만의 맛을 지닌 아이스크림을 꿈꾸고도 있습니다.^^;

  • 4. 오마토
    '05.8.4 10:38 PM

    아이스크림과 배경을 찍은사진이 정말 재밌고 멋져요 ^^ 한입 베어물고 싶어지네요 ^^

  • 5. bluestar
    '05.8.4 11:40 PM

    주제가 있는 사진도 재미있네요
    그런데 아이스크림을 너무 보고,먹고(?) 나니 배가 살살 아파집니다.
    자연이 나를 필요로 하나 봅니다 =3=3=3

  • 6. 냉동
    '05.8.4 11:48 PM

    완전 아이스크림판 이군요..하하
    지금도 북해도 산에는 눈이 쌓여 있을텐데 구경은 잘하셨어요?

  • 7. simple
    '05.8.5 12:07 AM

    일본은 정말 디져트의 천국이네요.. 모두 먹구싶어요...집에 있는 아이스크림 남편이 다 먹어서 먹을수도 없는데...ㅠ.ㅠ(정말 인생에 도움이 안되는 남표니....)
    담에 꼭 삿포르에 가보렵니다...

  • 8.
    '05.8.5 12:54 AM

    정말 일본이란 나라는 역향수병을 일으키는 나라라죠^^::
    전 북해도는 안가보았지만 제가 가본 곳 중에서 요코하마~~~ 그리고 도토리현에 있는 아주작은 온천 (이름도 기억이 안나요 ㅠ.ㅠ.어느 온천보다 좋았답니다) 이즈쪽에서 가보았던 오르골 박물관
    아 다시 가보구 시포요~~~

  • 9. 고티
    '05.8.5 1:30 AM

    오르골 박물관이라~~ 땡깁니다
    일본.. 아직 도쿄도 못가보았네요
    언젠가 접수하리~~~~

  • 10. kimbkim
    '05.8.5 10:53 AM

    멋진 사진과 정감 넘치는 글 잘 봤습니다.
    올가을 동경 갈 계획인데...
    삿뽀르로 바꿔야하는건 아닌지... ㅋㅋ
    실례가 안된다면 블로그 좀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글을 이쁘게 잘 쓰시네요.

  • 11. 밀크티
    '05.8.5 11:56 AM

    이렇게 많은 리플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kimbkim님께는 쪽지 드렸습니다.
    오늘도 덥네요. 시원하게 보내세요.

  • 12. 엉클티티
    '05.8.5 11:57 AM

    ㅋㅋㅋ.....충격입니다....
    아이스크림.....너무 맛있죠....저렇게 테마를 가지고 먹으면...ㅋㅋㅋ

  • 13. 챠우챠우
    '05.8.5 12:23 PM

    사진이 넘 재밌어요 !!!

    굿 !!!

  • 14. candy
    '05.8.5 2:03 PM

    사진이 재밌어요...ㅎㅎ

  • 15. 룰루랄라~
    '05.8.5 2:20 PM

    장미 아이스크림 먹어보고 싶어요~ 우웅~~

  • 16. 히메
    '05.8.5 3:11 PM

    신혼여행가서 먹었던 와사비 아이스크림 생각이 갑자기 나네요
    아 그리워랑~

  • 17. damacos
    '05.8.5 4:52 PM

    캬아~~~~~~~
    이거 보고.....미치는줄 알았어요....
    맛있게따~~~~~~~~~~~~~~~~아...괴로워요.....흑....

    다 맛보신 님이....부러울따름 입니다....

  • 18. 행복한토끼
    '05.8.5 5:34 PM

    안그래도 지난주 북해도 다녀오신 분이
    아주 맛있는 치즈를 전해주며
    아이스크림은 얘기로만 전해주셨는데...
    그랬군요.
    저두 언젠가 북해도에서 아이스크림 실컷 먹고
    넘 맛있던 치즈 잔뜩 사올래요^^

  • 19. 호호아줌마
    '05.8.6 12:44 PM

    님의 블로그에 놀러가고 싶은데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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